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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아빠 어디가. 공감 예능으로 각광받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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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영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의 내용은 크게 아빠와 아이 단둘이 밤을 보내고, 각 아빠와 아이들이 모여 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직접 배달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주 방영한 담력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제작진이 미리 준비해둔 음식 재료로 아빠와 함께 특별한 요리를 만든다. 재료와 만들어야 할 음식은 제작진이 임의로 지정해주지만, 음식 자체는 아빠와 아이가 각자 알아서 만들어야한다. 제작진이 요리 과정에서 일절 간섭을 하지 않은 터라, 평소 요리를 해본 일이 많지 않았을 법한 아빠들이 내놓은 결과물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빠가 해줬다는 이유만으로 너무나도 맛있게 먹어주고, 아빠들은 그런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는 <아빠 어디가>의 기본 콘셉트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대규모 스케일을 자랑하는 여타 주말 예능에 비해, 아빠와 아이가 함께 1박2일 여행을 가고, 그 과정에서 겪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방송의 전부다. 


예능적 재미를 첨가하기 위해, 지난주처럼 아이들 담력 체험이나 홀로 마을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 마련 프로그램이 별도로 준비된다. 하지만 <아빠 어디가>는 방송 설정이라기보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아빠와 함께 하는 캠핑’ 혹은 ‘수련회’ 성격이 짙다.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덕분도 있지만, 리얼 예능 특성상 꾸준히 제기될 만한 ‘조작’ 냄새가 덜한 것도 ‘키즈 예능’의 순수함을 배가시킨다. 아이들을 어른의 눈높이에서 가르쳐들기보다,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를 지켜봐주는 시각이 꾸준히 사랑받는 <아빠 어디가>를 지탱해주는 힘인 셈이다. 




<아빠 어디가>가 주말의 완소 예능 프로그램으로 떠오르는 것은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아이들 공이 크다. 게다가 <아빠 어디가>가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은 담력체험 등을 제외하곤,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일반 가정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소소한 놀이가 대다수다. 


아빠와 함께 단둘이 시장에서 장을 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아빠가 아이를 위해 자장가를 부르고, 때로는 이웃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을 위해 요즘 더욱 보기 어려워진 시골집 체험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굳이 아빠와 단둘이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한다. 




<아빠 어디가> 첫 회에서는 비교적 서먹한 모습을 보였던 성동일, 성준 부자가 몇 번의 여행 만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돈독한 사이로 발전한 것도 <아빠 어디가>가 선사하는 훈훈한 볼거리 중 하나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정작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은 많지 않았던 아빠들이 아이와의 여행을 통해 자신의 붕어빵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들은, TV 속 아빠들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있다면 틈틈이 짬을 내어 아이와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을 정도로, 큰돈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아빠와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정겨운 행복을 일깨워주는 <아빠 어디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감 예능이 안겨주는 힘이 아닐까! 


오마이스타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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