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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전망대

블로그사찰 통해 20대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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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부모님 말씀대로 별 생각없이 공부에만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하기도 싫은 일을 하기위해서 밤낮으로 공부만 하다보니 점점 지치더군요. 제가 원하지 않았던 공부라 회의감도 들었고, 또 막상 합격해서 그 일을 하게되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못하고 오로지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서 살 것 같더군요.

 

그래서 기분 전환 차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연예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러다가 조심스럽게 제가 속한 20대의 문제를 거론하다가 급기야는 구직자로서 블로그에 쓰지 말아야할 정치 이야기까지 해버렸습니다. 제가 평소에 관심이 있는 분야라 자연스럽게 쓰기는 했지만 살짝 겁이 나더군요. '아 혹시나 만약에 합격해서 이 블로그가 들키면 난 어떡하지?' 그도 그럴것이 제가 그동안 준비했던 직업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전혀 보장되어있지 않거든요.

 

이제 처음부터 마음에도 없었던 그 직업을 깔끔하게 포기한 지라 더이상 타인에게 보여주기위한 블로그 관리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덕분에 전 앞으로 뭘해먹고 살아야할지에 대한 심적부담은 안게되었지만 마음만은 편합니다. 기업 인사 담당자의 취향이 아닌 제 성향으로, 사이버 사적 공간에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살잖아요.

 

그러나 여전히 대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제 또래 구직자들은 이제 블로그,트위터도 마음껏 못하겠네요. 대학입학과 동시에 취업준비를 해야하는지라 한가롭게 미니홈피나 만질 시간도 허락되지 않는 그들이다만, 구직자의 성향을 자세히 알아본다는 목적으로 블로그,트위터 주소를 적으라고하는터라 스펙용으로 하나 장만해야하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7월 15일 sbs 8뉴스 보도에 따르면 실제 기업 인사담당자 5명 가운데 1명은 취업 지원자가 자신의 블로그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대인관계나 평소 언행, 가치관이나 직무에 대한 관심 등을 점검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인사 담당자의 절반 이상이 블로그나 트위터가 부정적인 인상을 줄 경우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습니다.

 

모든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한가롭게 트위터와 블로그의 글을 통해 구직자들의 사상 검증을하지는 않을거에요. 그러나 지금처럼 구직자 1명당 100군데가 넘는 기업에 입사원서를 쓰는 현실에서, 트위터와 블로그를 점검하는 기업 인사담당자가 있다는 건 20대 블로거인 구직자들에게는 상당히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네요. 기업 임원역시 진보성향이면 모를까, 만약 보수 성향이 강하신 분이라면 저같이 좌익 성향이 물씬 풍기는 블로그의 글을 좋아하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죠.

 

여름방학임에도 기업의 입맛에 맞는 인재상이 되기 위해 지금 이순간에도 도서관에서 토익책붙잡거나 혹은 기업체에서 쥐꼬리만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복사를 하고있는 20대들은 이제 블로그,트위터마저 그분들 입맛에 맞게 꾸미는데 열중해야겠습니다. 취업때문에 청춘의 즐거움을 바쳤건만, 유일하게 보장되는듯한 표현의 자유마저 침해당하는 우리 20대들의 현실이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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