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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아테나, 연기보다 비주얼이 돋보이는 미완의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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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의 비주얼이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미모를 가진 사람들만 모아놓았다는 연예계에서도 최상으로 인정받는 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어요. 제 컴퓨터 한 폴더에 정우성의 사진이 한 가득이듯이, 역시 저도 사람인지라 아무래도 우월한 외모에 자동적으로 끌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완벽한 이상형이지만, 전 최근들어 정우성이 나온 영화를 돈주고 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나도 모르게 미소짓게 하는 남자이지만, 영화 속에 정우성의 연기는 늘 한번도 저를 제대로 충족시켜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비트와 태양은 없다는 제외해야겠지요.





 
제가 정우성이란 배우를 다시 한번 평가했던 계기는 그의 출연작 모습이 아니라 공교롭게도 씨네21 김혜리 기자가 쓴 '진실의 탐닉'에서 정우성 인터뷰 부분이였습니다. 그 책을 보기 전까지 저에게 정우성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외모덕분에 과대평가받은 연예인일 뿐이였습니다. 저같이 하찮은 사람이 정우성이란 좋은 배우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었고 내가 이 사람에 대해서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제대로 일깨워준 주옥같은 인터뷰였습니다. 이 배우 나름 철학도 있고 우리가 생각했던 그 이상으로 열정이 넘치는 연기자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정우성은 귀티나는 비쥬얼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재벌2세, 실땅님이 되지 않았네요. 늘 그는 서글서글한 눈에 맺힌 반항기 서린 눈빛 어딘가 불완전해 보이는 고독한 남자로 우리 대중들 앞에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여성들의 모성 본능을 일으키고 싶은 남자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는지도 모르죠. 

아테나 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는 출연하는 배우 모두 다 강해보이고 멋져보여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법한 첩보물 블록버스터입니다. 특히나 작년에 큰 사랑을 받았던 아이리스의 후속편에 아이리스 못지 않은 초호화 캐스팅에 많은 물량 공세가 이어진 만큼, 기대도 큰 동시에 부담감도 상당할 터입니다. 우선 정우성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수애는 여성 연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남성 연기자못지 않은 강한 액션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아무리 아테나가 아이리스의 후속이니 역시 전편을 넘을 수는 없다는 말이 나와도 확실히 여주인공은 전편보다 잘 뽑은 것 같습니다. 추성훈과 격투신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한 차승원의 포스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직은 맛보기 1편이기에 이 드라마가 얼마나 흥미롭고 스토리 짜임새가 좋다 나쁘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일단 첫 회는 기대이상입니다. 제가 워낙 이 드라마 자체에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히어로인 정우성은 누구나 다 내면에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겉으로는 센 척을 해야하는 드라마에서조차 어딘가 불완전하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이런 드라마 스토리 상 남자가 여자를 지켜줘야하는데 오히려 이 둘의 조합을 보자면 수애가 정우성을 감싸안아줘야할 형국입니다. 또한 첫회에서부터 만만치않은 아우라를 선보인 차승원과 어떻게 대적할지조차도 막막해보일 따름입니다. 아테나 같은 드라마에서 메인 남주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할리우드 액션영화 남자주인공들 빰치는 강인한 외면은 물론이요, 그 뒤에 숨겨져있는 섬세하고도 미묘한 감정표현까지 해나가야합니다. 아테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리스가 약간 어설픈 스토리에도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메인 남주인 이병헌의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블록버스터 연기때문이였습니다. 덕분에 김태희의 어설픈 연기력도 묻힐 수 있었고 아테나가 제작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 셈이죠.



그러나 아직 1편이고 본격적으로 정우성의 액션 연기가 나오지 않았지만, 극 중반에 박철민을 취조하는 장면부터 등장하는 아테나의 메인 남주 정우성은 그저 웃음만 나오더군요. 그 전에 수애와 차승원이 애써 만들어놓은 작품에 대한 긴장감과 고도감이 한 순간에 밍숭맹숭해지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러나 한 놀이동산에서 수애와 정우성의 만남이 시작되고, 계속 수애와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가 이어지니 역시 정우성 까악이 절로 나오더군요. 또한 수애에게 준답시고 너구리 인형을 얻기위해 총을 쏘는 정우성을 보니 일상이 화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더군요. (제가 이래뵈도 너구리아닙니까..ㅠㅠㅠㅠㅠㅠㅠ )

아직은 그의 액션연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그의 연기를 보고 그가 이병헌의 아이리스를 넘는 아테나를 만들 것인지 아님 정우성들이 그동안 출연한 작품들처럼 밍숭맹숭한 역시 전편을 넘는 후속은 없다는 속설만 입증할 것인지는 조금더 지켜봐야겠지요.
 
워낙 인터뷰이들을 돋보이는데 탁월한 재주를 가진 김혜리 기자와의 인터뷰였다고해도, 그 인터뷰 속 정우성이란 배우는 우리가 아는 그 이상으로 발전해가는 배우이고, 생각이 많은 건실한 30대였습니다.
그러나 아테나 1회 중반부터 등장한 정우성은 여전히 연기보다는 화보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보다는 여성들의 심장을 뛰게하는 멜로에 잘 어울리는 남자인 것 같습니다. 이미 수애를 향한 순애보와 러브라인은 확실히 잡은 듯 하니 앞으로는 복잡한 감정처리는 물론 액션 연기만 잘 해준다면, 얼굴만 잘생긴 배우에서 대작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범절할 수 없는 아우라와 흥행력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스타로 자리매김을 할 수도 있구요. 허나 아직까지는 여전히 우리 대중들이 오해하고 있는 정우성의 단면적인 부분만 보여준듯 하여 아쉬운 첫 회가 아니였나 싶네요. 그래도 나름 볼만한 작품에, 비주얼 못지 않게 액션 연기에서는 최상이라고 평가받는 정우성인만큼, 스펙타클한 액션연기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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