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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토지제작자 자살. 외주 제작의 안타까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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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용하의 자살에 이어서 불과 며칠 만에 또 하나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2005년 sbs 대하사극 '토지'를 제작한 드라마 제작사 '지니필름' 대표가 7월 2일 강남 신사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었더군요. '토지' 제작 이후 최근에 안중근 의사 100주년 기념 드라마 '동방의 빛' 제작에 참여했다가 제작 직전 독립해 '지니필름'을 설립하고 청춘 드라마를 준비중이였다고합니다. 하지만 자금난에 드라마 제작은 여의치 않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으로 추정되고있습니다.

자살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는 있으나, 자살한 토지 제작사 대표가 지금까지 자금난에 시달려왔고, 그 때문에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먼저 간 불효자식이 되었다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비단 이번에 자살한 '지니필름' 제작사 대표뿐만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처지의 많은 드라마 외주 제작사들 역시 그와 같은 사정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공중파 드라마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외주 제작입니다. '여명의 눈동자' ' 모래시계' '태왕사신기'를 연출한 김종학 PD역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외주 제작사를 설립하였으며, 그외 많은 방송국 출신 스타 PD들이 독립하여 외주 제작사를 차리거나 외주 제작사에 들어가서 방송사에 구애받지 않고 예전과 다름없이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있습니다.
아마 외주 제작이 방송사 입장에서나 외주 제작사나 서로 이득이기 때문에 외주 제작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외주 제작을 맡긴 드라마가 히트를 친다고해도 대박을 치지 않는 이상 방송사를 제외한 정작 외주 제작사는 큰 이익을 못보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사전 제작을 하는 드라마가 늘고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티비에 방영도 못되고 빚만 늘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윈윈 관계라고해도 상대적으로 강자는 방송사입니다. 외주 제작이 방송사 입장에 끌려다닐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SBS에서 방영하고있는 '나쁜 남자'역시 방송사에서 대본 수정을 요구한 관계로 예정 방송일보다 늦게 방영했으며. 그 외에도 이미 제작까지 끝냈으나 받아주는 방송사가 없어서 결국 방영조차 못된 외주 제작 드라마도 몇 개 있습니다. 또한 몇 명 스타들과 그들의 기획사의 입맛에도 맞춰야합니다. 스타들의 고액출연료가 무섭지만, 스타 하나로 드라마의 인기가 좌지우지되는터라 울며겨자먹기로 캐스팅 할 수 밖에 없으며, 제작비의 상당금액 이상이 한 톱스타의 출연료로 빠져나가 결국 그 제작사는 히트를 기록했어도 재정난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중소형 외주제작이 많아 투자자의 입김역시 방송사 못지 않습니다. 그래서 투자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거고 외주 제작 드라마에 간접 광고(ppl)가 뗄래야 뗄 수 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겠지요. 외주제작 드라마에 참여하는 연출가는 외주 제작사의 간섭까지 포함하여 더욱더 자신이 원하는 드라마를 만들 수 없겠죠. 그래서 유독 외주 제작 드라마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블록버스티 형 대작에 간접 광고가 많이 붙을 수 있는 드라마가 주류를 이루는 것도 이에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이런 이유로도 '토지' 제작사 대표의 자살을 옹호할 수는 없을 겁니다. 모든 외주 제작사 대표들이 그와 같이 자금난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성공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유능한 제작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외주 제작사는 이번에 자살한 대표만큼은 아니라도 대부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아마 그분 죽음으로 끝날 뿐, 또 다른 외주 제작사의 문제로 넘어갈 것 같지는 않지만, 이번 그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외주 제작사들의 문제점을 짚어 넘어가보고, 몇몇 대형 제작사 위주가 아닌 중소형 외주 제작사들도 숨통을 틔우게하였으면 합니다. 그래야 실력있는 신진 PD나 시나리오 작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을거고, 우리 시청자들또한 양질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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