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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나치의상 트위터 설전 진중권을 무안하게 만든 임재범의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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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처럼 다방면에 걸쳐 전위적으로 활동하는 평론가는 드물 것입니다. 원래 그는 미학을 전공한 미학자였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는 전공인 미학보다도 정치 평론가 혹은 문화 평론가로 널리 인식되고 있지요. 아마 어떤 이들은 그가 미학자라는 것을 까마득히 모른채 100분 토론에서 정치적 이야기하시는 분, 아님 심형래 영화를 유독 까시는 분 그 정도만 기억하고 있는 경우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중, 고등학교 때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이수해야할 철학을 배우지 않아도 명문대가는데 아무 지장없는 나라에서 미학이니 철학같은 학문은 돈도 안되는 학문, 알아봤자 취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로 종종 치부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진중권 또한 미학자임에도 그가 진중권 이름 석자를 널리 퍼트린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움직임에 반대하는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 그리고 그보다 더 히트친것은 다름아닌 2007년에 있었던 '디워' 논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덕분에 진중권이 상당히 권위있는 미학자이고 그래서 진중권의 미학 저서 '미학 오디세이'가 상당히 팔렸다고는 한데, 아직도 진중권의 정체성이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분명 미학의 대중적 관심 상승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인 것은 분명한데, 이상하게 미학자보다 전사회, 그리고 대중문화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정체불명 평론가 이미지가 더 강하니까요.

거두절미하고 미학자의 관점을 봤을 때 진중권이 요근래 문제가 되었던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에 관해 미학으로 봤을 때 부적절하였다는 평가는 충분히 내릴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했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독일에서도 공부를 하여 전문가인 진중권의 입장에서는 분명 임재범의 몰취향적인 후진 미각을 비평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저같이 미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몰취향이 뭔지, 그게 미학적으로 맞지 않구나까지는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안이 벙벙해지는 이야기이나, 전문가가 그렇다는데, 아 미학에서는 그게 아니라고 보는구나라고 받아들여야겠지요.

하지만 제가 진중권에게 실망을 한 것은 단순히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가 후진 미각으로 깎아내린 것이 아닙니다. 미학자 진중권의 발언도 맞는 말이나, 문제는 그의 발언에 반박하는 진중권이 생각하는 '듣보잡'들을 대하는 진중권의 태도였습니다.

진중권의 몰취향, 후진 미각 비평 이후 대중음악작곡가인 김형석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무 계산 없이 무대에 어울리는 소재를 가지고 진행된 퍼포먼스였을 뿐이며, 공연을 보고 릴렉스해주길 바란다면서 진중권의 의견에 반박하는 트위터를 올렸습니다. 진중권이 임재범의 나치 의상을 후진 미각으로 지적한 것처럼 대중음악가로서 김형석이 진중권이 제기한 몰취향 비평에 반론을 제기한 것도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다음날 진중권은 김형석이 뭐하는 분인지 모르겠다면서 그 미감이나 그 미감이나 다음엔 731부대의 옷을 벗어 던지며 생명의 소중함을 노래하세요라면서 재반박을 하였더군요. 


그러자 김형석은 다시 진중권을 향해 "진중권 님의 글을 보면 네오나치즘 스킨헤드 공연에서 느낀 것은 아마도 공포일것. 그런데 (임재범의) 공연에서 그런 공포가 있었나, 왜 한 개인이 느낀 감상을 전체에 대입하려 하는가, 그것이 바로진님이 비판하는 전체주의 아닌가라면서 예술은 미학적 수준을 만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님은 현재 신념을 지키고 거침없는 사회비판을 하며 투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투쟁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그런데 님이 다른 사람의 표현 자유는 인정하는 않는 것은 똑같은 광기가 아니냐"고 글을 마쳤습니다. 또한 김형석은 "시대의 아이콘을 걸고 넘어져 관심유지하고자하는 것 아니나?"는 한 네티즌의 트위터에 "그게 정답인 것 같다"면서 마치 진중권이 일부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까지 하였습니다. 김형석 또한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 일일이 대응하여 더욱더 논란만 부추긴다고 몇몇 네티즌들의 눈총을 받기도 하였지만, 다행히 김형석은 김형석이 뭐하는 분인지 모르겠다고 비이냥거린 진중권과 달리 진중권을 님이라고 붙이며 그가 하고 있는 일을 존중해주는 좀 더 나은 토론 문화를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진중권은  
자신을 비난하는 트위터글이 쏟아지자 "너한테는 별로 관심받고 싶지 않아요", "그럼 닥치세요", "근데 넌 뭐하는 놈이세요?", "일단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부터 알고 덤비세요"라며 독설을 가했습니다. 마치 몇 달전에 있었던 심형래 감독의 '라스터 갓 파더'를 비평한 이후 심형래 감독의 일부 팬들에게 받았던 비난에 대한 반응처럼 말이죠. 독일에서 미학을 공부하신 진중권에게 자기보다 덜 배우지 못하고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 감히 자신의 의견에 반박하는 행위는 전혀 용납되지 않은 듯 보여집니다. 

하지만 진중권이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에 대해서 미학자의 관점에서 몰취향이라고 비평을 가하는 것 처럼, 진중권처럼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미학은 커녕 가장 기초적인 철학조차 모르는 무지랭이 대중들도 최소한의 자신의 의견을 펼칠 자유가 있습니다. 다만 진중권이든 누구이든지간에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서 반박을 펼칠 때는 민주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겠지요. 하지만 자칭 배운 사람 진중권은 자신의 확고한 의견에 덤비는 그러니까 대중음악계에서는 진중권보다 더 영향력있는 김형석같은 인물도 뭐하는 분인지 모르겠다고 특유의 비꼬는 화법을 사용했습니다. 과연 진중권이 주류 기득권 세력과 치고받고 싸우면서 얻고자하는 신념이 정작 대중문화에서 그와 반대되는 몇몇 네티즌들의 의견을 무시해도 되는 것이라면, 나와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빨갱이라는 진중권이 그토록 증오하는 세력과 뭐가 다른지 저같은 대중들은 고개가 가우뚱 거려집니다. 

 


하지만 진중권처럼 진보성향이 강한 학자가 자기 신념과 무조건 반대된다고 "나는 모르는 사람이 왜 나에게 덤비지, 내가 누군지나 알고 덤비세요"라는 비하하는 어투를 쓰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 지식인 진중권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진중권에게 강한 모욕감을 주는 언행을 남겼기 때문에 진중권이 욱하는 심경에서 특유의 화법을 사용했을 것이구요. 진중권도 사람인지라 그의 입장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보다 더 많이 배운 지식인으로서, 오히려 그들이 무안해지도록 더 훌륭한 방법으로 네티즌들을 포옹하고 훈수하였다면 대중들이 생각하고 있던 그의 이미지가 한결 더 나아지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진중권이 진중권에는 듣보잡인 대중음악 작곡가 김형석을 비롯한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를 지지하는 몇몇 네티즌들과 싸우고 있는 사이, 정작 논란의 진원지인 임재범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여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분명히 임재범도 자신의 나치 퍼포먼스가 본의아니게 인터넷 상에서 문제가 되었고, 이제는 진중권까지 가세하여 김형석과 트위터상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는 걸 모를리 없습니다. 그러나 임재범은 자신의 기사를 보아도 정작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관계자들은 그런 가십거리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진중권 씨의 트위터 글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에게 우리가 잘못한 것도 없고 그도 우리에게 특별히 나쁘게 한 것도 없다"며 노이즈마케팅을 하는 것도 아닌데 논란에 일일이 대꾸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관계자들은 다음 공연부터 나치 퍼포먼스를 하지 않을 계획은 없느냐는 물음에, 퍼포먼스는 공연 때마다 바뀐다면서 당일 퍼포먼스도 당일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즉 임재범은 진중권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처럼 윤리적 논란을 피해갈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촌스러운 도덕적 변명을 만들어놓고,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진 대중들에게 더 큰 미학적 충격을 안겨주기 위해 머리 별로 안쓴 후진 미각적인 퍼포먼스를 계획한 것이 아니라, 그냥 김형석의 말처럼 패러덤의 노래에 맞는 즉흥적 퍼포먼스를 한 것 뿐이죠.

 


비록 임재범 측은 진중권의 발언과 현재 그를 둘러싼 설전에 신경을 안쓴다고 하지만, 사실 그들 입장으로서도 진중권 때문에 더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나치 의상이 부각되는게 마냥 좋지는 않을 것입니다. 분명한 건 임재범은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해서 몰취향이니 후진 미각으로 비판을 하던 진중권이 자신에게 잘못한게 없다고 쿨하게 여긴다는 것이죠. 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평소 사회전반적으로 이슈가 되는 부분에 짚고 넘어가야하는 평론가로서 임재범의 공연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설령 다른 이들과 생각이 반대된다고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무조건 대중의 의견을 따라야한다면 굳이 평론가가 있을 이유가 없겠죠.

그러나 적어도 임재범은 자신의 퍼포먼스가 물의를 일으켰다고 대중들 앞에서 사과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애초부터 의도했던 바보다 한 발 더 앞서간 진중권의 몰취향 비평에 대해서 문제없이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사회를 미학적 측면으로 바라보시면서 자기와 다르면 아니라고 치부하는 이 사회에 맞서는 몇 안되는 용기있는 자로서 큰 박수를 받았던 저명한 평론가가 정작 진중권 스스로가 보는 견해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김형석이 누구나면서 자신과 반대되는 이들을 비꼬는 태도로 더욱더 네티즌들의 반감을 사게됨은 물론, 임재범 이용해서 관심받으려고 한다는 오해를 낳는 행동을 자초하셨다는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게다가 진중권이 이틀 동안 누군지도 모르고 알고싶지도 않은 사람들과 트위터에서 열나게 싸우는 동안, 정작 당사자 임재범은 무덤덤, 무반응이라는 것이 오랜만에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게된 진중권의 투혼을 더욱 무색하게만들었다는 것이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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