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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국카스텐 위기의 나는가수다2를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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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에 야심차게 깃발을 새로 올린 <나는가수다2>. 하지만 다시 작년 <나가수> 초창기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나는가수다2>는 자꾸만 실망감을 자아내게 됩니다. 


꺼지기는 커녕 계속 문제제기되는 박명수와 노홍철의 다소 산만한 진행, 더 많은 가수를 섭외하기 위한 최선이라고하나  의도치 않게 등급별로 나뉘어 차별화주는  뉘앙스,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생방송으로 진행했다만 도리어 아미타불이 된 녹화방식도 <나가수2>의 재기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겠지요. 그러나 <나가수2>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작년 <나가수>에 비해서 들을 노래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중들이 <나가수>를 사랑한 이유는 딱 한가지였습니다. 비록 가수들을 일렬로 줄을 세워 한 명씩 탈락시키는 구조는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오히려 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살떨리는 분위기 속에서 요근래 쉽게 듣지 못했던 내공있는 보이스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일밤을 외면했던 시청자들을 다시 MBC로 채널 고정하는데 큰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하지만 포맷 상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센게' 나오지 않는 이상 반복되는 매너리즘에 지루해지는 점도 없지 않으나 이상하게 <나가수>는 과거 노래가 우선시되었던 무대가 아니라, 순위를 위한 형식적인 무대가 되어가는 감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조금 더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자 가수를 5명 더 섭외하고 마지막 주에 있는 가수전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한 가수와 고별가수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가수 모두 동시에 탈락하는 과감한 시도를 벌었다고하나 오히려 시청률과 화제도가 예년만 못하다는 성적표를 고스란히 받아들여야했습니다. 


때문에 <나가수2>는 생방송을 과감히 버리고 경연은 녹화로 진행하되, 대신 방송 중 시청자 투표를 받아 결과를 합산하는 초강수 혼합 진행 방식을 돌입합니다. 아무래도 <나는가수다2>가 음악 프로그램이기 앞서 예능 프로그램이다보니 녹화의 장점을 살려 예능적 요소를 부각시키고, 반면 시청자 문자투표의 장점을 살려 더 객관적이고 공감가는 순위를 부여하겠다는 제작진의 의지가 앞선 과감한 시도이지요. 


그러나 녹화 방식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가수2>는 여전히 긴박하기보다 루즈한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출연하는 가수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보이는 것은 맞는데 정작 가수들을 화면에 접하는 시청자들은 그들의 살떨리는 긴장감을 온몸으로 받아내기는 커녕, 덤덤할 뿐입니다. 


그리고 되레 반 녹화 방식으로 가다보니, <나가수1>의 최고 에러점으로 지적되던 반복 또 반복 순위 발표가 시청자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래도 생방송 때는 순위 발표로 질질 끄는 점은 없어서 좋았는데, 다시 돌아온 루즈한 순위 발표. 상위권, 하위권으로 나뉘는 <나가수2>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차라리 조금있다가 인터넷으로 확인하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채널을 돌리게 딱 좋은 타이밍을 선사합니다. 어차피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노래'는 이미 다 끝난 상태니까요. 


그나마 어제 녹화 방식으로 전환한 <나가수2>의 유일한 수확이 있다면, 대중들에게는 다소 낮은 인지도(?)에 첫 등장에도 불구하고 단박에 1위를 차지한 국카스텐입니다. 사실 그들은 다수 대중들에게는 낯선 이름이긴 하지만 알만한 분들에게는 최고의 인디밴드로 평가받으며 여러 라이브 무대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실력파 밴드입니다. 단지 락밴드이기 때문에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던 것 뿐이죠. 


그동안 <나가수>에 숨은 보석이라면서 몇몇 가수가 나왔긴 하지만, 이미 실력이 제대로 검증된 국카스텐이야말로 <나가수>가 제대로 뽑아낸 원석이 아닐까 싶네요. 보통 잘 모르는 가수가 첫 등장에 1위를 하면 '순위 조작'이라고 말이 나왔던 <나가수>인데 오직 국가스텐에게는 "당연한 1위" "나가수를 살릴 수 있는 인재들."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니까요. 


어찌되었던 첫 등장에 겁도 없이 <나가수2> 무대를 뒤집어 놓은 국카스텐의 기대 이상의 선전은 점점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갈 곤경에 처한 <나는가수다2>에 신선함을 부여합니다. 청중평가단을 무아지경으로 빠지게한 것은 <나가수> 일등공신 YB와 자우림, 김경호 이후 실로 오랜만이니까요. 오죽하면 그동안 점잖빼기 바쁘던 평론가님들도 국카스텐의 '한잔의 추억'을 두고 <나가수2> 이후 창의성이 돋보인 최고의 무대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니까요. 


이렇게 첫 등장에 1위를 차지해도 평론가, 가수, 시청자 모두의 공감대를 자아내는 국카스텐의 등장은 흥행 요소가 다분하면서도 심하게 정체되어있는 <나가수2>에 많은 시사점을 안겨줍니다. 제 아무리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여러가지 요소를 섞는다해도 결국 <나가수2>에서 중요한 건 음악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무대라는 것 말이죠. 


과연 국카스텐의 맹활약으로 왕성한 기를 부여받은 <나가수2>가 매너리즘에 제대로 빠져버린 현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일단은 국카스텐이 선사한 진한 여운도 싹 잊게한다는 루즈한 순위 발표부터 간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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