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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무사 백동수 역사왜곡 아쉬움 속 빛나는 전광렬과 최민수의 숨막히는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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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무사 백동수'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 있다면, 주인공 백동수 스승인 김광필 역을 맡은 전광렬과 백동수와 함께 운명의 검을 다투어야할 여운을 움직이는 무림의 절대 고수 흑사초롱 천의 최민수를 꼽고 싶습니다. 

무사 백동수는 원작 만화로 유명세를 탄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중일 동양 3국의 무예를 총마라한 '무예도보통지'를 완성한 무인 백동수를 그린 작품이였죠. 하지만 실제 백동수는 조선 후기 정조 당시 자타공인 최고의 무술을 자랑했지만 서얼이라는 벽에 부딪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당대 최고의 문인 이덕무의 절친한 친구이자 처남이였다는 것 외에 그의 특별한 행적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방영 전부터 역사에 의술로 중종으로부터 서장금에서 대장금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았다는 '대장금'과 종종 비교되곤 하였습니다. 

게다가 무사 백동수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편의 새로운 픽션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드라마라고해도 역사 왜곡이라는 말도 나올 법도 합니다. 무사 백동수는 실제 살았던 백동수의 일생을 담았기보다 허구를 바탕으로 그의 영웅적 면모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작품입니다. 때문에 극중 백동수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 백사굉이 역모죄로 참형에 처했기 때문에 그역시나 끓는 물에 세상의 빛도 제대로 못볼 뻔 하였습니다. 게다가 그는 어떻게해서든지 그를 살려내고자하는 어머니가 계속 뱃속에 품은 터라 열한달만에 태어난터라 팔다리가 뒤틀어지기 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백사굉과 함께 도원결의를 맺은 조선 최대 검객 검선 김광택이 처자식을 부탁한다는 친구 백사굉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고자 자신의 한쪽 팔을 바치면서 백동수를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허나 그 뒤에도 한쪽팔이 없어진 김광택과 백동수의 목숨을 노리는 간약한 홍대주 일파때문에 백동수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불편한 몸으로 도망다녀야하는 기구한 운명을 받아들여야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 속 백동수는 서얼 출신이라는 자신의 신분에 울분을 토하긴 하였지만 남산 판자촌에 몸을 숨길 정도로 반역 죄인의 자손으로서 힘겹게 살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백동수의 아버지 백사굉은 백동수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 역모죄로 참형에 처하게 되지만, 실제 백동수는 조부인 백상화에게 무술을 익혔고 여러 훌륭한 문인들에게 가르침을 받게 됩니다. 삼족이 멸한 대역죄인 집안 자식에게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였죠. 그리고 백동수가 갓난 아기일 때 끓는 물에 넣는 팽형 또한 조선시대에서는 양반 죄인이 끓는 가마솥 안에 들어가면서 명예적으로 사형을 가하는 명예 형벌이였다는 철저하지 못한 역사적 고증이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실제 백동수의 삶이 아닌 백동수로 한편의 드라마를 쓰겠다고 작정한 무사 백동수이기에 과연 어떻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대하 사극 스펙타클 칼싸움을 보여줄지가 관건이였습니다. 게다가 역사 왜곡이 끊임없이 따라붙는 만큼 얼마나 매력적인 스토리와 연기로 그 논란을 극뽁하는 것도 무사 백동수가 풀어야할 과제였구요. 

일단 기대감을 안고본 무사백동수 첫 방송은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초반 무사 백동수를 이끈 건 단연 주인공 백동수의 스승이자, 백동수를 살리고자 자신의 한쪽팔을 내어준 김광택을 맡은 전광렬, 그리고 강대국 청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나약한 나라의 세자저하로서 그 때문에 자신이 아끼는 충신들이 목숨을 내놓는 울분을 참아야하는 사도세자의 오만식, 그리고 어떻게해서든지 뱃속의 백동수는 살리고자하는 애뜻한 모정을 보인 김희정과 김광택과 함께 백동수 어머니를 살리고자 수많은 관군과 상대로 칼싸움을 하면서 오랜만에 제대로된 카리스마를 뿜어주는 박준규, 오랜만에 얼굴에 웃음기를 싹 가시고 김광택에게 복수의 칼을 가는 인 역의 박철민 그리고 짧은 등장에도 굵고 강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흑사초롱 지도자 천을 맡은 최민수의 연기가 일품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극의 중심을 맡은 김광택 전광렬과 천의 최민수의 극 초반에 있었던 검술 대결은 과연 무사 백동수를 볼까말까 고민하는 시청자들의 고민을 단박에 해결하였습니다.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 그리고 그동안 무협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칼싸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답게 눈빛과 섬세한 칼놀림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팽팽한 대결은 단연 무사 백동수의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검을 쓰는 김광택과 청의 사주를 받고 그들의 걸림돌이 된다 싶으면 조선의 왕도 살해하는 흑사초롱을 움직이는 수장 천은 평생을 겨루어야하는 라이벌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처치해야할 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겨룰 수 있는 상대이자, 마음만 먹으면 계략을 써서라도 상대의 목을 칠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들은 서로에 대한 예의를 알았습니다. 자신이 이끄는 집단의 눈엣가시임에도 불구하고 천이 원하는 건 김광택의 목숨이 아니라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친구 백사굉을 구하고자 갈길이 바쁜 김광택에게 검으로 대결하는 것이였습니다. 호시탐탐 김광택의 목숨을 노리는 홍대주같은 늙은 여우와는 달리 천이야말로 악 중의 악인이지만 자신과 유일하게 대결할 수 있다는 김광택과 평생을 두고 다투고 싶은 범인들은 모르고 고수들만이 가지는 자신감과, 한시가 바쁜 와중에도 천의 대결을 잠시나마 받아들인 검선다운 여유를 보인 김광택의 특별한 대결이 인상깊게 다가오네요. 

 


또한 전광렬은 역시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답게 검객이라는 이미지보다 친구 백사굉과 사도세자. 그리고 자신의 목숨과 백사굉의 아들 백동수 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하는 가장 어려운 고뇌를 하는 김광택의 내면을 물흐려내듯이 잘 풀어내었습니다. 특히나 친구 아들 백동수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팔을 잘리는 눈뜨고 보기 어려운 잔인한 장면 속에서 울부짖는 전광렬의 연기는 비장함까지 감돕니다. 어떤 역할이든지 배우 전광렬이 아닌 작품 속 인물 그 자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시청자들로부터 그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자극하는 전광렬이였기에 더욱더 백동수를 위해 자신의 팔을 잃은 불운의 검객 김광택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실존 인물 백동수를 두고, 첫회부터 불거진 팽행 왜곡 논란 등, 역사 왜곡 부분과 차라리 안하느니 만도 못한 cg가  큰 아쉬움으로 남지만 첫 장면부터 보여준 전광렬과 최민수의 대결. 그리고 무사 백동수를 탄탄하게 받혀주는 오만식, 박준규, 이원종, 박원상, 박철민, 김희정의 관록이 넘치는 명품 연기와 간만에 손에 땀을 쥐게하는 흥미 진진하고 박진감넘치는 스토리가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충분하였습니다. 과연 역사 왜곡 속에도 요 근래 보기 드문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은 산뜻한 출발이 기대했던 바대로 2011년 최고의 드라마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인지 그 결과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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