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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불후의 명곡, 히든싱어4.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있는 신해철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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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27일, 고 신해철의 기일을 맞아, 지난 24일 KBS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와 JTBC<히든싱어4> 등 신해철을 추모하는 특집 TV 프로그램이 연이어 방영하여 눈길을 끈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 우승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신해철은 작년 10월 27일 의료 사고로 불의의 객이 되기까지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스타였다. 새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그 누구도 흉내조차 내기도 어려웠던 참신하면서도 독특한 사운드에 냉철한 시대정신까지 깃든 메시지로 중무장하였던 신해철의 음악은 80년대말, 90년대를 살았던 청춘들의 친구이며, 삶의 동반자였다. 때문에 때이른 마왕 신해철의 비보는 팬들에게 더할나위없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뮤지션을 기리기위해, <불후의 명곡>과 <히든싱어4>는 그야말로 오롯이 신해철을 위한 축제를 마련한다. 원래 <불후의 명곡>, <히든싱어4> 프로그램 자체가 경연 형식을 빌려 가요계의 한 획을 그은 유명 가수를 재조명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나, 신해철 편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단지, 이날 특집의 주인공인 신해철의 부재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남기고 간 음악메세지, 그리고 그와 함께 울고 웃었던 추억들. 이 모든 것들이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신해철을 더욱 그립게 한다. 


<불후의 명곡>, <히든싱어4> 모두 평소 프로그램 진행 방식대로 각 출연자들간의 대결로 이루어졌으며, 치열한 경연 끝에 최종 우승자가 결정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날 ‘신해철편’은 누가 더 노래를 잘하고, 우승을 거머쥐었는가 등의 결과는 정말 중요하지 않았다. 신해철과 그의 노래를 기리는 자리에서 모든 가수와 모창능력자가 한 마음 한뜻으로 신해철을 생각하며 그의 노래를 불렀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요, 잠시나마 신해철이 팬들 곁에 없는 아쉬움을 덜게 한다. 


하지만 오직 신해철을 위한, 신해철 헌정 방송에 응당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함께 축배를 들어야할 신해철은 그 자리에 없었다. 평소 위트넘치고, 재미있는 일상을 추구했던 고인의 뜻을 받들여 최대한 유쾌하게 진행한다고 한들, 불현듯 보는 이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신해철의 부재. <불후의 명곡>, <히든싱어4>를 통해 다시금 신해철을 떠올리면서 그의 노래를 함께 따라부르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오늘날 신해철을 있게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부터 <히든싱어4> 미션곡으로 소개된 ‘재즈카페’, ‘날아라 병아리’,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그 외에도 ‘도시인’, ‘안녕’, ‘일상으로의 초대’, ‘인형의 기사 part2' 등 셀 수 없이 많은 명곡을 남긴 신해철은 그야말로 9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뮤지션이다. 


그러나 기일 1주년을 앞둔 지금, 고인을 그 어느 때보다 미치도록 그립게하는 것은 그가 만든 훌륭한 음악뿐만은 아니었다.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날서면서도 애정어린 일침을 날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신해철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저명한 뮤지션 그 이상이었다. 





때로는 신해철 특유의 날카롭고도 단호한 어투때문에 호불호가 엇갈렸고, 수많은 논란이 뒤따르기도 하였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처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임팩트를 남기면서도, 논리정연하고 그 와중에도 세상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았던 논객도 드물었다. 


뮤지션이기 이전에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순된 현실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고자 했던 신해철.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2015년 10월. 그런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폐부를 찌르곤했던 신해철 특유의 독설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보이는 요즘이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고인의 흔적을 더듬기 위해 <불후의 명곡>, <히든싱어4>에 나오는 신해철의 음악을 듣고 따라 부르며, 위대한 뮤지션이면서 뛰어난 논객이었던 신해철을 기억하고자 한다. 


오랜 세월 청춘들의 정신적 지주로 무병장수할 줄 알았던 신해철이 없는 혼란한 세상을 어떻게든 견뎌내야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지만 큰 위로. 비록 신해철은 아쉽게도 그 자리에 없었지만, <불후의 명곡>, <히든싱어4>로 다시 들을 수 있었던 그의 노래와 목소리와 주옥같은 메시지는 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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