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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나는가수다2 박완규 1위보다 의미있었던 부치지 않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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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방영한 <나는가수다2>는 그야말로 각 조 예선 상위권 가수들이 총출동한 자리답게 가슴 벅찬 감동의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12월 연말에 있을 '2012년 가왕전'에 진출할 5월의 가수를 뽑는 영광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탈락과는 거리가 먼 무대인만큼, 가수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순위를 잘받기 위한 노래를 넘어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고자하는 취지로 선곡들을 한 것 같아요. 


어느 <나는가수다2>보다 저같은 젊은 세대들은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인생과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노래들이 많았던 5월의 가수전입니다. 자꾸만 올라가기보다 가끔은 내려놓고 쉴 줄 아는 삶을 노래한 이은미의 '한계령', 연습하면서 어머니가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는 JK 김동욱의 '찔레꽃' 모두 탈락과 관계없이 오직 해당 월을 빛낸 명예로운 가수를 뽑는 자리에서만 들을 수 있는 깊이있는 명곡들이지요. 


도대체 누가 영광의 '5월의 가수'가 될까 예측을 불허하는 최고의 무대가 이어졌던 27일. 그 중에서 5월의 가수로 선정된 가수는 다름아닌 국민로커 박완규였습니다. 지난 <나는가수다>시즌 1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으로 종종 1위를 차지했던 박완규인터라 김건모, 이은미, 김연우, JK 김동욱 쟁쟁한 가수들 속에서도 청중평가단과 재택 평가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몰라요. 


그런데 27일 따라 듣는 이의 마음을 울컥하는 노래들이 참 많았으나, 박완규가 부른 '부치지 않은 편지'만큼 장엄하고도 슬픈 노래는 없었던 것 같아요. 경연과 함께 진행을 맡고 있는 이은미는 고 김광석을 원곡자로 하고 있는 '부치지 않은 편지'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수록곡이라고 언급하였지만, 수많은 이들에게 이 노래는 단순히 고 김광석의 노래, 한 시대를 풍미한 영화 수록곡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래거든요. 





현재 SNS를 통해 들려지는 소문을 접하면, 지난 21일 광주에서 있었던 '도가니' 콘서트에 참여한 박완규는 5월 27일 <나는가수다2>에서 부를 노래를 언급하면서 "감히 제가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을 광주시민께 용서를 바란다.오월에 꼭 부르고 싶은 노래다."는 말을 했다고 하네요. 도대체 무슨 노래이기에 광주 시민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고 부를 정도로 의미있는 노래였던가요. 





그래요, '부치지 않은 편지'는 지난 32년 전 5월 18일 광주 외 사람들은 인위적인 축제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있어  알지도 못하는 사이 시민들을 향한 잔인한 진압에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는 노래에요. 그리고 그 뒤 29년이 지나고 한 바위 위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홀로 세상을 등지신 '그 분'을 상징하는 추모곡이기도 하구요. 


힘겹게 노래를 끝나고 무대에 내려온 이후 박완규는 "단 1%의 사심도 없었다."면서 오로지 마음으로 들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 남지 않은 5월만큼이라도 이 '부치지 않은 편지'를 꼭 좀 들어주셨으면 하는 속내를 내비쳐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탄식을 읊었다는 노래 선곡에 맞춰 유명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선생이 직접 대여해주었다는 새하얀 한글 의상과 노래 중간 손목에 흰 헝겊을 매고 나와 펼치는 퍼포먼스는 MC 이은미의 부연 설명대로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위로하는 씻김굿을 보는 것 같았어요. 


때문에 현재 박완규의 '부치지 않은 편지'에 대해서 혹시나 2009년 5월 23일 서거하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무대 아니나면서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부치지 않은 편지'가 그저 사심없이 음악로만 들어주기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노래니까요. 하지만 박완규가 어떤 의도에서 굳이 무조건 아름답고 신나야하는 5월에 숨겨진 5월의 아픔을 노래했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 그저 단 1% 사심도 없었다는 그의 노래를 듣고 감동받고, 우리 나름대로 노랫말에 담긴 의미를 잘 길이 받들면 되는 것이죠. 





하지만 현재 MBC에서 단순히 노랫말 그 이상의 뜻으로 각인되어버린 '부치지 않은 편지'를 부르는 것은 쉽지 않았을거에요. 그래서 그런지, 박완규는 이 노래를 부르게 허락해주신 <나가수2> 제작진의 배려에 감사하다면서도 고마움을 잃지 않았어요. 


자꾸만 잊혀져가게하는 5월의 슬픔을 노래하는 것만으로도 조심스러워지는 세상. 32년이 지나도 3년이 지나도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새를 편히 보내주지 못하는 2012년 5월에 '부치지 않은 편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제는 5월의 가수왕으로 등극한 박완규의 바람대로 얼마 남지 않은 5월 중에라도 고 김광석, 박완규가 부른 '부치지 않은 편지' 자주 들어줘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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