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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프랭크. 큰 탈로도 가릴 수 없었던 마이클 패스벤더의 절정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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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향한 열정은 충만하지만, 정작 재능은 없는 아마츄어 뮤지션 존(돔놀 글리슨 분)은 우연히 프랭크(마이클 패스벤더 분)가 이끄는 ‘소른프르프브스’라는 인디밴드에 키보드로 합류하게 된다. 언제 어디서나 큰 탈을 쓰면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프랭크의 천재적 재능을 흠모한 존은 프랭크가 유명해질 수 있도록 동분서주하지만, 그룹이 알려지는 것이 원치 않은 클라라(매기 질렌한 분)와 종종 충돌한다. 





<셰임>, <노예12년>, <프로메테우스>, <X맨> 시리즈 등으로 할리우드 대세 배우로 입지를 굳힌 마이클 페스벤더와 <어바웃 타임>으로 얼굴을 알린 신성 돔놀 글리슨, 제이크 질렌한 누나이자 그녀 역시 정상급 배우인 매기 질렌한이 주연을 맡은 <프랭크>는 세상 밖으로 나가기 두려워하는 천재 뮤지션과 그를 세상에 알리고픈 한 남자의 여정을 담은 음악 영화다. 


이름있는 스타 배우들이 뮤지션으로 열연하고,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최근 250만명을 돌파하며, 다양성 영화로서 유례없는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비긴 어게인>과 견주어 볼 법도 하다. 또한 두 영화 주인공 모두 주류 음악 트렌드와 달리,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현하는 인디 뮤지션들이다. 





그러나 댄(마크 러팔로 분)의 도움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뮤지션으로 발돋움하게된 <비긴 어게인>의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분)보다 <프랭크>의 프랭크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조차 힘겹다. 광장 공포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프랭크는 오랫동안 함께 활동한 팀원들에게조차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음은 물론, 심지어 샤워를 할 때도 가면을 벗지 않는다. 


프랭크의 뛰어난 재능을 발견한 존은 프랭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존 자신이 프랭크를 이용하여 유명해졌으면 하는 속셈도 없지 않으나, 어디까지 프랭크가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좋은 취지였다. 하지만 파격적인 음악을 추구하고,  광장공포증 때문에 독특한 삶의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었던 프랭크를 뼛속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존의 선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인류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을 이루는 천재에 열광한다. 하지만 그 혹은 그녀가 일구어낸 결과가 어디까지나 동시대의 트렌드와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 누구보다도 대중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고, 자신이 만든 노래가 대중들에게 사랑 받길 원하던 프랭크였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고, 보통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룰에 맞추어 살아가는 법이 익숙지 않았던 불운의 천재는 그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기도 전에 상처를 받는다. 


‘소른프르프브스’ 중에서도 유독 프랭크를 따랐던 돈(스쿠트 맥네이어리 분)은 프랭크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프랭크야말로 가장 진실된 사람이라고 말이다. 큰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티끌 한 점 없이 순수한 상태인 내면을 모두 감추지 않았기에 천재가 아닌 이상한 괴짜로 남게된 프랭크의 이야기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때로는 세상이 옳다고 믿는 보편타당한 기준이 아닌, 각 개개인의 삶을 보는 시선과 가치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넌지시 보여준다. 





영화 <프랭크>에 출연한 돔놀 글리슨, 매기 질렌한 등 주요 배우 모두 실제 인디밴드 뮤지션들을 보는 것 같은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영화 대부분 탈을 쓰고 나타나는 마이클 패스벤더이다. 


도무지 표정을 알 수 없는 큰 가면을 쓰고 있음에도,  몸짓과 목소리만으로도 보통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천재 뮤지션의 감정을 설득시키고 몰입하게 하는 마이클 패스벤더는 왜 그가 요즘 할리우드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배우인지 명백히 입증한다. 영화 마지막까지 천재 뮤지션 프랭크 그 자체였던 마이클 패스벤더는 역시 이 시대 최고의 연기 고수다.  9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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