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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보영, 이종석 키스보다 인상 깊은 진실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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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서 침묵해야하는’ 부제로 시작한 SBS 수목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14화는 진실을 알리는 것이 두려워진 박수하(이종석 분)과 서도연(이다희 분)에게 진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갈등하는 장혜성 변호사(이보영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억이 돌아오면서, 타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이 다시 발동한 수하. 하지만 예전과 달리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까지 낱낱이 들춰보는 자신의 남다른 능력이 무섭게 느껴진다. 때문에 수하는 눈앞에 펼쳐지는 진실 앞에서 때때로 눈을 감는다. 민준국(정웅인 분)과 자신의 아버지와 얽힌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말이다. 


신상덕(윤주상 분) 변호사와 함께 25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황달중 변호를 맡게 된 장 변호사는 황달중 사건에 있어서 가장 핵심인 서도연에게 그동안 숨겨왔던 놀라운 비밀을 알려야하는지 고민한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치열하고도 최악의 라이벌 도연이지만, 타고난 핏줄도 스펙이라고 믿고 잘 살아왔던 그녀를 혼란에 빠트리고 싶진 않다. 설상가상으로 황달중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황달중에게 억울한 옥살이를 시킨 주범 서대석(정동환 분)을 처벌할 길은 없다. 


골드 미스와 상큼한 연하남의 달달한 로맨스를 내세우면서도,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답게 법정 드라마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황달중 사건’을 통해 오판을 내렸음에도 판사에게 법적 책임을 물 수 없는 현실을 여실히 꼬집는다. 


심각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도, '짱변' 혜성과 수하의 달콤한 키스와 김민종과 엄기준 등 적재적소 초특급 카메오 활용으로 분위기 전환을 꽤하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한 회에 무려 여러 장르의 실험적 시도가 벌어지면서도, 어지럽고 산만하기보다 안정감 있고 몰입도 높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지난 18일에 방영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짱변과 수하의 달달 키스였다. 





“수하야. 널 좋아해. 동생으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널 좋아한 다음부터 니 능력이 싫고 무서워. 들키고 싶지 않은 생각들이 많아져서 불안해. 그런 생각들을 들킬 때마다 네가 원망스러워질 것 같아. 그 원망들이 널 다치게 할 걸 생각하면 끔찍해. 그것 말고도 우린 안되는 이유가 아주 많아. 언젠가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도 좋아해. 많이. 그러니까 끝을 생각하면서 이 시간을 어정쩡하게 보내지 말자. 얼굴보고 웃을 거 웃고 얘기할 거 솔직히 얘기하고 그렇게 지내자.” 





행여나 자신의 속마음을 읽는 수하가 자신 때문에 상처받을 까봐, 애써 수하를 멀리하면서도, 그럼에도 수하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짱변의 고백은 넒은 포용력을 가진 누나만이 보일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이었다. 그렇다면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 가사 중 “너라고 부를 께.”를 몸소 실행 중인 요즘 대세 이종석의 박진감 넘치는 애정 표현은 또 어떤가. 이보영과 이종석의 달달한 키스에 18일 밤 잠 못 이루는 여인들 많았을 법도 하다. 





작년 인기리에 방영한 <신사의 품격> 최윤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따온 김민종의 깜짝 출연과, 쪼잔한(?) 변호사로 분한 엄기준의 카메오 등장도 <너목들>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하지만 <너의 목소리가 들려> 14회는 오직 이보영과 이종석의 키스. 김민종과 엄기준만 존재하지 않았다. ‘추억 속이라는 침묵 속에서 침묵해야하는’ 부제 속에서 장변과 수하는 ‘진실’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에 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한다. 거기에 수하와 민준국 간의 얽힌 어느 정도 진실을 알고 있는 차관우 변호사(윤상현 분)은 때로는 세상에 알릴 필요가 없는 진실이 있다고 수하에게 충고를 건넨다. 


수하의 고통스러운 독백대로, 진실을 알리는 것은 언제나 고통스럽고 괴롭다. 때로는 눈앞의 진실을 외면하고 선의라는 거짓말을 택하는 것이 세상의 갈등을 잠시 봉합하고 평화롭게 할 수 있겠다. ‘진실’을 알리려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떠난 아픔이 있는 혜성과 수하인터라 그 말 못할 고통은 민준국의 살벌한 추격보다 그들 스스로를 옭매인다. 


그러나 진실을 볼 수 있는 수하가 잠시 타인의 솔직한 목소리를 회피하려고 하려던 찰나, 수하와 달리 진실을 쉽게 볼 수 없는 수하의 ‘짱다르크’ 혜성은 수하보다 진실을 쫓고 있었다. 혜성 스스로 그 진실의 문을 열기까지, 여러 많은 생각들이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진실의 1%을 쫓다가 언제나 그 결정을 후회했다는 혜성. 허나 혜성은 그 반대의 생각을 했다면 더 후회했을 추가의 1%을 생각하고, 당당히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다. 





잘못을 했다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것. 눈앞의 뻔히 보이는 진실도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거짓’으로도 둔갑되거나 외면당하는 일이 빈번한 요즘. 달달한 연상연하 로맨스 속에 숨겨진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진짜 속마음이 사람의 마음을 차분히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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