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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삶의 의지를 북돋아주는 특별한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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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은 겉으로 드러나는 소재만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힌 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고 하나, 한 남자가 아주 특별한 경험(?)을 통해 사랑하는 데 있어서 자신감을 얻는다는 과정은 다 큰 어른이 들어도 민망함이 앞선다. 


하지만, 모든 일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매춘부 아닌 섹스 테라피스트를 고용해 숫총각 딱지를 떼야하는 주인공 마크 오브라이언(존 혹스 분)을 알고 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에 절로 고개가 숙연해진다. 오죽하면 종교 교리 상 간음을 허락하지 않는 가톨릭에서도 마크의 특별한 ‘치료’는 주님께서 허락해주신다고 할까. 





실존 인물이었던 마크 오브라이언은 6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이후 얼굴 근육 외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다. 30년 가까이 침대에 누워 호흡 보조기를 통해 삶을 유지해온 마크는 도우미의 도움 없이 목욕을 할 수도, 화장실을 갈 수도, 거동조차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는 영특한 두뇌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UC버클리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여러 매체에 기고하는 인기작가로 맹활약하였다. 


신체적 장애를 불굴의 노력으로 극복한 마크. 하지만 그도 남자인지라 참을 수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들끓는 욕망은 그의 외로운 가슴에 더욱 불을 지핀다. 설상가상 한 매체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된 장애인들의 관계 행태 기사 작성은 더더욱 그의 남심을 자극하게 되고, 끝내 마크는 브렌든 신부(윌리암 H. 머시 분)을 찾아가 불온한 고해성사를 시작한다. 





평생을 금욕하면서 살아야하는 신부에게 틈만 나면 말초신경 자극하는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숫총각 딱지를 떼고 싶다는 심경만 가득하던 마크의 바람은 섹스를 통한 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셰릴 코헨 그린(헬렌 헌트 분)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셰릴의 주도 하에 마크와 셰릴은 아주 특별한 세션에 돌입한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주인공의 특별한 설정에도 불구, 그의 성적 자신감을 채워주기 위해 합법적 간음(?)을 저지르는 마크와 셰릴의 관계는 다소 보수적인 관객들에게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브렌든 신부의 대사를 통해 “도대체 매춘부와 전문가의 차이가 뭐지?” 라고 반문하는 것도 같은 이치선상에 놓여있다. 


하지만 치료 상담사와 고객이라는 지극히 형식적인 관계에도 불구, 온몸과 가슴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마크의 진심처럼, 영화 또한 관객들의 말초신경만 자극하기보다 장애인이기 이전에 남자이자 인간인 마크의 욕망이 와전되어 해석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셰릴과의 특별한 교감을 통해, 마크는 향후 셰릴과 어떤 결말을 맞이했나와 상관없이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 한 남자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마크와 셰릴의 세션은 단순 성적 욕구만 채워주는 것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까지 회복하기에 이른 셈이다. 그리고 마크가 남자로서 온전히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영화는 되짚는다. 끊임없이 살기 위해 노력하고 누군가를 만나 사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 말이다. 





그리 좋지만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유머 감각과 아름다운 시적 품위를 잃지 않고 삶을 향한 의지를 불태운 남자의 이야기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를 열심히 사랑하면서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뭉클함을 안겨준다. 특별한 상황에 놓인 남자의 다소 야한 이야기임에도 불구, 보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힐링’영화로 각광받은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1월 17일 개봉. 


한 줄 평: 야할 줄만 알았는데, 관객들마저 치유 받는 특별한 사랑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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