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에서 생선 장수를 하는 평범한 가장 루치아노(아니엘로 아레나 분)은 가족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이탈리아 유명 리얼리티 쇼 ‘빅브라더’ 지역 예선에 참가한다. 지역 예선 합격 이후, 본선 오디션까지 치룬 루치아노는 ‘빅 브라더’에 참가할 꿈에 부풀러 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합격 소식은 오지 않는다. 오매불망 ‘빅 브라더’ 전화만 기다리던 루치아노는 스타 강박증에 점점 이성을 잃고 만다.
한 때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디션 열풍은 비단 한국에서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 2008년 영화 <고모라> 이후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이후 <리얼리티:꿈의 미로>로 다시 관객들 곁으로 돌아온 마테오 가로네의 선택은 TV쇼였다.
리얼리티 쇼 ‘빅 브라더’를 즐겨보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스타를 동경하던 루치아노의 가족들은 마을의 재간둥이었던 루치아노가 ‘빅 브라더’ 오디션에 참가하길 강하게 소망한다. 루치아노 역시 ‘빅 브라더’의 우승자처럼 유명인사가 될 것이라는 가족들의 믿음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은 수많은 대중들에게 ‘당신도 스타가 될 수 있음’을 끊임없이 주입하였다.
하지만 리얼리티 오디션에 참가한 모두가 스타가 될 수는 없는 법.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꿈을 안고 ‘빅브라더’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끝내 ‘빅브라더’의 선택을 받지 못한 루치아노는 충격에 정신을 잃는다.
오디션 프로그램 속 스타탄생을 보고, 자신도 스타가 되길 희망하였지만 결국 큰 상처만 받은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마테오 가로네 감독이 관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명확하다. TV 프로그램이 대중들의 꿈과 생각을 좌지우지하는 시대. 마테오 가로네 감독은 미디어에 중독된 대중들의 모습을 냉철하게 꼬집는다.
영화 내용 외에도 흥미로운 점은 극중 주인공 루치아노로 열연한 배우 아니엘로 아레나의 특이 이력이다. 전직 마피아 출신으로 현재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볼테라 감옥에서 수감 중인 아레나는 수감자 극단에서 활동 중, 가로네 감독의 눈에 띄어 <리얼리티:꿈의 미로>에 출연하게 된다. 스타가 되길 원했지만, 그 꿈이 좌절된 이후 좌절한 평범한 남자를 연민적으로 그려낸 아레나의 탁월한 연기력은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4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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