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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님과 함께2'. 대놓고 쇼윈도 부부 지향하는 윤정수, 김숙에게 느껴진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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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JTBC <님과 함께>의 컨셉은 “우리 재혼했어요.” 즉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혼자가 된 연예인들이나 명사들이 가상 부부로 출연하는 재혼 프로젝트 였다.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자들이나 주요 타켓 시청자 연령대 모두 중장년층 이상으로 설정한 이 가상 재혼 프로그램은 시즌 말미 박준금과 지상렬, 이상민과 사유리, 김범수와 안문숙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박준금과 이상민, 김범수는 이혼을 겪었지만, 상대 파트너는 결혼한 경험이 없는 싱글 이었다. 가상 결혼 프로그램의 원조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달리 상대적으로 농익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님과 함께>는 평균 4%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탄하게 시즌 1을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최고의 사랑’이라는 부제를 달며, 시즌2로 돌아온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는 더 이상 출연 커플들을 재혼으로 국한하지 않는다. 시즌2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시즌1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김범수-안문숙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들과 함께 출연했던 장서희와 윤건은 모두 미혼이다. 그리고 지금 <님과 함께2>에 출연 중인 윤정수와 김숙, 얼마 전에 하차한 기욤 패트리, 송민서, 그리고 향후 프로그램에 가상 부부로 모습을 드러낼 허경환, 오나미 또한 결혼 경험이 없는 싱글이다. 


이제 ‘재혼’으로 주제를 특화 시키지 않는 <님과 함께2>는 대신 ‘만혼’으로 프로그램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사회적 기준의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은 연예인들의 가상 부부 체험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종종 다루어왔다.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영하는 SBS <불타는 청춘> 또한 싱글 중년 스타들의 연애담을 보여 준다. 하지만 여타 가상 연애 프로그램과 달리, <님과 함께2>가 더 독특하게 다가오는 건, 현실과 가상을 분명히 규정짓는 윤정수, 김숙의 솔직한 태도에 있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상 부부에게 실제 커플처럼 보여지는 연기를 주문하는 <우리 결혼했어요>는 방송에 출연한 이들 중 누군가의 결혼, 연애 소식이 들릴 때마다 항상 프로그램 진정성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물론 출연 가상 부부들의 진지한 열연이 돋보였던 <님과 함께> 또한 얼마 전 김범수가 일반인 여성과 결혼을 발표했을 때, 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처럼 보였다. 그래서 <님과 함께2>는 보다 리얼한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커플인 기욤 패트리와 송민서를 출연시킨다. 


그런데 실제 커플을 투입 했음에도 불구, 시청자들의 관심은 카메라에 대놓고 당당히 “우리는 비즈니스 커플.”로 선을 긋는 윤정수와 김숙에게 향한다. 스스로 쇼윈도 커플이라고 규정하지만, 이 커플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는 뜨겁다. <님과 함께2> 시청률이 7%가 넘으면 진짜 결혼 하겠다는 윤정수와 김숙의 폭탄 공약에 하루 빨리 시청률이 7%가 넘어야한다고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도 상당하다. 





이 ‘쇼윈도 커플’에 대한 관심을 반영 하듯이, 지난 5일 방영한 <님과 함께2>는 전체 방송분량을 윤정수, 김숙 커플 이야기로 채웠다. 크게 겨울 캠핑, 신혼집 세트장에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김숙 후배들의 이야기로 나눠진 이날 방송은 ‘가모장’ 김숙과 집에서 살림하는 남편 윤정수 캐릭터가 도드라지는 한 회 였다.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가모장’의 권위를 과시하는 김숙은 가부장제의 폐해를 절묘하게 뒤집은 ‘사이다’ 캐릭터로 통한다. 반면 “남자는 조신하게 집에서 살림만 해야한다.”는 김숙의 타박을 묵묵히 들어주며, 김숙 외조에 전념하는 윤정수는 그간 연예인 가상 부부 체험 프로그램에서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전업 주부의 애환을 여실히 보여 준다. 기존의 성역할을 완전히 바뀌어놓은 윤정수, 김숙의 가상 부부 생활은 스스로를 ‘쇼윈도 부부’로 규정짓는 이들의 패기와 함께 기존의 가상 부부 프로그램들과 독특한 차별점을 이루는 성공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이들의 가상 결혼 생활에 웃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선후배 사이로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온 윤정수와 김숙은 ‘가모장적’이라는 억압적인 상황을 연출 하면서도, 부부 생활의 기본인 서로에 대한 존중과 상대방을 향한 최선을 잃지 않는다. 가상 결혼 생활을 시작하며, ‘절대 사랑에 빠지지 않기’를 조건으로 내세운 두 사람이지만, 녹화 내내 서로를 살뜰이 챙기는 윤정수와 김숙 사이에는 다정한 척 하는 연기로는 도통 느껴지지 않는 끈끈한 정이 묻어난다. 대놓고 ‘비지니스’, ‘쇼윈도'로 규정짓지만, 그 어떤 연예인 가상 부부들도 보여주지 못한 감정의 진정성을 보여준 윤정수, 김숙의 가상 결혼 생활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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