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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김태호PD 용감한 소신이 빚은 뜨거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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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스페셜로 대체되오던 <무한도전>이 어제 19일부로 16주 결방이란 기록을 수립하게 됩니다. 2010년 MBC 노조 파업과 천안함 사태로 7주 결방의 기록을 가볍게 깸은 물론, 현재 돌아가는 판세로서는 언제쯤 <무한도전>을 볼 수 있는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오랫동안 <무한도전>이 자리를 비운 사이, 당사자들은 모르는 이런저런 말들도 많이 나돌아 다녔습니다. 특히나 이 참에 윗선의 눈엣가시(?)였던 <무한도전>이 폐지할 지 모른다는 괴소문은 가뜩이나 몇 달동안 <무한도전>을 보지 못해 우울한 시청자들의 가슴을 쓸어내려야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매주 토요일 남다른 연출 감각으로 시청자와 조우했던 김태호PD는 공원과 강변으로 나와 청년들과 직접 대화를 시도합니다. 


지난 주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MBC 노조 주최 <MBC 방송대학>과 19일 여의도 물빛무대에서 진행된 '청춘 festival' 등장과 함께 참여 관객에게 뜨거운 박수와 호응을 받았던 김태호PD. 그만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무한도전>과 연출자 김태호PD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지요. 


아무래도 김태호PD가 연출하는 <무한도전>이 꽤 오랜 파업에 돌입하였기 때문에, 당연히 궁금증이 파업과 결방 심경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독하게 긴 결방에 그간 <무한도전>만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던 시청자들도 서서히 지쳐가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더 암담한 건, 이 길고도 지루한 싸움이 도대체 끝날 기미가 안보인다는거죠.


그래도 파업 초반에는 4.11 총선 이후에는 <무한도전>을 볼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이 있었는데, 상식선에서 끝나기는 커녕, 시청자 운운하면서 뒤통수치는 앵무새들이 속속 얼굴을 드러내고 있으니까요. 


연출한 작품으로 시청자와 만나야하는데, 자신의 본업을 잠시 내려놓고 2주 연속 거리에서 김태호PD를 봐야하는 시청자들에게 김태호PD는 평소 스타일대로 재치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게 자신의 심경을 표현합니다. "제 눈시울 붉어진거 보이시죠?" 


얼핏 들어보면 장난스러운 말투이지만, 그 직설적이면서도 은유 함축적인 그 한마디 속 김태호PD는 진심으로 울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는 대의를 위해 잠시 <무한도전>을 내려놓았던 그 날부터 계속 남몰래 울고 있었을거에요. <무모한 도전>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자리해온 김태호PD에게 <무한도전>은 자신의 뱃속에서 나온 자식이나 다름없는 존재이잖아요. 오랫동안 소중하게 품은 귀중한 아이를 내팽겨치다하는 김태호PD의 마음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럼에도 김태호PD가 잠시 자기 자식을 내려놓고 파업에 참여한 것은, 단순히 자신의 월급을 올려달라 처우를 개선해라는 문제가 아니에요. 돈문제였다면 이렇게 김PD를 포함한 MBC 노조원들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사측과 싸우지도 않았을 거에요. 자기 자식을 상식적이고도 자유로운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심정. 그리고 사측에서 요구하는 AM 라디오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FM도 송출해야하는 언론인의 사명으로 비롯된 싸움이기에 아직도 나가지 않고 버티는 골리앗에 맞서 지금까지 '용감하게' 버틸 수 있었던 거지요. 


그간 파업하면 돈문제가 많이 언급되었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임금, 높은 처우를 받는 귀족 언론인들이 시청자를 볼모(?)로 파업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을 거에요. 특히나 그들이 앞세우는 뉴스,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것은 도대체 영문을 알 수도 없기도 할거구요. 그리고 그들의 뜻은 이해하지만,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길고 긴 싸움에 지켜보는 시청자가 먼저 지쳐 "이제 그만하고 방송해."하는 분들도 종종 보이기 시작하구요. 


물론 김태호PD도 다시 메가폰을 잡고 그간 애지중지 가꾸었던 <무한도전>을 내보이고 싶겠죠. 평생 예능 연출을 업으로 삼았던 사람이 무려 4달 가까이 본업에서 멀어져가고 있으니, <무한도전> 결방으로 가장 괴로운 자가 있다면 단연 김태호PD가 아닐까요.


예상치 못한 <무한도전> 결방. 그리고 기약없는 16주 결방에 금단현상도 일어나고 <무한도전>을 봤으면 하는 마음도 크지만, 김PD의 말마따라 지금은 결방 그 자체가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결방을 끝낼 수 있는 해결책에 집중해야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김태호PD의 소신에서 비롯된 선택을 존중하는 사람으로서, 끝까지 믿어준다면 (정상화 된) 좋은 모습으로 시청자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김태호PD와 MBC 노조 바람이 속히 실현되기만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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