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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슈퍼스타K5 한경일 '내 삶의 반'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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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슈퍼스타K5>에 보컬 강사로 일하는 평범한 30대 참가자인 줄 알았던 박재한이 한경일이라는 진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스튜디오는 물론 인터넷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가 누구인지 진작에 몰라보고, 노래가 느끼하고, 노래방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그의 노래를 평한 조권은 방송 다음날 후폭풍에 시달려야했다. 심사위원 이승철은 박재한에게 묻는다. 왜 한경일이라고 진작 말하지 않았나고. 한경일. 아니 박재한의 대답은 이렇다.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슈퍼스타K5>로 얼굴을 비춘 한경일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슈퍼스타K5> 방영 직후, 10년 전 발표된 노래가 다시 주요 음원 차트 실시간 차트에 오르더니, 그 인기에 힘입어 한경일은 다시 '내 삶의 반'을 지금의 목소리로 재녹음하여 음원으로 발매하였다. 최신 유행곡에 민감한 카페 내에서도 '내 삶의 반'이 자주 들리는 것을 봐서 이 노래가 요즘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 가능한 정도다. 





한경일 외에도 <슈퍼스타K>에 모습을 드러낸 옛 가수(?)는 꽤 있었다. 샤크라 출신 보나도 아주 잠깐이지만 <슈퍼스타K2>에 출연했었고, 한경일 외에도 한스밴드 출신 김한샘이 <슈퍼스타K5>에 출연,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단순히 옛 기억을 더듬어가는 수준이 아닌, 10년 전 노래까지 주목받게 하는 케이스는 한경일이 유일했다. 


사실, 한경일처럼 그간 활동이 뜸했던 실력파 뮤지션들이  MBC <일밤-나는 가수다>,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등 서바이벌 형식의 음악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다시 대중들의 재주목을 받는 사례는 최근까지 종종 있어왔다. 





그런데 한경일은 기존 가수들이 출연하는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이 아닌 실력파 아마추어를 발굴하는 목적이 큰 <슈퍼스타K5>에 참가자로 출전하는 모험을 벌인다. 물론 <슈퍼스타K3>에 출전하기 전부터 이미 프로급 실력을 갖추었고, 공연 경험도 풍부했던 그 해 시즌 우승팀 울랄라세션을 순수한 아마추어 참가팀으로 보긴 어렵긴 하지만, 한경일은 '내 삶의 반'으로 잠시나마 큰 사랑을 받았던 유명 가수가 아닌가. 


비록 심사위원들은 박재한의 노래에 큰 점수를 주진 않았지만, 한경일은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도 노래 잘하는 발라드 가수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절찬리에 방영 중인 <불후의 명곡>에 나가도 충분히 대접받을 법한 네임벨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박재한은 기존 한경일이 가지고 있던 모든 어드벤티지를 뒤로 하고 <슈퍼스타K5>에 참가하였다. <슈퍼스타K5> 방영 직후, 한경일이 슈스케에 등장했다는 소식만으로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은 차치하고, 새파란 어린 아이돌 후배한테의 혹평도 감수하고,  평범한 참가자 중 하나로 등장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다. 


그 동안 시야에 감춰진 한경일 그리고 그의 10년 전 노래까지 주목받은 비결은 한경일이 일종의 쪽팔림을 무릅쓰고 <슈퍼스타K5>에 출연한 것만은 아니다. 그의 <슈스케> 출연이 그를 다시 조명케 하는 촉매제는 되었을 지 언정,  만약 한경일이 한 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잊혀진 그런저런 가수였다면, '내 삶의 반'도 잠시 뇌리에 스쳐갈 수준의 노래였다면, 한경일은 <슈스케>에서 흔히 있는 지나가는 이슈메이커 정도로 불과 하루 만에 잊혀졌을 것이다. 


10년이 지난 뒤 2013년 대중들의 감성에도 맞는 훌륭한 명곡인데, 이렇게 노래 잘하는 가수가 지금까지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 천편일률 아이돌 음악에 염증을 느낀 대중들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갈망이 빚은 '내 삶의 반' 재 인기 비결. 


그러나 이와 비슷한 이유로 <나는 가수다>가 사회를 뒤엎을 만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허무하게 잊혀지고, <불후의 명곡>이 나름 바톤을 잘 이어받아 문명진, 알리 등 실력파 뮤지션 재발굴에 큰 기여를 한다고 하나 여전히 아이돌 위주로 흘려가고야 마는 2013년 대중가요 트렌드 속에 헬리 행성처럼 재등장한 한경일, 그리고 '내 삶의 반'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 가수의 등장에 환호하며, 그들의 입지를 좁게 한 가요계 풍토에 잠시 분노를 하지만, 결국 자신을 경쟁의 벼랑 끝에 내몰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제2의 임재범, 한경일과 같은 사례를 반복시킬 수 밖에 없는 가요계와 사회. 우리는 그렇게 실력이 있음에도 뜻하지 않은 불운으로 마이크를 잡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채 잊혀질 수 밖에 없었던 한 가수의 필사적인 재기와 마주하고 있었다. 





그의 힘찬 날갯질을 응원하는 대중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슈스케> 출연 이후,  10년 전 노래마저 다시 재히트시키는 한경일이 <슈스케>를 계기로 다시 왕성하게 활동하는 좋은 가수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그의 아름다운 재도전이 잠시 일시적으로 부는 돌풍이 아닌, 오래 지속되는 따스한 햇볕으로 영원히 기억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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