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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소녀시대만 좋아하는 40대 문제있다던 신해철. 오만적인 지식인의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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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뮤지션 '넥스트'와 '신해철'의 음악적 광팬입니다. 늘 언제나 '넥스트'의 음악을 귓가에 대고 살았고, 요 며칠 전만해도 넥스트의 예전 명곡을 질릴정도로 mp3를 통해 버스로 이동 중에 듣고 다녔습니다. 신해철 또한 '마왕'이라고 부르면서 연예인 이상으로 존경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신해철의 행보가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독설들 말만 놓고 보면 다 맞습니다. 입시교육을 반대한다는 그의 신념도(?) 모든 세대가 하나같이 걸그룹만 바라보고 있는 것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입시교육을 반대한다면서 난 사교육을 반대하지않는다면서 나역시 사교육 시장의 일원이고,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이라 어린 초,중학생을 특목고 입시경쟁으로 몰고가는 학원 광고에 버젓이 촬영한 전력도 있습니다.

비록 진보성향에 속하긴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에 축전을 보내는 그가 도통 이해는 안갔다만 그 때까지만해도 신해철의 독특한 성향을 이해해주자는 생각이였습니다. 비록 위험한 발언이긴하지만, 어디까지나 한 개인의 생각이고, 워낙 진보적인 인물이라 그와 같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특목고 입시학원 광고 촬영은 도무지 용서가 안되더군요. 평소 입시교육을 실랄하게 비판하신 분이 그의 평소 발언과 모순된 행동을 함은 물론이고 그에 따라 그동안 지지를 보내왔던 한 인간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지는 순간이였죠.

하지만 작년 5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몇 달 만에 삭발을 하고 대중들 앞에 돌아온 신해철은 예전과는 달리 결연해보였습니다. 공개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인물인만큼, 진심으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하는 것 같았고, 신해철 역시 그동안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진정한 지식인으로 거듭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그는 모 케이블 방송에서 "100명 여성의 나체를 봤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한 이후, 이어 "씨앤블루가 인디밴드면 은퇴를 하겠다" "나 역시 사교육 시장의 사장이다" 등 예전과 변함없는 아니 더더욱 업그레이드 된 독설을 위한 독설로 대중들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급기야 7월 2일에 열린 한 대중문화 강의에서는 "모든 40대가 소녀시대를 좋아하면 집단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당신이 아직도 30대인데 소녀시대 음악만 외우고 다닌다면 문제다" 라는 말까지 하셨더군요.

저역시도 지나치게 아이돌 위주로 흘려가는 대중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녀시대 음악도 즐겨듣지만, 재즈나 클래식, 그리고 해비메탈 등 다양한 음악을 듣고 폭넓은 식견을 쌓아가기 위해 노력은 하고있습니다. 그러나 소녀시대 음악을 듣건 넥스트의 음악을 듣건 결국 본인의 자유입니다. 모든 대한민국 대중들이 수준있는 음악만을 듣고, 그래서 실력있는 음악가들이 인정받는 세상이였으면 좋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대다수의 대중들은 신해철의 말대로 듣기 쉬운 음악, 예쁘지만 노래가 안되는 아이들을 내세운 비쥬얼 중심 문화로 흘려가고있습니다. 그건 신해철뿐만이 아니라 여러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지적해온 사항입니다.

왜 신해철같은 뮤지션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의 문제점만 지적하고 대중들을 폄하만 할까요. 물론 지금같이 대한민국 가요계가 후퇴를 한 것은 대중들의 책임도 일정부분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의 이론조차 잘모르는 대중들이 단지 돈 안되는 음악 식견과 교양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음악을 들어야한다는 건 그들만의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라리 교양을 쌓기 위해서라면 클래식이나 국악을 들어야하는게 아닐까요?

신해철의 말대로 삶이 너무 힘든터라 음악이라도 쉽게 들으려고하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모든 걸 쉽게 넘어가려는 현상은 자칫 잘못하면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이나 자신의 피부에 닿지않은 사회의 이슈에 대해서는 생각도 안해볼려는 경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누구보다도 사회에 관심이 많은 신해철은 이 부분을 지적을 하고싶었는지도 모르죠. 너무 쉬운 것만 찾지말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귀 기울리는 것을 시도해보듯이 지금 험난한 사회에도 관심을 가져보라는.

하지만 어쩌면 지금 소녀시대 노래만 외우는 사람들 중에서 과거 한 때는 넥스트나 기타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듣다가 이젠 듣기 쉬운 음악만 들으려고 하는 30~40대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음악 하나를 듣는데 무슨 수준을 따지고 왜 나이가 들어서 소녀시대 음악류만 즐겨듣는다면 집단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재즈와 헤비메탈을 즐겨듣는다고 지식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사는데 별 지장없는데 말이죠.

저 자신은 쉽게만 살려는 이 시대의 문화에 반감을 가지고있고, 아이돌 음악 외에도 기타 다른 음악도 즐겨듣는 편이라고 하나, 제 성향이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는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거고 다원성이 인정되는 만큼 그들의 취향을 인정해주고 왜 그들의 문화가 집중되는지 그 포커스를 다른 데 돌릴 수 없는지 고민을 해봐야합니다. 무조건 자기네들 음악을 들어야한다고 다른 반찬도 먹어보라고 훈계를 하는 건 이제 더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물론 넥스트나 다른 음악들이 소녀시대 음악보다는 훨씬 더 뛰어나는 건 인정합니다. 그러나 좀더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또 음악에 문외한인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루트나 만들어 주고 그런 이야기를 하면 어떨지요? 어쩌면 자기만 잘났다고 생각하고 모든 사회의 구성원이 자기에게 맞춰주길 바라는 오만적인 지식인의 전형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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