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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오로라 공주 오로라 역대 최악 오만방자 여주인공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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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일연속극 <오로라 공주>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은 오만방자하고, 자기 중심적 인 성향으로 주위를 피곤하게 한다는  면에서 셰익스피어 희곡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카타리나의 21세기 버전을 연상시킨다. 물론 오로라는 카타리나와 달리 남성들과 부모님 앞에 적당한 내숭을 떨 줄 아는 여우 중의 여우다. '재벌가 여식'이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내세우지 않아도, 자신의 타고난 미모와 몸매만으로 촉망받는 검사를 사로잡은 오로라는 제목 그대로 모든 것을 다 갖춘 공주 중의 공주다. 하지만..


그동안 <인어아가씨> 이후 임성한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은 한국 드라마 대부분이 다 그렇듯이 뛰어난 미모와 재능빼곤 평범 혹은 계모 슬하게 어렵게 자란 신데렐라였다. 그 중에서도 <신기생뎐>의 단사란(임수향 분)은 부유한 남자와의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꽤했으나, 계모의 계략으로 기생이 된 기구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태어날 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오로라는 기생이 될 이유도, 조건 좋은 남자 만나기 위해 애를 쓸 이유도, 취업을 하기 위해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다. 현재 오로라의 관심사는 재벌가 여식으로서의 오로라가 아닌,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는 것.그렇다고 단순 자기만 좋아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얼굴도 잘생기고, 목소리도 멋있어야한다. 그래서 오로라는 자기 좋다는 검사를 마다하고, 이름과 직업 외엔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는 소설가 황마마(오창석 분)에 흠뻑 빠져있다. 그러나 자식가지고 장사하는 예비 시어머니가 싫어 강검사를 차버린 오로라 앞 엔 결혼안한 세 명의 시누이, 그것도 무려 오로라와 악연으로 똘똘 뭉친 장애물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다. 





운명적 악연인지, 오로라가 황마마와 본격적으로 교제를 하기 직전, 황마마와 떼레야 뗄 수 없는 사이인 누나들과 안 좋게 얽힌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오로라에 있었다. 물론 오로라는 그녀의 평소 말투대로 누나들에게 밉보인 자신의 모든 행동은 정당하고 합리적이라고 가르치려들 것이다. 하지만 불과 25살 나이에, 나름 합리적 주장이라고 하나, 자신의 엄마뻘 되는 기성세대의 부조리함에 하나하나 지적을 하는 모습이 오로라와 같은 또래의 여성으로서 통쾌하다기보다,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 젓게 된다. 


재벌가 고명딸로 곱게 자라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오로라의 캐릭터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2회였다. 첫 회에서 자신의 화려하지 못한 옷차림에 명품 매장에서 홀대받은 것이 분했던 오로라는 다음날, 자신의 비서를 대동하고 그 매장에 찾아가 전날 자신을 박대한 직원의 행동이 기분나쁘다는 이유로 명품백을 환불한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임성한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마라." 하지만 오로라와 달리 명품을 마음껏 살 돈도 없을 뿐더러, 명품 매장 근처에 가는 것 조차 벅찬 대다수 서민 시청자들이 느끼는 생각은 단 한가지뿐이다..."아니 인생을 왜 저렇게 피곤하게 살까?"


단지 자신을 무시한게 기분이 나빴던 이유로 명품 매장 직원을 혼쭐 내는데 대성공을 거두기 이전, 오로라는 훗날 자신의 첫번째 시누이가 될 지도 모르는 황시몽(김보연 분)이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남은 음식 포장에 대해서 거한 설전을 벌인다. 오로라의 말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남는 음식을 싸서 먹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다. 글쓴이 또한 식당에서 남는 음식이 있으면 싸가곤 한다. 하지만 식당 운영 방침이라고 음식을 싸주지 않겠다는 황시몽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제아무리 꼬박 남는 음식 싸가는 사람도 지레 포기하곤 한다. 그러나 오로라는 바득바득 대들며, 기어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성취해낸다. 





여기까지는 고집 세고,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다소 유니크한 캐릭터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3일 방영한 4회에서 오로라는 우연히 황마마와 인터뷰하기로 되어있던 기자 박지영(정주연 분)을 사칭 황마마와 인터뷰를 하게 된다. 






박지영으로 사칭하고 자신의 사심을 인터뷰로 승화시킨 오로라 덕분에 진짜 박지영은 자신의 엄마 왕여옥(임예진 분)이 어렵게 주선한 인터뷰도 실패로 끝나고 그 결과 팀장에게 꾸지람을 듣게 되었다. 자신의 흑심 때문에 그토록 학수고대한 인터뷰를 망쳐버린 피해자가 있는지도 모른 채, 오로라는 황마마의 만남에서 들통난 자신의 얕은 지식을 아쉬워하며, 자신처럼 여우같지 못해 이혼위기에 처한 둘째 올케 이강숙(이아현 분)의 무심함을 고압적인 말투로 가르치려든다.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 "여자가 사랑을 줘야 남자도 사랑을 지속하는 법..." 등 구구절절 옳은 말로 둘째 올케를 훈계하는 오로라 공주님을 보고 드는 생각은 딱 하나 뿐이다...


"너나 잘하세요."


그런데 슬프게도 <오로라 공주>에는 오로라 외에도 그리 정상적이고 평범한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나 오로라의 둘째 오빠 오금성(손창민 분)의 불륜을 둘러싸고 대동단결한 오빠들(박영규, 오대규 분) 은 철없는 형제를 말리긴 커녕, 오히려 미모의 처녀와 사랑에 빠진 금성을 부러워한다. 






여기에 한술 더떠 금성은 아버지 오대산(변희봉 분)이 금성과 강숙의 이혼을 반대하니, 오대산의 불미스러운 과거로 협박하며,  기어이 강숙과 이혼하여 박주리(신주아 분)와 함께 살겠다는 자신의 뜻을 펼쳐보이고야 만다. 게다가 각각 오대산 부자와 불륜이라는 공통의 분모를 가진 계모 왕여옥과 의붓딸 박주리는 서로 얼굴만 보면 으르렁 거리는 것과 달리,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최강의 한쌍이다. 





아무리 요즘 일일 연속극들 중에  불륜과 출생의 비밀없는 드라마가 없다고 하나,  첫회부터 중년의 아저씨와 미모의 아가씨의 뜨거운 불륜을 보여주더니, 가족드라마라는 기획의도와 맞지 않게, <불륜의 시대>가 흘러가다가 불쑥 곱게자라 자기밖에 모르는 오만방자 공주님의 민폐쇼가 튀어나오는 <오로라 공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하긴 지난 <하늘이시여>, <신기생뎐>에서 돌연사는 기본, 레이저쇼라는 새로운 영상기법을 보여준 임성한 작가가 아니던가! 


단연컨데, <오로라 공주>만큼 저혈압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최고의 특효약은 없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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