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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1박2일 고개 떨군 나영석 PD의 눈물 시청자를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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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촬영에 대한 멤버들의 짤막한 소감만 있을 뿐, 어느 때와 다름없이 진행되는 오프닝과 미션 수행이 이어지는 하루였습니다. 멤버들 5명이 정읍에 있는 오래된 극장에 들어가 나란히 영화보기 전까지는 이대로 영화만 보다가 끝나나 싶었죠. 이제 곧 끝나는 마지막 촬영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였죠. 그런데 갑자기 잘 나오던 영화가 툭 끊기고 스크린에 나온 장면은 다름아닌 <1박2일> 첫 회 오프닝이었습니다. 도대체 이거 어떻게 된 일인가요? 



알고보니, 이 모든 것은 나영석PD가 멤버들을 위해 비밀리에 기획한 야심작이였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한 역사가 많은 만큼, 그간 영상을 통해 지난 추억을 돌아보면서 회포를 풀고자하는 <1박2일>만의 특별 이벤트였죠. 또한 <1박2일> 애청자들을 마지막 촬영장에 초청하여 시청자와 함께 지난 날을 추억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도 꽤나 의미있게 다가오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5년간의 여정을 주마등처럼 돌아보면서 웃고, 그 땐 그랬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결국은 눈물 바다가 되어버린 극장 안. 뒤늦게서야 스크린 속 자신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게된 멤버들도, 이 모든 사실을 모두 꿰뚫고 있던 관객들도.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울컥하게 만드는 감동적이면서도 아쉬운 순간이었죠. 그런데 정작 이 모든 사람들을 울리게한 장본인 나영석PD가 소감을 말하는 데 말을 잊지 못한 채 남들보다 더 많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나영석PD. 오랫동안 <1박2일>을 즐겨보던 시청자에게 오직 <1박2일> 연출자로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에요. 연출자 이기 전에 때로는 출연진으로 간간히 큰 웃음을 선사함은 물론, 첫회부터 지금까지 눈이오나 비가 오나 <1박2일>과 늘 함께 해온 건실한 이 남자. 


2007년 충북 영동에서의 첫 촬영. 그 때 이후 멤버도 바뀌고, 중간에 작별 인사도 없이 불명예스럽게 하차한 멤버(MC몽, 강호동)도 있었고 석연치 않은 사정으로 <1박2일>과 방송사를 떠날 수 밖에 없던 이들(이명한, 신효정PD)도 있었습니다. 멤버들이 하나 둘씩 떠날 때마다 위기설도 있었고 심지어 <1박2일> 수장인 나영석PD가 방송국을 떠난다는 루머도 나돌았던 힘든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센 비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이 숱한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일요 예능 정상을 지키던 <1박2일>이었습니다. 이수근, 엄태웅, 은지원, 김종민, 이승기 등 지금까지 함께해온 멤버들과 뒤에서 묵묵히 수고해준 스태프들이 똘똘 뭉쳐 모두 다 묵묵히 잘해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련하게 <1박2일>을 이끈 나영석PD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업적이지요. 그럼에도 6개월 시한부 종영 선고를 받고, 결국 마지막 촬영에 이른 날. 그간 이끌어온 <1박2일>을 떠나야하는 나영석PD의 아쉬움은 그 누구보다도 크게 다가올 듯 합니다. 



연출자 임에도 온갖 악역을 도맡아 가면서 <1박2일>의 빼놓을 수 없는 감초역할을 톡톡히했던 나영석PD. 때로는 연출자가 왜이리 방송 전면에 나올까하는 볼멘 소리도 있었지만 이제 그를 빼고 <1박2일>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상징적인 인물로 굳혀버린 이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없이 진행한다는 시즌2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지게 되기도 하였구요.


그의 남다른 감각때문에 단순히 <6시 내고향>류 딱딱한 교양 프로그램으로 머물뻔한 <1박2일>이 국민 예능으로 거듭났다는 것에는 십분 동의하긴 했지만, 때로는 그와 날센 각을 세우던 때도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방송에 적응하지 못하는 김종민을 감싸주고자하는 나PD와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했던 저를 포함한 시청자들. 물론 계속 지루한 논쟁을 지켜봐야하는 시청자들도 속상했겠지만,  당사자인 김종민과 나영석PD는 그야말로 바늘방석에 앉는 고통의 나날이였을 거에요. 


압도적인 동시간대 시청률 1위, 2011 KBS 연예대상 전체 수상. 좋은 일도 있었지만 그들을 아프게 하는 몇몇 사건들과 이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운 아픈 손가락들. 지난 5년간의 희노애락이 이별의 시점에 회한과 헤어지기 싫은 아쉬움으로 남는 하루였습니다. 하물며 시청자들도 지금의 <1박2일> 멤버들과 나영석PD를 더이상 보지못한다는 게 벌써부터 힘들어지는데, 멤버들, 그리고 떠나야하는 나영석PD는 어떠한 흐느낌없이 남몰래 폭풍 눈물만 주르르 흐르고 있습니다.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하는 이벤트를 기획했음에도 정작 본인이 더 많이 울었던 나영석PD. 다음주 정말 마지막 방송 이후로 이제 정말 <1박2일>에서 그를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얼마 뒤에 다른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수장 자리를 맡겠지만 지금처럼 죽이 맞는 멤버들과 만나 방송 전면에 그가 나올건지도 미지수이구요. 그러나 그가 5년동안 함께해온 <1박2일>과 그 속의 나영석PD는 영원히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을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정읍에 있었던 마지막 미션에서 나영석PD가 뚝뚝 흘린 눈물은 결코 그만의 눈물이 아니에요. 오랜 시간 단짝처럼 정이 들어서 벌써부터 나영석PD와 헤어짐을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의 눈물이지요. 이제는 형제처럼 지내는 멤버들도 나PD도 시청자도 모두 함께 울었던 정읍에서의 마지막 미션. 그나마 이번 주는 다음주가 아직 남아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정말 마지막은 다음주는 얼마나 더 슬픈 눈물바다가 될지. 그날따라 고개를 떨구고 할 말을 잇지 못하는 나영석PD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울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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