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나를돌아봐. 이경규 박명수 왜 이제야 만났을까.

반응형

지난 29일 방영한 KBS <나를 돌아봐>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이경규, 박명수가 각각 매니저로 모시고 있던 조영남, 김수미가 하차를 하고, 이경규와 박명수가 한 팀을 이룬 것. 그런데 이번에는 박명수의 선배인 이경규가 박명수의 매니저 노릇을 해야한다. 이경규 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그보다 한참 선배인 조영남의 매니저 이었기 때문에, '그럴러리.'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까마득한 후배 박명수를 모셔야 한다고 하니, 참았던 분통을 터트린다. 





반면, 박명수는 이경규가 자신의 매니저가 된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이경규의 '호통 수제자'로도 유명한 박명수에게 이경규는 개그의 멘토이자, 어려운 선배, 그리고 맺힌게 많은 선배이다. 박명수의 회고에 따르면, 박명수가 신인 시절, 예나 지금이나 잘나갔던 이경규는 후배들에게 참으로 뭘 많이 시키는 하늘같은 선배 였다. 박명수의 약과를 사러 건물 밖으로 나가야 했던 이경규도 툴툴 거리며 이런 말을 했다. "(후배들의) 심부름을 한 건 처음이야." 


박명수 매니저 역할을 해야한다는 말에 심기가 불편해진 이경규는 그의 매니저로서 첫 공식 일정 자체를 펑크내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최근 MBC <무한도전-예능총회>에서 후배들을 앞에 두고, 계속 호통과 버럭을 일삼으며 큰 웃음을 선사하던 예능계의 황제, 예능계의 공자, 배려의 아이콘, 인간 손난로(?) 이기 때문에 가능한 개그 코드였다. 하지만 천하의 이경규도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어떻게든 출연하는 공중파 프로그램 중 몇 안되는 <나를 돌아봐>를 지키기 위해서 이경규는 죽어도 싫은 박명수 매니저 역할을 해야한다. 





"이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박명수는 그동안 이경규에게 제대로 벼르고 있던 모양이다. 라디오 스케줄을 앞두고, 추운 겨울 '약과 사오기'를 시키더니, 이경규가 게스트로 참여하기도 했던 라디오 생방송 중에는 계속 이경규의 호통에 쌓인게 많은 청취자들의 사연을 연이어 들려주며, 이경규를 곤경에 빠트 리기도 했다. 그리고 뒤에 가진 식사 시간에는 이경규가 박명수가 먹을 고기를 잘라주며, 그가 하는 면박을 조용히 듣는 진풍경이 이어졌다. 


이렇게 '이실장' 이경규를 대놓고 구박하는 박명수의 마음도 영 편치는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박명수에게 있어서 이경규는 가히 '신'적인 존재이다.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박명수 뿐만 아니라, 유재석, 강호동 등 현재 스타로 활동하는 모든 개그맨들의 멘토라고 불릴 정도니 방송계에서 그가 차지한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저절로 실감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능 프로그램인만큼, 연예계의 선배와 후배가 각각 매니저와 스타로 입장이 바뀌었을 때 시청자들이 기대하게 되는 웃음 그 이상을 선사한다. 게다가 이경규와 박명수는 연예계에서 '호통'으로 유명한 스승과 제자 사이인만큼, 그에 걸맞는 헤프닝이 기대되어진다. 그리고 이들은 역시 '이경규, 박명수' 다운 환상 콤비를 자랑했고, 제작 발표회 에서 부터 대형 사고를 친 조영남, 김수미 때문에 <나를 돌아봐>를 보면서 조마조마해야 했던 이들은 오랜만에 아무런 걱정없이(?) 마음껏 웃을 수 있었다. 아무리 방송에서 '버럭' 소리를 친다고 해도, 항상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선을 절대 넘지 않는 그들 임을 잘 알기에, 후배 박명수의 '하극상'이 연이어 이어지는 가운데도 불편하다기 보단 그 상황극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경규를 매니저로 만나기 전, 박명수는 이경규가 영화 <인턴>(박명수는 이 영화를 <스텝>으로 알고 있었다)의 로버트 드 니로처럼 인턴이지만, 자신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매니저가 되길 기대하고 있었다. 





반면 평소 후배 박명수를 아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의 매니저가 되어야한다는 사실에 "치욕적"이라며 울분을 터트렸던 이경규는 자신에게 호통을 치는 박명수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며, 비로소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이경규와 박명수가 만나니, 비로소 타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게 된다는 자아성찰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프로그램 기획의도가 조금씩 피부에 와닿기 시작한다. 이경규와 박명수 왜 이제야 만났을까. 굉장히 늦게 만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 에서라도 만났으니 다행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