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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한국현실이 그대로 드러나 통쾌하면서도 슬픈 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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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 중국에 작전 수행하러 갔다가 침몰한 잠수함을 살리고자 미국에 방문 도중 중국을 방문해 주석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대범하고도 당당하게 맞서는 여성 대통령 서혜림(고현정 분)을 보고 통쾌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종의 보상심리죠. 실제로는 그러지 못하니까 드라마라도 위안을 심어야하겠다는 힘없는 자의 서러움이죠. 심지어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영해에서 일어난 사고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던 나라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사고를 둘러싸고 논쟁만 벌어질 뿐입니다. 그러다가 저보다 어린 제 동생같은 애꿎은 병사들은 바다에 수장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라마 속 장병들은 중국의 바다 속에서도 용케 살아남지만 현실의 우리 해군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하도야(권상우 분)는 힘없는 아버지가 일명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에게 무릎을 꿇고 그의 더러운 구두에 코를 비빈 장면을 똑똑히 보고 철없는 제비 생활을 청산하고 공부에 전념하여 사시에 합격 검사가 됩니다. 그가 검사가 된 건 자신의 아버지에게 모욕을 준 있는 자들의 횡포를 벌하고자 였습니다. 그래서 유력 국회의원 부인에게도 원칙을 강조하는 한마디로 꼴통검사입니다. 오로지 소신을 가지고 진정한 검사를 보고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기보다 불쾌감까지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고 후 미조치'라는 신조 법률용어를 만들어내는 현실에서 법대로 원칙대로 처리하는 검사는 그야말로 이질감까지 들게 합니다.

입사 후 온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바로 뉴스앵커 자리를 맡게 되었지만 큰 실수를 저지른 후 어린이 프로그램을 전전해야했던 아나운서 서혜림은 좋은 조건의 남자가 아닌 같은 어린이 프로그램 카메라맨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어린이 프로그램과 새벽3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무명의 아나운서 서혜림이 꿈꾼 것은 오로지 화목하고 평범한 일상이였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방송국의 취재 경쟁이 그의 남편을 사지로 몰아 넣었고,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너무나도 사랑했던 조국은 끈끈한 동맹관계를 이유로 그녀의 남편을 아프칸에서 영영 떠돌게 합니다.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 번은 서혜림 남편과 같은 길을 걸었고, 한 번은 2명의 숭고한 목숨을 남기고 구출하긴 했습니다. 여행이 불가한 지역에 간 건 그 사람들의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그러나 드라마 속 대한민국은 국가 전체의 안위를 위해서 한 두명의 목숨따위는 버릴 수 있는 그런 나라입니다. 참모총장 역시 서혜림에게 20명의 해군들을 버리라고 충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서혜림은 듣지 않고 그들을 구했고, 결국 그녀의 직위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불과 십 여년 전에는 서혜림의 남편을 구하기 위해 아프칸에 특공대라도 파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한 국회의원(차인표 분)이 이제는 군인 20명 구하겠다고 굴욕 외교를 일삼고 위기까지 몰고간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현실은 국민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보다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말바꾸기를 일삼는 정치인들을 찾아보기 쉬운 나라입니다. 그렇다고 꼭 현실과 드라마 속 이야기를 비교할 것 까지도 없습니다. 과연 그분은 여성의 엉덩이를 아무 죄책감없이 만지는 것을 일삼고 먼저 시비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하신 아버지를 둔 덕분에 무사히 풀려나는 장면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하네요. 아마 국민들이 그 분에게 느꼈던 감정도 하도야의 분노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한번 돈과 권력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대물은 언뜻보면 통쾌하지만 보면 볼 수록 씁쓸하고 슬프고 어쩔 때는 불쾌한 감정까지드는 드라마 같습니다. 아무래도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도 실감이 나고 스토리 또한 현실적임과 동시에 아이러니한 상황 설정이 많아서그런지 더욱더 드라마에 감정이입이 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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