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계에서 주목받던 브라질 출신 사진 작가 빅 무니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에서 일하는 카타도르(재활용 픽커)과 함께 새로운 작업을 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과 접촉을 시도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호의적으로 빅 무니즈의 작업에 응한 ‘자르딤 그라마초’ 카타도르들은 적극적인 자세로 평생 주어오던 재활용 쓰레기들로 자신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아름답게 꾸민다. 그리고 빅 무니즈와 카타도르들이 함께 어울려 만든 작품들은 전세계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극찬을 한 몸에 받는다.
제목 <웨이스트 랜드> 그대로, 다큐멘터리 영화 속 배경인 자르딤 그라마초는 쓰레기 천국이다. 그 속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카타도르는 브라질 내에서도 극빈민층에 속한다.
하지만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자르딤 그라마초 카타도르의 대다수들은 자신들의 직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협회를 만들어 카타도르의 권리를 증진시킬 꿈도 있었다.
싱파울루 빈민가 출신으로서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빅 무니즈의 쓰레기 프로젝트는 자르딤 그라마초의 카타도르들의 삶을 180도 바꾸어놓았다. 빅 무니즈 기대 이상으로 작업에 참여한 카타도르들은 직접 작품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쓰레기 속에 묻어두었던 꿈을 다시 꾸게되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도 회복하게 된다.
쓰레기 프로젝트를 통해 삶이 달라진 것은 카타도르에게만 국한된 변화가 아니었다. 카타도르와의 작업을 통해 빅 무니즈는 꿈이 있는 삶이 모든 것을 가진 삶보다 아름답다는 진리를 깨닫는 동시에, 대중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예술의 기본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도 피어난 아름다운 꿈과 기적의 힘. 보는 것만으로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어메이징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4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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