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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살고자 하는 매튜 매커너히의 강렬한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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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방탕한 생활과 함께 로데오를 즐기는 전기기술자 론 우드루프(매튜 매커너히 분)은 1980년대 미국 남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전형적인 마초다. 그런데 세상 그 누구보다도 게이를 혐오했던 론이 동성애자만 걸릴 줄 알았던 에이즈에 감염되어 고작 30일만 산다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게된다. 





어떻게든 더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론은 당시 FDA에서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AZT'를 몰래 사들여 대량 복용하지만, 그 약물이 에이즈 치료에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에는 미국에서는 금지된 약물을 다른 나라에서 밀수한다. 그리고 그 약물을 본인처럼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회원제 형식으로 암암리에 팔기 시작한다. 이름하여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말이다. 


지난 2일(현지시각)에 열린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매튜 매커너히와 자레드 레토에게 각각 남우조연상, 남우주연상을 안긴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다. (<노예12년>도 그렇고, 유독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각광받았던 86회 아카메디 시상식이다) 1980년대 중반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은 실화 주인공은 실제로 에이즈 환자들을 대상으로 FDA에서 허가받지 않은 에이즈 치료약을 판매하였고, 병원에서 선고한 기간보다 무려 7년 이상을 살았다고 한다. 





영화의 주인공 론은 에이즈 선고를 받기 전까지만해도 동성애 혐오론자에 가까웠다. 에이즈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동성애를 향한 론의 시선은 변함이 없다. 다만, 살기 위해서 에이즈에 걸린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을 뿐이다. 


에이즈 감염 사실이 밝혀진 이후, 직장, 동료에게 외면받은 론은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생명도 유지해나갈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에이즈 치료약을 밀반입하여 팔기 시작했다. 





당연히 약물 반입 및 판매에 대해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FDA가 론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가만히 놔둘리가 없다. 하지만 FDA에서 허가받은 'AZT'의 효과에 대해서 의문점을 제기하는 론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틈만 나면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약물을 압수해가는 FDA의 조치에도 불구, 론은 자신의 입장을 굳히지 않는다. 


미 FDA에서 허가받지 않은 약물을 밀반입하여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론의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다. 하지만 론이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열게된 것은 일종의 생존을 위한 타개책이다. 물론 생계를 이유로 모든 불법 행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살기 위해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운영했던 론의 행위는 에이즈에 감염된 동성애자들에게 큰 반항을 얻게 된다. 





론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이 번창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파트너 레이언(자레드 레토 분)의 공이 크다. 여장남자로 살고있는 레이언 역시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다. 우연히 론을 병원에서 만난 레이언은 동성애를 혐오하는 론의 마초적인 성향에도 불구, 그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 론에게 티격태격 거리면서 물심양면으로 론의 사업을 도와주는 레이언의 새침한 매력은 짐짓 지루하게 흘려가는 영화에 상큼한 활력소로 작용한다. 


에이즈에 걸린 마초가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밀수 약물을 판매한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롭긴 하지만, 한 인물의 굴곡진 삶을 차분히 관망하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보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순전히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다. 





극 중 에이즈에 감염된 '론'으로의 완벽 변신을 위한 매튜 매커너히의 체중감량이 화제가 되었지만, 그것보다 돋보이는 것은 매튜의 연기다. 영화 속에서 매튜 매커너히는 매튜 매커너히가 아닌 '론 우드루프' 그 자체가 되었다. 그리 많지 않은 등장에도 불구, 론의 조력자이자 그를 흠모하는 독특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뽐낸 자레드 레토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이 거둔 최고의 수확이다. 


매튜 매커너히와 자레드 레토는 아카데미 시상식 외에도,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사이좋게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이견없이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모두가 선택한 두 남자의 차기 행보가 궁금하다. 





한 때 너무나도 잘생기고 섹시한 얼굴 때문에 오히려 연기력이 저평가되었다는 매튜 매커너히의 변신은 무죄다. 3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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