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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정음과 성격이 비슷한 너구리이다. 푼수에 목소리 크고 오버잘하고 명품을 밝히고 약간의 허세까지.(물론 남에게 빌붙이거나 본의아니게 민폐를 준 적은 없다). 그래서 정음을 보면 전부는 아니지만 그녀의 발랄하고 활달하고 노래방에서 날아다니는 성격을 봤을 때는 나를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모든 면이 나와 같지가 않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시선이 좋지만은 않다. 그녀와 비슷한 쾌활한 성격인 내가 보더라도 그녀는 시트콤의 인물이니까 망정이지 실제로 보면 정말 경제관념은 눈꼽만큼도 없고 하는 행동에 대책이 없고 아직 철이 덜 든 인물이다. 또한 우리 사회의 일부는 정음과 같은 여대생을 아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한다. 된장녀라는 오명하에. 하지만 정음과 비슷한 학우들을 많이 보아왔고, 필자 역시 어느정도 그런 면을 가지고 있는 터라 왜 정음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실제 정음과 같은 인물과 친하게 지낼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필자가 봤을 때 지붕킥 속 정음은 성격 자체는 착하고 악의없고 너무 밝은 성격이다. 단지 어린아이스러운 자기 중심적 사고를 못벗어났고, 세상을 사는 법을 아직 모를 뿐. 그녀의 애교많은 성격을 봐서는 어릴 때 부모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을 법 하다. 공부는 못했지만 대학교 가기 전 까지는 큰 컴플렉스는 아니었을거다. 왜나하면 그녀는 공부를 못하는 걸 충분히 커버할 만큼 쾌활하고 발랄한 성격과 너무나도 예쁜 얼굴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을 간 이후 그녀를 보는 주위의 시선은 냉담했을 것이다. 언제나 황정음하면 '서운대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심지어 같이 하숙하는 인나마저 쫑크를 주고 정음이 과외를 하는 준혁이에게 형처럼 서운대가기 싫어서 공부한다라는 농담까지 듣는다. 아마 그녀의 부모는 친척들에게도 어느 대학에 갔는지 비밀리에 부쳤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외사촌오빠도 정음과 비슷한 케이스다. 서울에서도 좋은 학군에서 학교를 다닌 사촌 오빠가 어느 대학에 갔는지 이야기가 없다. 그래도 재수까지해서 인서울 한 그 동생은 어디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오빠는 말이 없다. 이 오빠는 대학에 가기 전에는 다정다감하고 나에게도 말을 잘 붙이는 외모도 훈훈한 남자였다. 하지만 대학을 가면서부터 점점 오빠의 성격이 많이 변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외숙모는 오빠 기 안죽일려고 여러모로 애를 쓰시는 것 같은데 외삼촌이 오빠를 대하는 반응은 좀 싸늘했다.
사촌오빠가 재수를 한다고 했을 때 우리 외삼촌이 이랬다고 한다 "너가 재수를 한다고? 하지마라" 어찌보면 대단히 외삼촌이 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 그 때부터 내 사촌오빠는 큰 상처를 받았을거다. '아 난 역시 안되는건가'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인서울을 하긴 했지만 듣보잡이고 게다가 재수를 해서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진터라 아빠의 구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도대체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보였다. 심지어 내가 다니는 학교가 쪽팔려서 어디가서 말도 하기 싫었다. 학교가는게 너무나도 싫었고, 지금도 그 학교를 썩 사랑하지는 않는다. 내가 공부를 안해서 그 학교를 간건데 말이다.
자신감이 너무 없어서 학생회활동도 했었고, 앞에나가서 선거운동도 했었고, 문선활동이나 대동제 무대에서 율동공연까지 했었지만, 결국 나에게 돌아온건 '쟨 왜 이리 설쳐'라는 뒷말들이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학생회활동을 한 건 자랑스럽게 여기고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지만, 그 땐 내가 왜 이걸 하지 그런 회의감뿐이였다. 그 때부터 그냥 나는 대다수의 그 학교 학우들처럼 나서지도 않고 무덤덤하게 시크하게 조용히 살을려고 했다.
그러나 어찌하다가 난 다시 근자감을 회복했고,(그건 이야기가 길어져서 나중에~~~~~) 지금은 비록 취업공부(?)를 하고있지만 곧 취업이 되면 내가 진짜 원하는 공부를 한다는 희망에 그래도 하루하루 버틸만하고 모든 일에 당당해졌다. 그래서 문제지만 ㅡㅡ;
하지만 아직 정음은 그렇지못한 것 같다. 그녀가 항상 지나칠 정도로 오버하는 것도 원래 성격이 그런 탓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다 그녀의 자신감 없는 성격에서 나오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예전에 준혁에게 서운대생임을 고백한 다음 과외날 정음은 준혁이네 집에 두려워하면서 그 집 앞에서 큰 소리로 '자신있게, 황정음답게 아자아자 파이팅'이라고 외친 적이 있다. 77회에서도 공항에서 역시 지훈이가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고 오해하고 있었을 때 '씩씩하게 황정음답게 아자아자 파이팅'을 외쳤다. 그건 바로 지금 그녀가 극도로 위축되어있다는 거다. 그녀의 뻔뻔스러운 것도 그녀가 철저히 남에게 의존하는 민폐형 캐릭터가 된 것도 그녀가 철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자신이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서운대생인데 뭘해도 안돼' 가 결국 그녀의 자립심을 방해하고 자신감까지 위축하는 것이다. 역시 그녀가 방세를 제 때 못냄에도 불구하고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를 하는 것도 겉모습이라도 화려하게 치장해서 남들앞에 돋보이고자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정음은 준혁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난생처음으로 밤새서 공부했다고한다. 보통 대학생들은 아무리 공부를 안해도 중간고사,기말고사만 되면 다들 밤새서 공부한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요즘은 취업난때문에 시험기간이 아니더라도 학교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한다. 하지만 정음은 4학년이라는데 취업준비를 안한다. 물론 안한 건 아니다. 서운대학생이기때문에 다른 대학생들처럼 대기업도 안노리고 중소기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어찌 면접에서 탈락한다. 남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가는 중소기업인데 정음은 그마저도 힘들다. 하지만 광수의 말처럼 그녀는 취업을 못하는게 아니고 안하는거다. 정음은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고용지원프로그램을 알았으면 면접에서 떨어지지 않았을거라고 아주 순진한 말을(?) 하지만 내가 봤을 때 그녀는 자신이 지금 처해져있는 환경을 극복할려는 자세부터 가져야할 것 같다.
하지만 자옥은 이렇게 자신감이 결여되어있는 정음에게 그것도 남들앞에서 흉을 본다. 정음같이 예쁜 여자가 좋다는 지훈 친구 의사선생님의 말에 자옥은 "얘가 이목구비가 큼직해서 이뻐보여도 자꾸 보면 질린다. 화려한거 좋아하는 여자는 사치가 심해서 남자 등꼴뺀다. 애만봐도 카드값이 얼마다"라면서 면박을 준다. 아무리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도 그런 소리 들으면 욱하는 판국에 가뜩이나 여러가지 컴플렉스로 마음이 위축된 정음에게는 큰 상처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공개적으로 면박준 자옥의 얼굴에 낙서까지한다. 물론 아주 바람직하지 못하고 자칫잘못하면 자옥이네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르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아직 철이 덜 든 정음은 아직 그까지는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단 지금 정음에게 콩깍지가 단단히 씌어있을 뿐더러, 정음과 비슷한 케이스의 보석을 오랫동안 보아온 터라 누구보다도 정음의 마음을 이해하는 지훈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정음을 자옥에게 정음이 자신의 이상형임을 밝힌다. 물론 대놓고 그러지는 않는다. 그는 오히려 정음이 자옥과 병원을 찾았을 때는 자옥이 정음의 흠을 보는데도 오히려 맞장구나 치고, 평상시에도 정음을 은근슬쩍 약을 올리면서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립니다. 이런 지훈의 전략(?)이 정음의 숨겨진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좋을 지 모른다.
하지만 정음의 자신감을 올려줄 사람은 정음 자신이다. 아무리 지훈이가 옆에서 넌 할 수 있어 파이팅 이런다고 해도 결국 본인이 스스로 느끼지 않으면 도로 아미타불이다. 만약 정음이 자기 스스로 자신감이 없다면, 77회와 같이 지훈에게서 자신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일이 계속 이어질거다. 다행히 아직은 지훈이 정음에게 빠져있기에, 그리고 연애 초반이기 때문에 그냥 귀엽다고 '아 정음이 날 진짜 좋아하는구라' 라고 예쁘게 봐줄 수 있다.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정음을 그냥 아는 여자라고 소개한건 잘못이다. 아무리 지훈은 정음을 좋아한다고해도 아직 지훈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조건에서는 정음은 지훈에게 한참 뒤쳐져있기 때문에 거기에서부터 주눅든 정음은 그저 지훈이 날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한다. 그걸 안 지훈은 마지막에 공항에서 만난 친구에게 웃으면서 정음을 내 여자친구라고 소개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정음은 지훈과 더욱 사랑을 키워갈 수록 더더욱 자신의 앞에 놓여진 현실의 벽에 좌절을 할 것이다. 물론 드라마상에서는 재벌과 그냥 아무것도 없는 백수녀와의 사랑도 잘 이루어지지만, 이 시트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준혁과 세경의 사랑만큼은 힘들어보이지는 않지만, 문제는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알고 있으면서, 정음을 방세도 못내고 사치만 일삼는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자옥이 곧 지훈의 계모가 되기 때문이다. 아마 자신의 의붓아들인 지훈이 정음과 사귄다면 자옥의 반대는 불보듯 뻔할꺼고 자옥의 말이라면 하늘의 별도 따다주는 순재마저도 자옥의 말을 듣고 지훈과 정음의 만남을 반대할 것이다. 게다가 실제 명문대학생과 그렇지 못한 여자의 사랑은 힘겹다. (2009/12/15 - [너돌양의 20대전망대] - 실제로 지붕킥 지훈과 정음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김병욱PD가 지훈과 정음을 엮은 것은 극중 시트콤답게 재미있고 알콩달콩한 러브라인을 위한 것이 크겠지만, 지금 이 시트콤을 봤을 때는 안 좋게 말하면 잘웃고 조건좋은 의사선생님을 찾는 된장녀들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판타지이지만, 명문의대를 나온 남자와 인터넷 댓글에서 많이 쓰이는 부정적 어투로 지방잡대를 나온 여자와의 사랑을 통해 첫만남조차도 결혼정보회사나 부모님을 통해서 각자의 학벌과 조건으로 시작되는 이시대를 풍자하는 것 같다. 사실은 지훈이나 정음이나 다 똑같은 인간일 뿐이다. 단지 지훈이는 공부를 무지 잘해서 의사가 된거고 정음이는 학교다닐 때 공부를 안해서 서운한 대학에 간거 뿐이다. 단지 그 차이일 뿐인데, 왜 지훈이는 의기양양하게 살아가고 정음이는 왜 항상 무기력한 상태로 경제적인 관념없이 돈을 펑펑 써가면서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려고만 할까?
정음은 변해야한다. 남의 집 안에 자기 개가 감기에 걸렸다고 그 큰개를 방으로 들어오는 무례함도 버려아하고, 이제 돈잘버는 의사 남친 얻었다고 지금까지 쭉 해왔던 대로 명품이나 자기 치장에 쓴다고 돈을 펑펑 쓰는 습관도 고쳐야한다. 지금이야 지훈이 눈에야 정음의 모든 것이 이뻐보일 때지만, 연애 중반에 들어가 애정이 다소 식게될 때도 이런 행동이 지속된다면 뒤도 안돌아버리고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자신을 지훈이와 그의 친구들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고 자옥의 얼굴에 싸인펜으로 낙서하는 것도 고쳐야한다. 앞으로 정음이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싫은 소리는 부지기수로 들을 것이다. 직장동료들 앞에서 개망신은 기본이오. 그렇다고 상사와 각을 일으켜봤자 결국 피눈물나는 건 정음이다.
하지만 지금 정음에게 절실히 필요한 건 자신이 지금 처해져있는 사회적으로 평가했을 때 낮은 학벌이라는 악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와 서울대하고 비교해도 난 절대 꿀리지 않아라는 자신감이다. 그걸 가지지 않으면 정음은 지훈과의 사랑을 유지하기도 힘들고 앞으로 당당한 사회인이 되기도 어렵다. 그저 조건 좋은 남자에게 빌붙이려는 된장녀로 오인받거나(?) 중소기업 비정규직을 전전해야하는 88만원 세대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을 뿐이다.
정음의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기보다 턱없이 잘 난 지훈이보다는 자기보다 아직은 부족한 준혁이를 통해서 얻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앞서 토익을 공부해도 취업을 할 수 있을까 한숨을 푹푹 쉬어도 인나의 광수오빠를 보고 힘내시게 문자를 보고 그 오빠는 답이 없다고(?) 자신감을 회복하고 토익공부를 계속하는 정음이 아닌가? 하지만 이미 정음은 지훈과 사랑을 시작하는 중이다. 실제 내 주변 이야기도 아니고 시트콤 상 러브라인이다. 그저 정음이 지훈이를 통해서 학벌 컴플렉스를 이겨내고 어디가서도 능력을 발휘하면서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사회인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어있으면한다. 그래도 지훈과 세경을 응원하는 필자의 마음은 변화가 없다 ㅡㅡ;
ps. 어제 MBC연예대상에서 황정음씨,신세경씨,최다니엘씨가 시트콤 부분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윤시윤군은 ㅠㅠ 모두 받을 만한 사람들인데 말이죠ㅠㅠ 그나저나 베스트 커플상 후보부터가 지훈-정음, 준혁-세경 참 슬픕니다ㅠㅠ 게다가 베스트 커플상으로 준세라...ㅡㅡㅡ;;;;;;아무튼 지붕킥 팬으로서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게다가 황정음씨는 각각 버라이어티부문과 시트콤 부분에서 신인상을 2개나 받았죠. 더불어 울 싸랑하는 김병욱 피디님과~보사마님 순대옹, 진지희,서신애양도 축하드려요^^ 이왕이면 현경씨도 받았으면 좋았을련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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