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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진짜사나이 모성본능 자극하는 호주형 샘 해밍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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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그토록 학수고대하던 <일밤> 쌍글이(?) 흥행 신화를 이룩한 주역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의 성공비결을 꼽자면 일종의 캐릭터의 승리로도 볼 수 있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그리고 MBC <나혼자 산다> 이전에   각 출연진의 독특한 개성이 돋보이는 캐릭터로 재미를 본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 원조 MBC <무한도전>을 비롯, 리얼 버라이어티 전성기를 이룬, KBS <해피선데이-1박2일(엄밀히 말하면 시즌1)>,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간다>를 꼽을 수 있다. 기존 버라이어티와 달리, 시트콤과 같은 출연진 간의 관계설정과 그 속에서 톡톡 튀는 캐릭터들은 재미와 더해져, 리얼 버라이어티 전성시대를 구축해나간다. 


이제 리얼 버라이어티 1세대를 구축했던 프로그램이 원조격인 <무한도전>, 그리고 제작진과 출연진이 대폭 교체되어 명맥을 유지하는 <1박2일>을 제외하곤, 폐지 혹은 컨셉 변경으로 자취를 감춘 지금, 리얼 버라이어티의 바톤을 이어받아 '관찰 예능'이란 새로운 외연으로 확장한 프로그램은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제작진의 손길을 최소화하면서 실제 상황에서 오는 '리얼'을 강조한다. 





이경규, 강호동, 유재석 등 영향력있는 MC가 구심점이 되어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갔던 과거 리얼 버라이어티에 비해, 현재 유행하고 있는 '관찰 예능'들은 팀의 중심으로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리더도, MC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력을 인정받은 김성주, 서경석이 각각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에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이라고 하나, 이들이 프로그램에서 맡은 역할은 진행자라기보단, 출연자 중 한 사람에 가깝다. <무한도전>, 과거 강호동 시절 <1박2일>처럼 강력한 리더십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없지만,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웃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캐릭터들이 십시일반 힘을 발휘, 예능의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셈이다.


유재석, 강호동 등 독보적인 MC는 없지만, 개성이 뚜렷한 막강한 에이스의 존재는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를 지탱하는 최고의 무기다. <일밤-나는가수다> 이후 이렇다할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일밤>에 신선한 활기를 불러일으킨 <아빠 어디가>의 일등공신이 다섯 아이들이라면, 그 뒤를 이어 진정한 <일밤> 부활의 종지부를 찍은 <진짜 사나이>의 흥행 포인트는 실제 군대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여섯 병사들의 좌충우돌 군 생활기다. 


비교적 개성이 뚜렷한 <아빠 어디가>의 다섯 아이들처럼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진짜 사나이> 여섯 병사의 조합은 그 어떤 시트콤 못지 않은 최고의 조합이다. <진짜 사나이> 자타공인 FM 김수로가 상사, 교관들에게 사랑받는 진정한 군대체질의 끝판왕(?)을 보여준다면, 훈련소 당시 능글맞은 모습은 어디가고 모범적인 군생활로 에이스로 급부상 중인 류수영은 여자들이 선망하는 능력남의 표본이다. 엄청난 훈련으로 자신의 몸과 정신이 힘든 와중에도 주위 사람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의리남 서경석과 특유의 성실함으로 매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르의 진정성은 그들에 대한 호감도를 배가시킨다. 


하지만 역시 예능인지라, <진짜 사나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역시 구멍 병사 샘 해밍턴과 손진영이다. 이 중에서도  샘 해밍턴이 뽑아내는 웃음 분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진짜 사나이>에서 샘 해밍턴은 그냥 구멍이 아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잘 하긴 하지만, 한국어 원어민도 아니고 대한민국처럼 의무병제도가 아닌 호주에서 태어나 자란 샘 해밍턴이 그 어느 사회집단보다 엄격한 규율을 요하는 한국 군대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샘 해밍턴은 자신에게 다가온 고난과 역경을 회피하거나, 변명하지 않는다. 본인의 의지에 의해 이뤄진 <진짜 사나이> 였다고하나, 서툴다고 지적받고 얼차레를 받아도 어떻게든 열심히 하려고 하는 샘 해밍턴의 굳은 의지는 수많은 한국 시청자들을 감동시킨다. 





게다가 샘 해밍턴은 뭐든지 하려고 하는 강한 '의지' 뿐만 아니라 태생적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련하게 하는 타고난 모성 본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지난 12일 방영한 강원도 인제 산악포병여단 화룡대대편에 출연한 샘해밍턴은 분대장의 거듭된 자신의 어투 지적에 '군대 언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였다. 


만약에 실제 군대에서 선임의 지적을 받고 토라지거나, 반항기 어린 모습이라도 보이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민감한 사항이긴 하다. 하지만 예능이라는 점을 떠나, 연이은 지적에 주눅받고 토라진 호주형 샘 해밍턴의 모습은 웃음을 넘어, 보호하고픈 '짠한' 욕망을 자극한다. 


호주 출신임에도 불구, 진정으로 한국을 사랑하고, 군대까지 마다하지 않는(?), 그럼에도 혼자 사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행여나 얼어 죽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효심깊은 호주형 샘 해밍턴 아닌가. 보면 볼수록 자꾸만 응원하고픈 남자 샘 해밍턴. 다음 주 본격적으로 포병 훈련에서도 계속 이어질 샘 해밍턴의 맹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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