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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선녀가 필요해 차인표 변신은 대박. 과한 웃음 효과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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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자타공인 젠틀남 차인표의 생애 첫 시트콤 도전과 <안녕 프란체스카> 드림팀의 환상적인 만남. 일단 kbs 새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의 시작은 좋은 편입니다. 


사실 차인표가 시트콤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팬으로서 걱정 반, 우려 반 되기도 하였습니다. 차인표씨야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허리케인 블루'와 최근 <해피투게더>에서 사람들을 놀라게하는 엄청난 예능감을 보여주었다고 하나, 문제는 kbs에서 방영하는 새 시트콤에 도전한다는 것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죠.

현재 <선녀가 필요해>와 동시간대 맞붙는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을 연출하고 있는 김병욱PD 덕분에 걸출한 시트콤 흥행작을 만들어낸 SBS,  김병욱의 <하이킥> 시리즈 이외에도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안녕 프란체스카>, <논스톱>시리즈 등 수많은 시트콤 히트작을 제조해낸 MBC 와 달리 KBS는 아쉽게도 성공적인 시트콤을 만들어 낸 기억이 그닥 많지 않아 보입니다. 한창 시트콤 제작이 붐을 이루던 시점, KBS도 야심차게 시트콤을 내놨으나, 쓸쓸이 막을 내려야했거든요.

거기에다가 기대 이상으로 부진을 하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건재한 채, 유독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결말만을 남겨놓고 있는 <하이킥3>의 존재도, 이제 막 새로 시작한 <선녀가 필요해>를 더욱 불안하게 합니다. 제 아무리 인기 배우 차인표가 몸을 날리고, <안녕 프란체스카> 일등공신들이 총출동한다해도, 정작 에피소드가 진부하거나 재미있지 않으면 금세 외면받을 수 있는 것이 '시트콤'이거든요. 

 


또한 얼마 전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고 신정구 작가가 집필하려고 한 작품인만큼, 묘하게도 그의 작품인 <안녕 프란체스카>가 떠오른다는 것을 지울 수 없더군요. 뱀파이어에서 무뚝뚝한 무녀로 시트콤으로 재림하신 심혜진, 다시 한번 희귀적인 돌출 캐릭터로 돌아온 박희진, 과거 심혜진 남편에서 차인표의 이란성 쌍둥이 동생으로 심혜진과 환상의 호흡을 과시할 이두일. 단순히 <프란체스카>에서 익숙한 얼굴들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

<안녕 프란체스카>가 흡혈귀들이 인간 세상에 정착하면서의 헤프닝을 겪었다면, <선녀가 필요해>는 고전 동화를 변형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이 날개옷을 잃어버리고 인간 세상에서 머물고 마는 것이 주요 내용이잖아요.

 


보면서 <프란체스카>가 많이 떠오르긴 하였지만 표절과 묘방이 주를 잇는 방송계 현실에서 그것도 그 작가가 준비중이었다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슬픈 이야기를 되새겨보면, 다시 한번 고 신정구 작가의 부재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무겁게 합니다.

2회 째까지 방영한 지금, 아직 처음이라 그런지 어수선하고, 차인표가 맡은 차세주, 선녀 모녀, 치킨집 사장이자 가수 지망생 박희진 외에는 캐릭터 확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조금은 억지로 웃음을 자아내는 듯 하는 아쉬움이 짙네요. 또한 몇몇 강한 캐릭터에서 빚어나오는 웃음에 의존하는 것 같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구요. 첫 회는 분노의 훌라후프에 이어,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한 차인표 단독 원맨쇼였다면, 2회는 원조 차도녀 심혜진과 발랄 엉뚱 매력녀 황우슬혜의 맹활약, 돌아온 안성댁 박희진의 회심의 코믹 섹시 댄스가 웃음을 유발했거든요.



처음에야 정극 배우 이미지가 강한 차인표, 황우슬혜의 반전이 돋보이는 깨알같은 코믹 연기와 그들을 뒷받침해주는 심혜진, 박희진, 이두일로 어느정도 시선을 모을 수 있겠으나, 만일 계속해서 지금처럼 배우들 망가지는 장면에만 치중한다면  앞으로도 지금처럼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구요.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첫 회에 비해서 2회가, 그리고 선녀 모녀가 차세주의 집에 빌붙게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단순히 캐릭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를 통해서 웃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안겨주었다는 점이죠.



하지만 이것도, 본의 아니게 <안녕 프란체스카>와 겹쳐보이는 상황 속에서, <프란체스카>하고는 다르게, 어떻게 차별화하는 것에 따라 <선녀가 필요해>를 넘어 KBS 시트콤 성공의 열쇠를 좌지우지 하겠네요. 그러나 일단은 시청자들이 시트콤을 보고 자유롭게 웃을 시간마저 바로 차단시켜버리는 KBS 예능 특유의 '과한 억지 웃음' 효과 남발부터 줄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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