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의젓한 지아 바라기 윤후는 일밤 구세주

솔직히 말해서 MBC <일밤-아빠 어디가> 이리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다. 기획 의도만 나왔을 때 혹자는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을 섞어놓았다고 하고,  EBS <유아독존>이 생각난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하긴 이미 히트친 아이템을 슬쩍 차용하여 믹스하는 거, 대한민국 방송계에서는 일상다반사이다. 

그런데 아이들을 앞세워 큰 재미를 본 <붕어빵>이 건재한 마당에 그와 비슷한 <아빠 어디가>가 아류(?)의 오명을 믿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건이었다. 하다못해 <붕어빵>에는 검증된 예능인인 이경규와 김국진, 김구라(지금은 안나오지만)와 그 외 개그맨 출신 혹은 예능에서 맹활약하던 아빠들이 더러 포진되어 있었다. 그런데 <아빠 어디가>에서 예능감이 검증된 아빠는 김성주와 성동일이 고작이다. 그것도 요 몇 년 간 <뜨거운 형제들>, <단비>, <나는가수다> 외엔 눈에 끌만한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한 <일밤>에서 말이다. 

하지만 예상 외로 <아빠 어디가> 첫 회는 대박이었다. 역시나 광고, 방송 업계 성공 3B법칙(Baby, Beast, Beauty) 중 하나인 Baby는 공중파 일요 예능에도 통했다. 제작년 <나는가수다> 외엔 철저히 외면당하다시피 했던 <일밤>의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지핀 것은 예능 경험 많은 아빠들이 아니라, 방송 출연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아이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이브 윤민수 아들 윤후가 있었다! 

일단 <아빠 어디가> 아이들의 비주얼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원래 아이들은 뭘해도 귀엽다고 하지만, 성동일 아들인 성준과 이종혁 아들 준수의 투샷을 보면 엄마뻘인 글쓴이가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그렇다고 글쓴이가 20살도 한창 아래인 아이들에게 이성적 감정을 느끼는 변태는 결코 아니다!) 거기에다가 운동선수 중에서도 빼어난 외모를 자랑했던 송종국과 미모의 탤런트 출신 엄마 사이에서 나온 지아양은 윤민수 아들 윤후가 "지아씨, 지아씨." 하고 졸졸 쫓아다닐정도로 상큼하게 예쁘다. 윤후의 표현에 의하면 2번씩이나 슬픈 집(?)에 걸려 우는 모습을 참 많이 보여주는 김성주 아들 민국도 정작 아이들끼리 미션을 수행할 때는 맏형답게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어엿한 소년이다. 

<아빠 어디가>에 나온 아이들 모두 귀여운 외모에 아이다운 순수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예의도 바른 덕분에 골고루 화제이지만, 단연 이모들의 최대 관심은 윤민수 아들 윤후다. 

아빠 윤민수를 붕어빵처럼 쏙 빼닮은 윤후는 비주얼 좋은 다섯 명의 아이들 중에서도 가장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을 자랑한다. 하는 행동은 영락없는 7살 아이다. 짜장라면이 먹고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빠한테, 생면부지인 이장님에게도 덥석 갖은 애교를 부린다. 

지난 20일 방영한 <아빠 어디가>에서도 시청자들의 함박 미소를 자아내는 윤후의 식탐은 계속 이어졌다. 아이들끼리 나눠먹기로 한 삶은 달걀을 다른 아이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혼자 먹는 윤후의 자태란.. 그것도 아빠 윤민수가 장난으로 한개 먹겠다고 엄포를 놓자 금세 심각해진 윤후다. 

하지만 그런 윤후가 잔망스러운데에서만 그치지 않는 것은, 7살 아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의젓함과 성숙함이다. 단순히 귀여울 줄만 알았던 윤후가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낸 것은, 지난 첫회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할 집을 선택하는 과정이었다. 그 당시 김성주와 민국이는 좌변기가 없는 집에 당첨됬고, 한번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해본적이 없는 민국이는 앞서는 걱정에 눈물을 펑펑 쏟는다. 이 때 민국의 앞에 나선 구세주 윤후. 

아니나 다를까, 민국이 형을 위해 자신의 집과 바꿔주겠단다!!!! 윤후 또한 한번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해본적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일건데,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것을 양보할 줄 아는 윤후의 배려심은 어린 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의젓하고 속이 깊다. 무엇보다도  윤후는 전형적인 개구쟁이 페이스를 갖고 있으면서도, 눈살이 찌푸러질정도로 떼를 쓴 적도 막무가내 모습을 보인 적이 한 번도 없다. 윤민수와 그의 아내의 올바른 가정 교육이 어디가도 귀염받는 사랑스러운 윤후를 만든 것이다. 

이제 막 이성에 관심을 가질 나이라 그런지, 송종국 딸 지아에게 첫 눈에 반해 그녀의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윤후의 행보도 <아빠 어디가>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사이다. 첫만남에서부터 지아양에게 격한 관심을 보이던 윤후는 이어 두번째 여행에서는 지아양에게 격한(?) 포옹을 시도하는 등 애정표현에 있어서도 주저하지 않는 상남자의 포스를 발휘한다. 연이어 딸 지아에게 격한 관심을 보이는 후를 딸바보 송종국이 가만히 지켜볼 리 없다. 결국 후를 앞에 앉히고 "앞으로 지아를 안을 때는 삼촌에게 허락받고 포옹하란다.." 그리고 후에게 꿀밤 때리는 시늉도 한다. 영락없이 예비 사위 앉혀놓고 훈계하는 장인 어른이다. 

송종국 삼촌에게 경고까지 받았건만, 윤후의 지아양에 관한 지독한 관심은 그칠 줄 모른다. 어디서 본 건 많아서 지아양에게 "지아씨, 지아씨." 라는 다정한 칭호까지 부르며, 애타게 지야만 찾는 후. 그러나 지아는 이런 윤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국 오빠랑 다정한 드라마를 찍고 있고, 윤후 급 침울해진다. 그럼에도 괜찮다는 윤후. 하지만 영락없이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만약 다 큰 어른이 아무리 방송이라 할지라도,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씨,~씨." 하면서 졸졸 따라다니면 부담스러워 보이기 마련. 하지만 이제 이성에 막 눈에 뜬 아이들의 이해타산없는 순수한 애정표현은 어른들에게 있어서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귀엽기만 할 뿐이다. 게다가 윤후는 어린 나이임에도 예의와 상식선을 벗어나지 않는 멋진 꼬마다. 누가 이 앙증맞고 사랑스럽고 의젓하기까지한 윤후를 거부할 자 누가 있을까. <아빠 어디가>를 3회까지 볼 때마다, 아들 참 잘키운 윤민수씨가 부러울 뿐이다. 

윤후를 필두로 기대 이상으로 어른들에게 간만에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갈 기회를 선사하는  아이들의 존재란.  간만에 <일밤>에 아니 MBC에 볼만한 프로그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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