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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아이돌 소속사. 돈이 아닌 사람으로 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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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전 해피투게더 중에 필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장면이 있었다. 먼저 운을 튼건 JYP소속 아이돌 2AM의 조권과 진운이였다. "1위를 하니 차가 바뀌고, 무엇보다도 식사 5000원 제한권이 없어졌는" 말을 듣고, 바로 한 때 JYP에 몸담았던 원투가 거들어 "너네 아직도 5000원 제한권이 있나?"고 한 뒤 JYP 시절 1위 못한 시절 설움을 토로했다. 무엇보다도 원투가 가장 서러웠던건 그 당시 잘나가는 스타였던 비와 김태우의 건강검진을 알아서 챙겨줬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C가 "우리 기획사는 아무리 적자라도 식사만큼은 양껏 먹는다. 김밥 같은 거 먹은지 오래됬고, 밥만큼은 잘먹는게 우리 기획사 신조다"라면서 같은 출연진들의 염장을 제대로 지른 것이다. 또한 그는 음반을 녹음하기 전 다른 가수들은 돈때문에 소주나 막걸리 먹는 동안 혼자 양주를 먹을 정도로 넉넉한 가수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김C의 자랑을 듣고, 그 출연진들은 바로 김C 소속사에 이적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김C 소속사가 어디나. 윤도현, 김제동...한마디로 현정부에서 싫어하는 연예인들로만 구성되어있고, 심지어 몇 년 전에는 소속사 압수수색까지 받았던. 지금 상황에서 이윤이 많이 날 턱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이 궁핍한(?)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들의 연예 활동만큼은 럭셔리하게 진행시킨다.

이번 원더걸스 부당대우 폭로사건을 듣고 의아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해피투게더의 조권의 말대로라면 원더걸스는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했다. 1위 한번했다고 차도 바뀌고, 식사제한권까지 풀어줄 정도면, 1위는 기본이요, CF매출이 30억이나 되는 원더걸스는 회사에서 건강검진도 해주고, 숙소도 좋아야한다. 물론 작년에 원더걸스 활동 당시 그들이 탄 차를 보면 호화 호텔은 저리가라 할 수준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원더걸스 영어강사가 폭로한 건 여러모로 충격이 크다. 건강검진은 커녕 하다못해 건강보험도 안들어줘서 아픈데 치료도 못받는다니.



만약 영어강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납득이 안가는 것은 아니다. 원더걸스가 한국에서는 아무리 잘나가고,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고해도 미국에서는 듣보잡 신인일뿐이다. 그리고 미국 진출하는데만도, 원더걸스가 그동안 한국에서 벌어들었던 돈 그 이상을 쏟아부어야했을 것이다. 그러나 설사 JYP에서는 원치 않았는데 원더걸스가 하도 졸라서 미국에서 활동하게되었다고해도, 건강보험도 들지 않고 불법개조한 사무실에서 지냈다는 건 인간의 도리까지는 모르겠고, 상도덕에도 어긋난 것 같다.

아이돌 하나 키우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는 것은 연예계 담당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잘 안다. 몇 년간 연습 생활에 밥먹이고, 레슨비에 그리고 숙소비용까지. 그들이 데뷔하기 전에 들었던 비용만 세면 족히 몇 억 이상은 할거다. 기획사 역시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아이돌이 데뷔하고, 그들이 그동안 투자했던 비용과 이윤까지 챙기는 건 맞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이윤 회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설사 그 아이돌이 생각만큼 뜨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대접은 해주워야한다. 성공한 아이돌이나 뜨지 못한 아이돌이나 모두 다 스타라는 길을 향해 학업과 사춘기의 일상을 포기한채 피나는 연습기간을 거쳤다. 물론 소속사가 아니였더라면 지금 잘나가는 아이돌이 스타가 될 수는 없었을 거다. 그 기획사의 기획력과 홍보, 그리고 이미지 메이킹이 그들의 성공의 7할은 될거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그 아이돌들의 각자의 매력때문에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많은 돈을 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동방신기 사태도 그렇고, 지금의 원더걸스 미국생활도 그렇고, 2AM과 원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지금 대부분 아이돌 소속사들은 아이돌 자체보다 돈을 우선하는 것 같다.

뜨면 차도 바꿔주고, 숙소도 최고급 시설로 바꿔주고 개별적으로 차도 사주면 뭐하나.
청담동 고급 주상복합단지가 숙소였던 SM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동방신기는 결국 그놈의 노예계약때문에 해체 수순을 밟았고, 역시 잘나가는 아이돌이였던 원더걸스는 미국에서 개고생을 했다고한다. 실상은 잘 모르는 대중들이 봤을 때 소속사 잘만나서 어린 나이에 돈도 많이 벌고 인기도 많다는 부러운 친구들이였다만, 결국 빛좋은 개살구였던 셈이다.

물론 연예 사업 역시 돈을 목적으로 하는 장사이기때문에, 어느정도 수지타산은 맞춰야 앞으로도 계속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고, 다른 후배 아이돌들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봤을 때, 굳이 1:9라는 노예계약이 아니더라도, 굳이 건강보험까지 가입 안시켜주면서 불법개조한 사무실을 숙소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헝그리 정신만으로는 더이상 성장이 어려운 시대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돈이 돈을 만든다고 풍족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한 친구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게 오늘날 현실이다. 기업체 역시 근로자에게 후한 대접을 해주는 곳이 직원들 이적률도 낮고, 직원들의 생산성도 높다. 수익배분율을 1:9나 2:8에서 4:6이나 5:5 혹은 그 이상으로 해준다고해도 당장의 이익은 줄어들지 몰라도, 장기간으로는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뜨자마자 바로 다른 소속사로 옮기는 배은망덕한 친구들도 있겠다만, 진짜 그 친구를 인간적으로 대했더라면, 뜬다고 이적하는 일은 많이 없을 것이다. 연예계 시스템은 본래 돈이 아닌 연예인 중심으로 돌아간다. 아무리 연예 산업이 부흥한다고해도, 스타가 없으면 활성화 되지 않는게 이 세계이다. 요즘에야 돈으로 스타를 만든다고하나, 결국은 사람냄새나는 스타와 소속사가 롱런하는 법이다. 그나저나 먹는 것 만큼은 풍족하게 쓰게한다는 적자 투성이 다음기획은 또다시 한번 밥줄 끊겼다. 이 소속사가 흑자로 전환하기는 한동안은 불가능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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