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신의 계시를 받은 유일한 인물 노아(러셀 크로우 분)가 대홍수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거대한 방주를 지었다는 성경 속 이야기는 상당히 유명하다. 하지만 영화 <노아>는 노아가 노아의 방주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전부가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방주에 올라타게 되었지만, 신이 노한 인간의 죄악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갓 태어난 자신의 손녀에게까지 칼을 겨눴던 한 남자의 이야기. <더 레슬러>, <블랙스완> 대런 아로노프프스키가 새롭게 재해석한 <노아>의 삶은 성경 속 구설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성경 속 유명한 인물을 그려냈기 때문에, 영화 <노아>는 종교적 색채가 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이기 때문에,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도 극장으로 끌여 모아야한다. 때문에 <노아>는 스펙타클한 요소로 종교 영화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할리우드 최고의 스태프가 대거 참여하고, 매 씬마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남다른 공을 들였다는 <노아>는 대홍수와 방주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상상 이상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마치 트랜스포머의 로봇을 보는 것 같은 '감시자들'의 존재도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영화 <노아>에서 가장 눈여겨봐야할 대목은 새롭게 부각된 '노아' 캐릭터다. 창조주에게서 세상을 구할 유일한 인물로 낙점받은 노아는 신을 향한 믿음이 굳건하다. 하지만 그 믿음이 맹목적인 탓에 그를 열렬히 지지하던 가족들마저 등을 돌릴 정도로 고지식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성경 창세기에 따르면 노아는 창조주의 말을 잘 따르는 선한 인물이다. 하지만 신의 계시를 따른다는 명분 하에, 신이 시키지 않는 끔찍한 일조차 서슴지 않고 행하고자 하는 그의 신념은 숭고함을 넘어 섬뜩하게 보여질 정도다.
성경의 인물과는 달리 다소 복잡해보이고 입체적으로 보이는 노아를 만들어 내기위해,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방주에 올라 타 내릴 때까지 단 한마디의 대사도 나와 있지 않은 성경을 수 천 번 읽고 상상하며, 성경에는 드러나있지 않는 노아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었다. 제작사 파라마운트픽처스까지 설득시킨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집요한 영화관이 새롭게 재탄생한 노아에 강한 생명력을 부여하였다. 3월 20일 전세계 최초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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