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김건모 재도전으로 살리고 시청자들 제대로 농락한 나는가수다

누구에게는 이미 가창력으로 검증받은 최고의 가수들을 평가한다는 그 자체는 예술가를 모욕하는 행위가 될 수 있어도,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은 순위에 상관없이,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명가수들의 열정이 아름다울 뿐입니다. 어제도 저희 가족은 '나는가수다'덕분에 오랜만에 귀가 즐거웠고, 요즘 tv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의 열창을 듣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다들 최고의 노래를 선보이신터라, 누구를 떨어트려야할지 난감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결국 김건모가 7위를 차지하고, 탈락될 때쯤에는, 아무리 다른 가수들에게 더많은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그렇다고 노래잘하는 가수를 떨어트리는 잔인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수다운 가수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지금 노래잘하는 가수들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은 두팔 벌려 환영하는 바입니다. 처음에 김건모, 이소라, 박정현, 백지영, 정엽,윤도현, 김범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고 반문하던 사람들도, 막상 첫방송을 보자마자, 평가단들이 자기 마음대로 정한 순위가 다소 납득이 가지 않더라도, 이 방송을 보고 호평을 아끼지 않은 것도, 그 순위는 그저 각 개인들의 주관일 뿐이요, 누가뭐래도 그들은 이 시대 최고의 가수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최고의 노래를 한 자리에 듣는 그 자체에 감동받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소라와 마찬가지로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가수 김건모가 탈락을 한다는 건, 당황스럽기도하고, 말문이 막히지만, 어쩔 수 없는 희생의 과정이였습니다. 처음부터 나는가수다는 순위 그 자체보다 좋은 가수들에게 양질의 무대를 제공해주는 좋은 취지가 있었고, 어짜피 서바이벌 형식으로 누군가가 탈락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지해야한다면, 약속대로 시청자들의 투표에 따라 결과에 승복을 해야합니다. 물론 김건모의 탈락이 이소라는 물론 다른 가수들과 개그맨 매니저들도 납득할 수 없는 결과고, 노래 자체가 아닌 마지막에 립스틱을 바르는 퍼포먼스 실수로 이루어진 어처구니 없는 결과라고해도, 겸허이 후배들을 위해서 아름답게 물러서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김건모는 떠나고 싶은데, 후배가수들이 재도전을 요구해서 김건모가 다시 재도전을 수락한 것이라면, 선배의 안타까운 탈락을 진심으로 슬퍼하고, 다시 그 선배를 무대에 올려주고 싶은 후배들의 아름다운 충정이라면서 미화될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현재 김건모의 탈락과 재도전은 시청자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줄 뿐입니다. 아니, 그동안 인터넷을 떠들석하게 하였던 스포일러를 믿지 않고, 끝까지 나는가수다를 시청한 분들의 말문을 막히게 할뿐더러 그 당시 어렵게 일위를 선정한 분들의 고민을 제작진과 김건모와 이소라 등 출연 가수들이 마음대로 대놓고 무시하는 것 같아 너무나도 황당할 따름입니다. 

 

김건모가 탈락이 확정된 순간, 비록 스포일러대로 흘러가긴 했지만 결국 김건모가 결과에 승복하고 떠나고자 할 때, 저역시나 당분간 그의 노래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파오면서도, 혹시 나는가수다 제작진이 스포일러 좋아하는 분들에게 한방 먹이고자, 그동안 가짜 스포일러를 유통시킨 것이 아닌가해서 제작진들이 술수를 쓴 것 같기도하여,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이소라가 내가 제일 노래잘한다는 가수 김건모의 탈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갑자기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고, 1위를 차지한 윤도현, 그리고 백지영,정엽,김범수, 박정현 다 눈물을 흘리면서 재도전을 원한다고 했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게 흘려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 극구 재도전을 거부하던 김건모가 끝내, 재도전을 받아들인다고 하는 순간, 이소라와 마찬가지로 제가 노래잘한다고 꼽은 가수 김건모가 7위를 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들을 때보다 더 황당했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순간 윤도현의 '나항상그대를'를에서 느꼈던 짜릿한 전율과 쾌감이 한순간에 날아갈 정도로 불쾌감마저 들 지경이였습니다. 결국은 인터넷 댓글에 떠돌아다니던 대로 김건모가 꼴찌를 하고, 다들 그 결과에 납득할 수 없어서 다시 재도전을 하고, 그런 식으로 흘려가게 된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저와 마찬가지로 많은 시청자분들이 그토록 기대했던 '나는가수다'에 큰 실망을 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더군요.

 

나는 가수다, 비록 가수들을 평가한다고 하는 그 자체는 불손한 의도일지도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오랫동안 가수같지 않은 가수들에게 묻혀서 가려졌던 명가수들이 다시 재조명을 받을 수 있는 훌륭한 프로그램입니다. 그저 순위를 떠나서,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열창하는 가수들이 좋을 뿐이고, 그들의 하모니에 경의를 표할 뿐입니다. 마지막에 그들 중에 누군가가 탈락한다는 순간이 다가올 때는, 제 숨통마저 조여올정도로 두려웠고, 가수들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그중에서 7위를 한다고해서 가장 노래를 잘못하는 가수도 아니고, 그저 자신이 선곡한 노래와 본인과 안맞았을 뿐이고, 김건모처럼 노래는 잘해놓고, 립스틱 잘못발라 무대를 망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가수다 제작진은 이미 대한민국 최고 광대 김건모의 자존심을 제대로 짓밟고, 계속된 스포일러에도 불구하고 나는가수다 제작진을 믿고 끝까지 채널고정했던 시청자들을 두번 우롱했습니다. 시청자들이 누구를 한명 떨어트려야하는 이 잔인한 프로그램을 그래도 요즘 보기 드문 명작이라고 추어올리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것은, 누가 떨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랜만에 가수로서 위엄을 보이는 무대를 주말 예능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거 하나뿐이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순위 선정 방식에 말이 많아도, 어찌되었든, 어렵게 심사숙고하여 투표를 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자기네들 맘대로 배신함은 물론, 원래부터 자기네들은 탈락이 원칙이지만, 탈락한 가수가 원한다면 다시 재도전을 할 수 있다는 어디서 듣도 보도못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면서, 애써 김건모의 재도전을 정당화시키는데 급급합니다. 

 

분명 어제 김건모의 7위와 탈락은 많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만약에 김건모가 마지막에 립스틱만 안발랐어도 모든 가수들이 인정하는 그가 탈락을 하는 수모를 겪지는 않겠죠.또한 청중 평가단이 김건모라는 가수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면,자신을 망가뜨리면서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고자하는 김건모의 광대정신을 높이 살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가수는 무대에서 최고의 가창력과 열정을 보여야함은 물론, 그에 걸맞는 퍼포먼스와 무대매너 역시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나는가수다는 다소 불공정한 측면이 있어도 청중들의 다수의 의견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는 것이 규칙으로 정해져있었습니다. 그 립스틱 바라는 부분이 청중 평가단의 심기를 거슬렸다면, 그것 역시 중요한 평가의 요소이며, 김건모 또한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 크게 받아들이고 완전히 그 무대를 내려놓았어야합니다. 

나는가수다 제작진들이 시청자들과 평가단에게 약속한대로, 음악을 잘아는 사람들에 비해서 전문적인 귀를 가지지 않았고, 예술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평범한 대중들을 상대로 평가받겠다고 약속을 했으면, 아무리 그들의 눈과 귀가 부정확하다고하여도 약속대로 그들의 뜻을 따라야합니다. 차라리 그렇게 김건모가 다른 가수들의 눈물겨운 재도전 요구라는 말도 안되는 무리수를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하지 않고 순순히 물러났다면, 오히려 후배가수들의 김건모에 대한 한없는 존경심과, 립스틱 하나로 무너진 김건모의 안타까운 열창은 더 큰 박수와 감동을 만들어냈을 것입니다. 또한 후배들을 위한 선배의 아름다운 희생이라면서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어제와 같은 일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 많은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우려를 한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그 우려했던 상황이 그대로 일어났을 따름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차라리 음악을 잘아는 전문가들에게만 평가를 받도록 하던가, 아님 그들의 평가 또한 함께 반영했어야합니다. 또한 스포일러가 두렵다면 생방송으로 진행하여 즉석에서 투표 결과를 반영하여 바로 탈락시키는 방법 밖에는 없으며, 탈락으로 가수들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우려된다면 아예 서바이벌을 도입하지 말던가, 어느 댓글처럼 1위를 한 사람이 졸업형식으로 다른 가수에게 무대를 양보하는 형식으로 진행해나가야합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투표를 하던지, 현재대로 진행해나간다면 대중들과 그 방송을 본 대다수의 시청자와, 같이 무대에 선 가수들 모두를 납득시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법입니다. 그렇다고 이미 그들을 평가하기로 결정되어있었던 대중들의 뜻을 자기네 마음대로 사뿐히 짓밟고, 시청자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의 독단적인 결정이 예술가를 평가하여 떨어트리는 모욕적인 행위보다 더 치욕적이고, 차라리 이런 프로그램 안만드니만도 못한다는 사실을 아직 나는가수다 제작진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비록 그 중에서 가장 부진했던 가수 한명 힘겹게 끌어내리고 자존심에 상처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오랜만에 노래잘하는 가수들 다시 주목받게 했다고 박수 좀 받았다고, 시청자들의 소중한 평가마저 철저히 무시하는 행위까지 이해되고 용서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부디 정도만 걸어도 이시대 최고 예능프로그램으로 우뚝 설 수 있고, 가요계의 판도를 크게 바뀔 수 있는 '나는가수다'를 출연 가수들을 위한 배려랍시고 청중평가단의 소중한 투표결과를 무시함은 물론 시청자들을 세번 분노케하여, 그래도 '나는가수다'에 일말의 기대를 하고있는 시청자들이 완전히 등돌리게하는 일은 다시는 일어나질 않길 바랄 뿐입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공감이 가시면 VIEW ON버튼을 눌러주세요 다음 로그인없이도 가능합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