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전망대

보면서 오금 저리게 하는 유령. 이보다 더 무서운 드라마는 없다.

반응형





"우리 드라마(유령)을 보면 악플은 쉽게 못 남길 것입니다."


<유령> 제작발표회에서 소지섭은 웃으면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드라마이기에 소지섭이 SNS과 댓글 악플에 대해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방영한 <유령> 3회를 보고 그제서야 소지섭이 건넨 말의 의미가 이해되더군요. 


박기영(최다니엘 분)이 운영하던 트루스토리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최승연(송하윤, 김별)의 기사대로 악성 루머에 시달리다가 죽은 여배우 신효정(이솜 분)의 원한을 갚기 위해 신효정의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신진요>)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악플러들을 죽였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신효정 악플에 연관된 이들의 죽음을 미끼로 김우현으로 위장하고 있는 박기영을 수면 위에 떠오르는 팬텀의 계략이지요. 





확실하진 않지만 현재 죽은 것으로 처리된 박기영(최다니엘 분)의 바톤을 이어받아 트루스토리를 운영하고 있고 연쇄 살인 피해자의 집에 잠입한 이후 계속 우현과 유강미(이연희 분)의 수사에 얽히고 있는 최승연 또한 우현과 강미를 궁지에 몰아넣으라는 팬텀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하수인 용의선상에 올라와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지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신효정이 죽기 직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악플을 달았던 이들은 1년 전 그들이 신효정에게 했던 악플 그대로를 받으면서 처참히 죽음을 맞이해야했습니다. 다만 신진요 연쇄 살인 첫번째 희생자인 한유리 같은 경우에는 신효정에게 악플을 단 적이 없음에도 홧김에 성접대 루머를 제일 먼저 퍼트린 신효정 전 매니저이자 전 남자친구(강성민 분)에게 온 '마술사의 꿈' 연극 초대권으로 공연을 본 이후 억울하게 희생당하긴 했지만요. 


비록 또한 죽기 직전까지 신효정을 괴롭혔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것은 아니고, 그들 또한 억울한 살해사건 피해자이긴 하지만, 신진요 주요 멤버들이 1년 전 온라인을 통해서 저지른 자신들의 철없는 행동 때문에 무참히 살해당했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주요 포털 사이트를 통해서 악플을 달고 진실을 밝힌다는 명목으로 한 연예인을 상식 이상으로 괴롭히는 이들에게 섬뜩한 경각심을 일으키기 충분합니다. 





좋던 나쁘던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야 스타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연예인의 속성 상, 그들을 향한 대중들의 관심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대중들이 기대를 안고 지켜보는 드라마 주인공에 회당 몇 천만원 이상의 출연료를 챙기는 배우일수록 그들의 연기와 재능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구요. 그러나 오늘날 무분별하게 이어지는 '악플'과 '루머'는 대중들의 선망을 받고 사는 연예인과 유명 인사으로서 보여줘야할 능력과 기본적인 품행이 결여됬을 경우 따라오는 지적이나 비판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근거없는 소문이 사실인양 떠돌아다니고 잔인하다 싶을 정도의 외모 지적과 인신공격성 악플은 그들이 총귀를 겨누고 있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우연히 그 댓글을 보게된 제3자의 가슴도 벌렁일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날 정도입니다. 


물론 단순 온라인 상에서 신효정에게 악플을 날린 네티즌들과 자신의 악행을 숨기기 위해서 신효정을 죽인 데에 이어, 김우현을 잡기 위해 그 과정에서 신진요 몇몇 회원들을 희생시킨 '팬텀'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와 비교할 순 없겠지요, 그러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책임하게 신효정 성 접대 루머를 퍼트려 정신적 살해를 저지른 전 매니저와 그에 동조해 신효정 비난 여론몰이에 함께한 네티즌들도 신효정의 죽음에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신효정은 몇몇 악플러들의 인신 공격에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아니기에 직접적인 죽음 동기는 부여하진 않았지만 신효정도 우리와 똑같이 욕듣기 싫어하는 보편적 속성을 가진 사람인지라 팬텀과의 갈등 외에도 인터넷을 보기 싫을 정도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악플에 힘들어했을테니까요. 





다들 남들에게 좋은 소리만 듣고 잘 한다고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이 왜 온라인 상에서는 서스럼없이 누군가를 괴롭히고 근거도 없이 비방하는 '유령'이 되는지 가면 갈 수록 무서워지는 세상입니다. 저 또한 블로그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해 때로는 '정당한 비판, 진실 요구' 의 명분으로 몇몇 연예인들을 확실하지 않은 근거로 비방한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유령> 3회 보기가 참 두려웠습니다.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근거없는 소문을 사실인양 믿으며 한 사람의 인격을 무참히 깎아내리는 비난은 지양해야합니다. 설사 자신은 그 사람 자체를 공격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그것이 자신의 소기 목적 달성을 위해서, 약간의 돈을 벌기 위해서 할 수 없이 벌이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그럴 수록 한번쯤 내가 아무 생각없이 쓴 문장이 내가 겨냥하는 이들에게 씻지못할 큰 상처가 되고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해두고 자신의 (댓)글에 책임질 수 있는 자세 또한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단순히 고 장자연과 연관된 성접대 루머와 그 이면에 숨겨진 권력자의 추악성을 밝히는 드라마인줄 알았는데, 진실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온라인 상에서 비호감 인사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몇몇 네티즌들의 경각심까지 불러일으키는 <유령>. 아마 이보다 모니터 속에만 숨어 살며 자칭 '정의의 사도' 이름으로 인격 살인을 저지르는 이들을 향한 효과적인 경고가 또 어디있을까요. 보는 이들의 뒤통수를 치는 극적인 반전과 함께 수많은 이들의 오금을 저리게하는 <유령>. 지금 이순간에도 인격 살인에 준하는 여론몰이를 저지르면서도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뻔뻔하게 되레 남의 잘못된 행동만 근거없이 비난하기 바쁜 이들이 꼭 봐야할 드라마가 아닌가 싶네요. 


저 또한 그간 연예 블로거로서 활동하면서 이러한 일렬의 책임들에 회피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는 좀 더 책임감있게 글을 쓰는 자세를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제 글에 상처를 받으셨던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안고 사과합니다. 이번 <유령>을 계기로 저뿐만 아니라 악플과 근거없는 루머에 경각심을 가진 이들이 많이 늘어나 보다 성숙한 네티즌 문화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