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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구가의서. 아쉬운 전개 속 빛나는 이승기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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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남았건만, 이상하게 결말을 목전에 앞둔 MBC <구가의서>는 지난 22회와 다르게 허술해진 기분이다. 


이제 최강치(이승기 분)은 반인반수인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구가의서도 찾고, 담여울(수지 분)의 사랑도 찾아야한다. 





물론 전형적인 영웅 서사 구조를 띄고 있는 <구가의서>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대로 해피엔딩을 맞을 확률이 높아보인다. 하지만 결말로 향하는 과정은 지난 23회 동안 나름 여러가지 위기를 설정한 제작진의 노력과는 달리, 그리 긴장감이 느껴지지도, 흥미진진하지도 않다. 


최강치는 행여나 자신 때문에 담여울이 목숨을 잃을까봐 그녀의 곁을 떠나고자 한다. 진취적 성격의 담여울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자신을 떠나려는 강치가 야속하다. 역시나 끝까지 최강치를 가만 놔두지 않는 절대 악역 조관웅(이성재 분)이 가만 있지 않는다. 일찌감치 담여울 수하를 돈으로 매수한 조관웅 일당은 담여울을 납치. 최강치에게 이순신(유동근 분)을 죽이면 담여울을 살려주겠다고 협박한다. 역시나 자신의 이익밖에 몰라, 왜에게서 조선지키는 이순신 장군님까지 팔아먹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 다운 알음다운 물타기 정신이다 ㅡㅡ;;


그러나 최강치는 담여울도, 이순신도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 그래서 최강치는 담여울 아버지 담평준(조성하 분)의 만류에도 불구, 박태서(유연선 분)과 곤(성준 분)과 함께 담여울을 구해내기 위한 삼총사를 결성한다. 여기에 드라마 초반까지만 해도 최강치와 적대적 관계였던 마봉출(조재윤 분)까지 강치를 도와주니, 의외로 담여울 구출작전은 쉽게 해결된다. 하지만....


23회 가장 큰 위기였던 담여울 납치 사건에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구가의서> 제작진은 삼총사를 결성한 이후, 최강치가 자신의 특출한 능력으로 담여울을 구하려가나, 실패하는 시퀀스를 장착하였다. 뿐만 아니라 강치가 담여울을 구하기 직전 설정된 자칫하면 담여울을 죽일 수도 있는 철퇴의 존재는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가장 압권은 마지막이었다. 23회가 끝나기 얼마 전, 조관웅 부하의 총에 맞은 사람이 최강치나, 담여울이나 하는 장면은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제작진들이 성심성의껏 준비한 낚시다. 


마지막 장면 외에, 담여울이 구하는 과정 속에 나름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 있음에도 불구, 이상하게 <구가의서> 23회는 맥이 확 풀려버린 기분이다. 반인반수라는 독특한 소재임에도 불구, 지난 22회 동안 한국 드라마로서 꽤 볼만한 퀄리티를 유지해왔던 <구가의서>였기 때문에, 갑자기 허무맹랑해져버린 <구가의서>의 23회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액션보다 최강치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구가의서>라고 하나, 이승기 등 주연배우의 열연에도 불구 액션은 어린이용 드라마를 보는 것 같고 가장 손에 땀이 쥐어져야할 시기임에도 불구, 그 긴장감을 방해하듯이 컷과 컷의 전환은 휙휙, 뚝뚝 끊긴다. 이제 마무리를 지어야할 <구가의서>임에도 불구, <구가의서>는 아직도 할 이야기가 상당히 남아보인다. 


그나마 산으로 간 <구가의서>를 살리는 힘은 배우들의 몫이다. 유동근과 이성재의 카리스마도 압권이지만, 무엇보다도 주연배우 이승기의 성장세가 놀랍다. 안정된 발성과 안면근육을 전면 활용한 이승기의 자유자재 표정연기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슬픈 최강치의 고뇌와 감정을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지난 23회에서 최강치는 자신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연이어 위험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울분을 토하는 장면이 더러 있었다. 우사인 볼트가 울고갈 정도로,이야기에 제대로 몰입될 새없는 폭풍전개를 보인 와중에도 이승기의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게 충분하다. 


자칫 반인반수의 신파로 흘러갈 수 있었던 위험천만한 이야기가 진정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건강한 성장이야기로 입지를 굳혔었던 배경은, 최강치만큼이나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산증인 이승기의 공이 크다. 


비록 드라마는 종영을 한회 남겨두고, 아쉬움을 많이 남겼지만 그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 최강치 그 자체가 되었던 배우 이승기는 빛났다. 이승기와 이성재, 유동근. 그리고 지난 22회까지 <구가의서>를 빛낸 최진혁, 윤세아가 보여준 열연. 그리고 매회 화제를 불러일으킨 명장면 퍼레이드에 걸맞게 오늘 방영되는 마지막회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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