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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스타트렉 다크니스. 웰메이드 블록버스터의 모범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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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온전히 감상하기 이전까지는, 솔직히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가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베네딕트가 영국 드라마 <셜록 홈즈>로 전세계 여성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전형적인 영국 귀족의 매력을 가진 스타는 맞지만,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전세계를 대표하여 우주를 항해하지만, 지구를 공격하는 불온 세력(??)으로부터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USS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 커크(크리스 파인 분)과 스팍(재커리 퀀토 분)의 무용담 영화 아닌가.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난 이후, 영화관 한 켠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베네딕트의 단독 사진이 그제야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 물론 여전히 리부팅된 <스타트렉> 시리즈는 J.J. 에이브럼스, 그리고 메인 포스터 위칸을 장식한 크리스 파인, 재커리 퀸도, 조 샐다나의 영화이지만, 적어도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미래 지구를 지키는 USS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을 공격하고 교란시키는 베네딕트의 영화이기도 하다. 





조직의 필요에 의해 인간병기로 고도로 훈련받아오다가, 그 사람이 영웅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돌아온다는 설정은 더 이상 <스타트렉 다크니스>에만 유효하지 않다. 가까운 예로 <007 스카이폴>이 그랬고, 최근 한국 박스오피스를 휩쓴 <아이언맨3>에서 토니 스파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을 위협하는 악당도 과거 토니에게 무참히 거절당한 아픔이 있는 킬리언(가이 피어스 분)이다. 


하지만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존 해리슨 아니 칸(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은 단순히 히어로에게 시련을 주는 악당에서 벗어나, 관객들을 여러번 속이는 영리한 두뇌 작전을 감행한다. 여기서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블록버스터 마니아들은 물론, 대규모 물량공세의 블록버스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관객들, 평단에게도 큰 호응을 얻는 이유다.





거기에다가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존 해리슨의 공격 이후 진정한 엔터프라이즈호 함장으로 변모한 커크를 통해 최악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조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보호하는 진정한 리더십의 자세를 보여준다. 엄밀히 말하면 <스타트렉 다크니스> 초반만 해도 자만심에 넘치고 다소 자기 중심적인 커크는 유능하긴 했지만, 나름 우주선이란 큰 조직을 이끄는 믿음직스러운 수장과는 영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조직의 룰을 어기면서까지 스팍을 구해낸 커크의 리더십은 엔터프라이즈 선원들에게 믿음을 주었고, 필요에 따라 자신의 권력을 분산시키줄 아는 커크의 판단력은 선원에게 위기의 엔터프라이즈호를 끝까지 지키는 막중한 책임감을 스스로 가지게 한다. 


아이맥스3D로 제작된 블록버스터답게, 할리우드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화려한 시각적 볼거리도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역시나 아이맥스3D로 제작되었지만, 시각적 쾌감과 달리 3D 효과가 두드러지 않았던 <아이언맨3>에 비해,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라이프 오브 파이>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효과적인 3D를 보여준다.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릴과 재미를 즐기고 싶은 관객들도, 다소 철학적인 메시지를 보고픈 관객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스타트렉 다크니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수확은 드디어 이번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통해 커크 함장 크리스 파인이 차세대 할리우드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히어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천재가 즐비한 할리우드에서도 촉망받았던 감독 J.J. 에이브럼스 위상이 더 올라가고, 크리스 파인, 재커리 퀸도, 조 샐다나의 가치는 높아지고, <다크 나이트>의 조커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악인임에도 매력적이고 섹시하기까지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그렇다고 영화 속 칸의 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눈을 호강시키는 감각적인 영상미와 2시간 12분에 가까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까지. 잘 만든 SF 블록버스터의 모범 사례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한 줄 평: 잘 만든 SF 블록버스터의 모범 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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