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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허각을 폴포츠로 만들고 싶었던 MAMA의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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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한민국 음악계를 빛낸 대형 가수들의 대거 불참 속에 참석자들끼리의 민망한 노나먹기 집안잔치를 치룰 바에는 도대체 왜 외화낭비까지 하면서 마카오까지 나갔는지 모르는 시상식이였습니다. 공중파의 웬만한 방송을 위협하는 빅히트를 기록한 슈퍼스타K2의 놀라운 성공에 대한 자만심이 컸나요, 아님 MBC의 위대한 탄생 해외 오디션을 견제하고자하는 차원에서 중화권 예비 가수들의 눈도장을 찍으려 간 것인가요. 아무튼 이번 MAMA의 마카오 원정은 그야말로 한류의 위상을 널리 떨치기는 커녕 굳이 들춰내도 되지 않는 한국 가요계와 방송계의 이권다툼을 아시아 팬들에게 여실히 보여준 성과없는  Mnet 역사 사상 최악의 무모한 도전으로 기록될 듯 하네요.


이쯤되면 누가 어느 부분에서 상을 탔고, 누가 최고 아티스트로 선정됬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왕 한류의 힘을 보여주려 마카오에서 개최한 시상식이라고 해도 Mnet하고 1년 이상 대립 중인 SM 소속 소녀시대,슈퍼주니어는 제외한다고 칩시다. 그래도 나름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카라와 비스트마저 포기했으니 그들 안나온다고 속상해할 수도 있는 중화권 팬들과 이미 MAMA따위는 안중에서도 버린 국내 대중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 MNET에게 눈도장 찍기 위해 기어코 참석한 이들이라도 필사적으로 국내에서는 볼 수 없다는 퍼포먼스를 선보여야겠죠.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번 MAMA는 시상식이 아니라 참석한 소수 가수들의 개인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였습니다. 남자그룹 후보자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참석하여 평소보다 두배로 과감하게 옷들을 찢여 후끈한 상체를 보여준 2PM은 너무 많이 본 상체라서 그런지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느껴집니다. 그나마 무대에 강하다는 DJ DOC가 마카오까지 날아가주지 않았다면, 요즘 핫 스타라는 송중기가 친히 날아가 레드카펫에서 본능적으로를 열창하지 않았다면 시상식치고 마땅한 화젯거리도 나오지 않는 무미건조한 시상식이였죠.

하지만 슈퍼스타K2 우승으로 MAMA 단독무대 특권을 가지게 된 허각으로 분위기는 잠시 반전되었습니다. 격조있는 시상식에 어울리는 턱시도 차림의 허각이 무대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제는 그의 첫번째 히트곡이 되어버린 '언제나'를 부를 줄 알았죠. 그런데 갑자기 그가 혀를 굴리기 시작하더니 난데없이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의 주제곡 'This is the moment(지금 이순간)을 그것도 영어 원곡으로 부르더군요. 평소 시원시원하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허각의 보이스를 즐겨듣다가 갑자기 웅장한 톤으로 노래를 부르니 낯설기도 하지만 천상 허각은 가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많은 아시아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직 신인가수 허각은 조금 떨려보이는 가운데서도 환상적인 가창력으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MAMA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킴과 동시에 앞으로 아시아를 대표할 대형가수로서의 눈도장도 확실히 찍은듯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국내용 시상식이 아니라 아시아팬들을 위한 행사라고해도, 아시아팬들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얼굴이라고 해도 왜 굳이 허각에게 전세계 유명 가수들은 다 불러봄직한 지금 이순간을 그것도 영어로 부르게 했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움이 남네요. 물론 허각은 아직 수많은 아시아인들에게는 얼굴도 모르는 일개 신인가수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를 스타덤에 오른 '언제나'역시 상당히 좋은 노래이지만 MNET의 판단 하에는 MAMA같은 품위있는 시상식에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은 경박한(?) 노래거나 아님 허각을 아시아팬들에게 눈도장 찍기에 다소 부족한 노래라는 생각도 들었는지, 아니면 국제적 행사에 걸맞게 유명한 뮤지컬 곡을 한 곡 내보내고 싶은데 MNET의 관리 하에 있는 허각밖에 인물이 없는지 그야말로 그에게 딱 잘 맞는 '언제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각의 아시아 데뷔 무대에 영어로 된 '지금 이순간'을 부른 것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네요.

여담이지만, MAMA에서 턱시도를 입고 다소 웅장한 톤으로 지금 이순간을 부르는 허각을 보니 슈퍼스타K와 위대한 탄생이 롤모델로 삼는다는 '브리튼스 갓 탤렌트'의 대표 스타인 폴포츠가 연상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MAMA가 무리해서 마카오에서 개최하는 것도 내년에 있는 '슈퍼스타K3' 해외 오디션에서 유리한 고점을 선점하기 위한 측면도 배제할 수 없긴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있을 슈퍼스타K의 홍보를 위해 당해 슈퍼스타K 우승자들에게 자신의 곡이 아닌 다른 곡을 그것도 달랑 한 개를 부르게 한다면 허각이 그토록 숱하게 섰다는 지방 행사 무대와 본질적으로 다른 것도 없네요. 우리 대중들이 허각의 MAMA에서 기대했던 것은 그가 수많은 아시아팬들 앞에서 당당히 조영수가 그를 위해서 만들어 준 '언제나'를 부르는 것이지 MAMA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 조승우로 대변되는 그것도 영어로 '지금 이 순간'을 부르는 모습을 원했던 것은 아니니까요. 

Mnet의 소망대로 아시아 최고의 시상식으로 우뚝 서고 싶으면 무리하게 국내 인기 가수들을 떨구면서까지 해외에서 개최하고, 현재 mnet의 입장을 충실히 따를 수 밖에 없는 일개 신인가수에게 자신의 곡이 아닌 턱시도 입혀서 유명 뮤지컬 곡을 부르게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입니다. 그들의 말미따라 아시아 최고 음악방송답게, Mnet뿐만 아니라 공중파 눈치도 봐야하는 연예 기획사들 입장 헤아려가면서, 국내 대중음악의 확실한 기반인 국내팬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도합니다. 또한 지금 mnet에게 절실히 중요한 건 아시아 최고 음악 축제를 타이틀로 내건 만큼 평소에는 그들과 대립각을 내세우는 기획사를 시상식에서만이라도 볼 수 있게하는 대인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이제 더이상 자사 오디션 출신 우승자가 자기네들이 따라한 해외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최고 스타에 뒤떨어지지 않는 폭넓은 가창력을 아시아 전지역에 자랑하고 싶든, 아님 앞으로 계속 지속될 자사 오디션 홍보에만 이용하고 싶든, 마카오까지 데려가서 유명 뮤지컬 노래 한 곡 부르게 하는 무대만 만들지 않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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