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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겹치기 출연에도 프로정신 돋보이는 정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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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정보석하면 과연 저 배우가 그 불쌍하다 못해 한심한 무능의 극치 해리아빠가 맞는지 제 눈이 의심스러워집니다. 지붕킥이 끝난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이 시대 힘없는 가장을 상징하는 쥬얼리 정이 아니라 드라마 역사상 손에 꼽는 악역이라는 조필연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이제 시대의 악마 조필연의 탈을 채 벗기 전에 겉으로는 젠틀하고 멋있지만 속은 능구렁이인 새로운 악역 영역을 구축합니다.



중년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야 이제 더이상 문제가 될 것도 없습니다. 일일연속극에서는 고생만 지지리하다가 딸마저 이혼 당하여 서로 부둥켜안고 신세타령하는 이 시대 평범한 엄마에서 미니시리즈에서는 도도한 사모님으로 등장하는 모습은 이제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죠. 자이언트가 한창 절정에 달하고 있는데, mbc에서 새로 시작하는 일일 연속극 '폭풍의 연인'에서 조필연과는 다소 다른 모습으로 출연하는 장면을 보았을 때, 딱히 거부감이 느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단 자이언트 드라마에서 조필연의 여운이 너무 강하게 박힌 지라 폭풍의 연인에서도 배우 정보석이 연기하는 극중 캐릭터가 아닌 조필연이 보일 것 같아 다소 걱정이 되긴 하였지만요.

그러나 정보석은 본의 아닌 겹치기 출연에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죄송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놀라웠습니다. 정보석은 자이언트와 폭풍의 연인 방영 시기가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나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폭풍의 연인 전작인 '황금물고기'도 오랜만에 히트로 연장이 결정되었고, 자이언트가 14회 정도 연장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 시청자들은 월,화만큼은 정보석이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장면을 보지 않아도 되었죠. 그러나 자이언트는 연장이 되었고 이미 폭풍의 연인 촬영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덕분에 정보석씨는 동시에 두 사람으로 살아야하는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실제로 폭풍의 연인을 보면 얼굴은 분명 조필연을 연기하는 사람인데 조필연과는 다른 외향과 성향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조필연은 대놓고 '다크나이트'의 조커와 맞먹는 절대 악인데 반해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가족들과의 잔인한 전쟁에서도 승리했고, 때에 따라서 악마와 손까지 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기업인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차이가 있지요. 잘 알고보면 너무나도 다른 캐릭터이지만, 극 중에서는 주인공들에 대적하는 악역인지라 정보석씨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왔나 봅니다. 본인이 연기하는데 어려움을 둘째치고, 정보석은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최소한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일부로 폭풍의 연인에서는 조필연과는 다른 헤어스타일, 의상, 그리고 대사톤까지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폭풍의 연인'에서 붙임머리를 사용해 꽁지머리를 만들고 수염을 붙인 뒤, 화려한 의상을 입는 컨셉트가 모두 정보석의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중년 연기자들의 겹치기 출연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늘 있어온만큼 정보석의 겹치기 출연이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게다가 정보석의 겹치기 출연은 이번 경우가 처음이며, 자이언트의 연장 방영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이언트 조필연, 폭풍의 연인 유대권 회장 모두 악역이고, 겹치기 출연으로 연기 부담이 늘어났지만, 오히려 정보석은 희대의 악역 조필연의 파멸로 자이언트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40%에 육박하는 막방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비록 본인의 의지가 아닌 연장때문이였음에도 부득이한 겹치기 출연에 시청자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보다 차별화를 위해 고심하고, 캐릭터에 대해 오래 연구하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데 노력하는 연기자 정보석이야 말로 그와 마찬가지로 청춘 스타로 시작한 젊은 연기자들에게 귀감을 주는 롤모델이 아닐까 싶네요. 너무나도 쟁쟁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자이언트이지만, 아무래도 sbs 연기대상은 시청자들마저 주먹을 불끈 쥐게하고, 차츰 망가져도 한 치의 동정도 들게하지 않는 조필연을 작가가 섬뜩 놀랄 정도로 실감나게 연기한 정보석에게 돌아가야하지 않나 싶네요. 또한 정보석뿐만 아니라 중년 이상 연기자 층이 지나치게 얇으면서도 나이가 들면 다들 조,단연급으로 밀려나버리는 대한민국 연예계 현실인터라, 상황상 어쩔 수 없는 겹치기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하지 않고 캐릭터에 꼭 맞는 연기를 펼치는 주인공의 아버지,어머니,이모들에게 연말에 연기상 하나 안주는 현실도 조금은 바꿔져야하지 않나 싶네요.

시험이 2개라 이웃방문은 저녁에 가능할 듯 싶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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