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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전망대

20대의 정치무관심을 탓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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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2지방선거 이전만해도 제가 속해있는 20대는 역대 최강 사회인식이 결여된 이기적인 세대. 취업 스펙 쌓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치, 사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집단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방 선거 이후, 한 때 우리 20대를 신란하게 비판했던 한 연예인은 콘서트 도중에 20대들에게 사과의 의미로 큰 절을 올렸고, 각종 언론들은 높아진 20대 투표율의 원인을 분석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여전히 20대 투표율은 기성 세대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일부 진보언론들은 20대의 선전이 아닌, 30대의 승리라고 이야기까지합니다. 그만큼 여전히 20대의 투표참여율은 낮은 편입니다. 과연 이 모든 현상이 단순히 20대의 개인주의때문일까요? 아니면 취업 스펙 쌓는데만 몰두해서 그런건가요?

물론 앞서 말한 이유가 주요 이유이긴합니다. 실제로 진짜 상당수의 20대들은 대학을 나온 지식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지성은 대학을 나왔다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오랜 취업난 때문에 대학은 그야말로 취업을 위한 공간으로만 머물게되었고, 지성인으로서 교양을 쌓기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되기 위해 영어회화와 실무 능력 위주로 대학교육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20대들이 다 그런건 아닙니다.그들 역시 남들처럼 취업준비 전선에 뛰어드느나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나, 틈틈히 독서도 하고 신문도 읽고 친구들끼리 토론도 나눕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현실은 그런 깨어있는 젊은이들의 관심을 분출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6.2지방선거까지는 희망이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7.28 재보궐선거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은 왕창 무너졌습니다. 믿고 의지했으나, 그 집단도 아니였습니다. 작지만 우리 20대의 목소리와 어려움을 토로하고자 영어 한단어 외울 시간에 투표에 참여했으나 그에 대한 대가는 그저 별쓰잘데기없는 칭찬뿐이였습니다.

네. 당연한 민주시민의 권리를 행사한 것뿐인데 왜 그리 궁시렁대나는 소리도 하시겠죠. 너네 선배들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온몸으로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는데 너네는 투표하나도 제대로 못한다는 질타도 하실겁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투표에 참여한 건 단순히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라는 단순한 이익표출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대학을 나온 지성인으로서 좀더 사람다운 세상을 위해, 깨끗한 정치인을 조금더 양성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한 것 뿐입니다. 우리들은 단지 제대로 된 후보에 투표를 하면 그뿐이고, 나머지는 정치인들이 알아서 좋은 나라를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달 반 채 안되는 기간에 변화는 커녕 희망의 한 빛줄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단순하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현 정부에 환호하다가, 막상 좋은 일자리를 내놓지 못하는 이 정부에 실망한 젊은이들도 더러 있을 겁니다. 누구말대로 트위터의 선동에 휩싸여서 김제동, 무한도전때문에 투표에 참여한 20대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20대들은 단순히 김제동, 무한도전, 취업난 때문에 투표에 참여하지는 않았을겁니다. 그러나 지금 현 정치상황은 그런 깨어있는 20대들의 시대변화 욕구를 제대로 짓밟아버렸습니다. 도대체 우리 20대들은 어느 누구를 믿고 소중한 한표를 주어야하나요?

아무리 시대가 우리 20대들을 위한 정책을 세워주지 않아도, 20대들을 홀대해도, 설령 20대들을 실망시키는 정치를 펼친다고해도, 그래도 전 민주시민의 하나로서 당연히 소중한 한표를 제대로 행사해야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당분간 제가 정치에 대해 포스팅하는 일도 거의 없을 듯 합니다. 부디 보다 많은 20대들이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할만큼 매력적이고 깨끗하고 재미있는 정치를 선사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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