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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유령 웃음보 터트리는 소지섭-곽도원. 이연희 뛰어넘는 환상 개그 콤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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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유령>에는 연기 참 잘하는 남자 배우들이 대거 포진되어있습니다. 스타성과 연기력 모두 입증된 소지섭은 말할 나위 없고, <범죄와의 전쟁>에서 김성균과 더불어 일약 스타로 등극한 곽도원, 뮤지컬,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발한 연기활동을 펼치는 엄기준, 단 2회 특별 출연일 뿐이지만, 소지섭에 맞먹는 놀라운 연기 내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던 최다니엘. 아직까지는 적은 비중으로 등장하지만 훗날 반전이 기대되는 권해효와 장현성까지. 


이들만 놓고 보면 참으로 완벽한 캐스팅입니다. 현재 김우현으로 페이스 오프한 박기영(소지섭 분)의 수상한 냄새를 맡고 움직이는 권혁주(곽도원 분)과 팬텀과 연결되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재욱 (장현성 분)의 존재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경찰청에 잠입. 여배우 신효정을 죽인 팬텀의 정체를 파헤치고자하는 이 드라마에 스릴있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지금까지는 김우현, 유강미(이연희 분)의 든든한 조력자로 보이는 한영석(권해효 분)도 마냥 김우현(박기영 편)이라고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입니다. 또한 4회 말미에 들어서야 박기영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팬텀 조현민(엄기준 분)의 날카로우면서도 독기품은 포스도 향후 본격적으로 전개될 김우현(박기영)과의 정면 대결을 기대케합니다. 그러나... 


흔히들 <유령>에서 가장 큰 옥의 티이자 걸림돌이 있다면 여주인공 이연희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다소 디테일하지 못한 촬영 동선들이 지적되긴 했지만, 워낙 이연희를 둘러싼 연기 지적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령>은 이연희가 아니면 아무 문제 없는(?) 드라마로 보여지기까지 합니다. 





그동안 <유령> 김은희 작가 전작 <싸인>뿐만 아니라 <추노> 등 선 굵고 남자들이 대거 등장하는 장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에 대한 지적은 늘 제기되어왔습니다. 연기력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등장인물이 하는 일마다 본의아니게 방해하는 '민폐' 행위가 몇몇 시청자들의 불만을 품게 하였습니다. 


<유령>에서 이연희가 맡고 있는 유강미 또한 대한민국 스릴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에게 주어지는 한계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나름 경찰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범인을 체포해야하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놓쳐버리는 치명적인 '실수'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으니까요. 현재는 김우현의 충실한 조력자로서 그의 수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만, 오죽하면 미친소 권혁주가 유강미를 '새만금 개또라이'라 부를 정도로 가장 긴박한 상황에 '허당'이 되어버린 유강미는 아무리 드라마 캐릭터라고 해도 보는 이들의 '짜증'을 유발합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캐릭터에서 빚어진 유강미의 한계때문이 아니라, 유강미의 옷을 입은 이연희의 끊임없는 연기력 논란입니다. <추노> 이다해처럼 역할 때문에 '민폐'라 불린 것은 어쩌면 그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일종의 '찬사'일지도 몰라요. 워나 원래 그 배역은 얼굴만 예쁘지 그 얼굴로 잘 되어가는 밥에 콧물 빠트리는 '민폐' 중의 '민폐'가 따로없으니까요. 그러나 이연희가 주는 민폐는 단순히 드라마 속 사건을 망가뜨리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의 부족한 발음과 일관성있는 표정. 드라마 속 내레이션을 순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버리는 무미건조함이 '유강미'가 먹어야할 비판을 고스란히 배우 '이연희'가 받고 있는 것이죠. 


오죽하면 <유령>은 향후 러브라인이 예고되는 소지섭- 이연희가 아니라, 오히려 소지섭에게는 이연희가 아니라 2회만에 퇴장한 최다니엘. 심지어 극 중 극한 갈등 관계인 곽도원이 더 잘 어울린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을 정도입니다. 비주얼만 놓고 보면 소지섭, 이연희 이보다 잘 어울리는 환상 커플은 없지만 소위 이연희의 '깨는' 연기가 단순 사랑 놀임이 아니라 심각한 러브라인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일관된 표정과 대사 처리로 '찬물'을 끼얹으니 시청자입장에서는 다소 몰입이 안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7일 방영한 지난 <유령> 4회에서 유강미는 남몰래 연모하던 김우현 팀장이 생전에 유강미 집에 자주 갔다는 박기영의 말을 듣고 혼란에 빠집니다. 그리고 박기영도 유강미를 좋아하는 듯한 암시를 하면서 드라마와 별개로 소지섭과 이연희의 애뜻한 러브라인이 시작될 조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청자에게 눈길을 간 것은 보기만 해도 안구정화가 된다는 소지섭, 이연희가 아니라 극 중에서는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 소지섭- 곽도원의 개그 콤비입니다. 





그토록 경계하고 싫어하는 김우현과 함께 조현민이 운영하는 세종증권에 도착한 권혁주. 김우현과 권혁주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심각한 상황에서 순간 곽도원이 터트린 '애드리브'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순간 치고 나오는 곽도원의 개그본능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지섭 마저 무방비 상태로 웃음보를 터트리게 합니다. 


가뜩이나 소간지 소지섭과 비슷한 옷을 입어서 위축되고(?) 질투나는 상황에서 즉흥적으로 펼친 곽도원의 센스가 심각하기 그지없었던 <유령>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은 것이죠. <유령>에서 곽도원이 펼칠 수 있는 역량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는 소지섭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면서 극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주조연급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드라마 설정 상은 서로 경계하고 미워하는(?) 사이이지만 '같은 옷 다른 느낌' 곽도원의 생기있는 역동감은 원래라면 소지섭 다음의 존재감을 가지고 그와 투톱을 이루는 이연희가 구축해야할 환상 콤비를 벌써 곽도원으로 대체한 뉘앙스입니다.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연기의 신 최민식과 밀리지 않는 포텐 갑으로 정평이 난 배우입니다. 하지만 그가 <유령>에서 맡은 역할을 훗날 박기영을 도와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 지 언정 지금은 김우현과 대립각을 세우고 긴장감을 팽배하게하는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그가 벌써부터 여주인공이 차지해야할 주인공과의 안정적인 '콤비'를 보여준다는 것은 자칫 극의 전개에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곽도원이 다른 배우들을 압도하는 힘을 가졌기에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안됩니다. 뭐니해도 <유령>에서 곽도원은 소지섭-이연희 콤비를 뒷받침해주는 조력자일뿐이지 결코 '주인공'이 해야할 역할을 대신 수행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곽도원은 소지섭-이연희 투톱을 받쳐주는 자신의 캐릭터에 충실히 할 뿐입니다. 엄기준, 최다니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임에도 다수의 시청자가 보기에는 원래 파트너 이연희를 훨씬 능가하는 소지섭과의 환상 호흡과 파트너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뭐니해도 <유령>에서 소지섭과 환상적인 콤비를 보여줘야할 사람은 곽도원, 엄기준이 아니라 이연희입니다.  그녀는 단순히 얼굴 마담이 아니라 드라마의 중심을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입니다. 단시간에 연기로 오랜 내공의 곽도원, 엄기준을 뛰어넘기란 어렵겠지만, 드라마 <유령> 유강미가 요하는 역할의 본질만이라도 충실히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남주인공과 호흡을 맞춰야할 여주인공의 부족함때문에 같이 출연하는 남자 배우들이 대신 그 자리를 메꾸어주는 듯한 뉘앙스는 가뜩이나 갈 길 바쁜 <유령>을 산으로 보내버리는 '민폐'니까요. 


사진은 인용 목적으로 사용했고,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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