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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엔더스게임. 전사에서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소년의 성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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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계 종족 '포믹'과의 전쟁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인류는 언제 지구를 다시 공격할 지 모르는 포믹의 2차 침공을 막아나기 위해 우주 함대의 조종을 맡을 소년병 양성에 총력을 기울인다. 


세계 각국에서 엄선하여 선발된 소년병들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이는 뛰어난 두뇌와 천재적 지략을 가진 엔더(아사 버터필드 분). 그라프 대령(해리슨 포드 분)의 눈에 띈 엔더는 그라프 대령의 적극적인 지지 하에 우주함대 최고의 지휘관이 되어, 인류 미래가 걸린 최후의 반격에 도전한다. 





1985년 출간되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SF 판타지 소설 <엔더의 게임>을 영화화한 <앤더슨 게임>은 서로 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치열한 상황에서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소년의 성장담이다. 


어릴 때부터, 포믹을 물리치기 위한 군인으로 양성되는 소년, 소녀들에게는 그 어떠한 개인적 자유도 허용되지 않는다. 오로지 그들에게는 서로를 밟고 이겨 최종 목표 '지휘관'이 되는 꿈만 주입될 뿐이다. 상식적인 논리라면 결코 전투에 참여하지 않아야하는 소년병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명분은 딱 하나. 언제 다시 지구를 침공할 지 모르는 포믹의 공격이다. 





오슨 스콧 카드의 원작 소설이 리더십, 심리학 교육서로 큰 사랑을 받았다면, 스크린으로 옮겨진 <엔더의 게임>은 공교롭게도 현실을 빗댄 텍스트로 해석될 여지가 높다. 포믹에게 수천만의 무고한 시민들을 잃은 인류는 남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포믹에 대한 공포심과 복수심을 세뇌시킨다. 포믹이 다시 지구를 공격하기 전에, 포믹을 먼저 섬멸해야한다는 논리는 군인이 중심이 되어 그 어떤 비판도 수용하지 않는 일종의 독재 전시 체제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다양한 꿈을 가져야할 아이들이 다수의 인류를 지킨다는 명분 하에 살인병기로 키워지는 과정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엔더를 함대 사령관의 길로 인도하는 그라프 대령은 보통 성장영화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한 멘토와 영 거리가 멀다. 오히려 엔더가 더 냉혹한 사령관으로 성장하라는 뜻에서 더 극단적인 환경으로 밀어 넣는다.  





훈련 과정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모순과 부조리에도 소년병들은 질문조차 할 수 없다. 그저 상부가 시키는 명령에 충실히 복종해야한다. 같이 훈련받는 소년병들은 동료, 친구가 아닌 반드시 이겨야하는 라이벌, 적일 뿐이다. 


포믹을 물리치는 함대의 최고 지휘관이 되기 위해 서바이벌 형식으로 서로 간의 살벌한 대결도 마다하지 않는 소년병들의 운명은, 무기 대신 책을 들었을 뿐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동급생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대한민국 청소년들과 오버랩된다. 


타고난 두뇌와 숨길 수 없는 살인 본능으로 포믹을 물리칠 지휘관으로 선택받은 엔더가 철저히 엘리트리즘에 입각하여 소년병들을 훈련시키는 기존 군인들과 달리, 팀워크를 중시하고, 팀원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진정한 리더로 성장한다는 스토리는 입시 경쟁에 지친 청소년들의 심신을 달래주는 교육서로서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포믹을 죽이기 위한 최종 병기로 자라난 엔더가 무조건 포믹 박멸을 주장했던 윗 세대와 달리, 전쟁이 아닌 대화로 포믹과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은 안정된 체제 유지를 위해 적에 대한 공포심과 적개심을 효과적으로 주입시키고자 하는 현 지구촌 모습에 은은하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작과 달리 어린 소년이 혹독한 훈련을 거쳐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갖는 고민과 진지한 고뇌에서 오는 깊이는 느낄 수 없지만, 그 이상의 담대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년의 성장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영화다.


한 줄 평: 묻지마 포믹 퇴치 양성소에서 찾은 한 떨기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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