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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나는가수다 파격 장혜진보다 빛났던 1위 김조한과 조관우의 애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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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음색이 빛났던 이소라가 'No1'으로 대박을 친 이후 '나는가수다'는 온통 기존의 것과 차별화 시켜야겠다는 파격변신의 압박에 사로잡힌 것 같습니다. 그래서 7월 10일 방송분은 어떻게하면 파격적인 변신을 위해 몸서리치던 여가수들의 열정이 돋보이는 공연이였습니다.

그러나 딱 그 뿐이였습니다. 가창력이 돋보이지 않았던 댄스곡으로 자신들의 폭발적인 성량으로 청중들의 열광을 기대했던 가수들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이번주 방송만큼 시청자와 청중단의 평가가 거의 엇비슷했던 결과도 없었을 것입니다. 제아무리 기대를 하게하는 파격전 선곡이라고 해도 그것만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것을 꼬집어 보여준 본보기였습니다.

 


그동안의 장혜진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아이돌 그룹 '카라'의 '미스터'를 선보인 그녀의 도전은 십분 이해가 갔습니다. 지난주 '슬픈 인연'을 불러 네티즌들에게 호평을 받고도 하위권으로 밀려난 장혜진이였습니다. '꿈의 대화', '1994년 어느 늦은 밤' 등 90년대 가요계를 수놓은 히트곡으로 빛나는 장혜진이지만 언제부터인가 본인의 노래를 부를 수 없는 '나는가수다'에서 그것도 평소 그녀의 창법대로 불렀다가는 생존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엉덩이춤 등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장르로 승부수를 띄워야만 했구요. 그러나 그러기에는 편곡이 상당히 안습이였습니다. 이소라의 'No1'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보아의 'No1'과는 180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줌은 물론 대한민국 음악에서 흔히 들을 수 없는 강렬한 사운드와 비트 등 편곡에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소라의 'No1'은 보아도 아니요, 이소라도 아니요, 또다른 제3자의 새로운 노래였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장혜진의 '미스터'는 그간 장혜진에게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의상만 남았을 뿐, 기존의 '미스터'노래에 보다 강렬하게 만들려고만 했을 뿐, 카라의 미스터와 차별화되는 어떠한 요소도 보이지 않았고 이소라처럼 장혜진 자신을 버리지도 않았습니다. 차라리 장혜진이 가장 잘하는 슬픈 발라드를 불렀으면 오히려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반면 조관우와 어제 첫 무대를 치룬 김조한은 자신들의 장기를 여실히 잘 살렸습니다. 김수희의 노래이자 온 국민의 애창곡인 신나는 '남행열차'를 조관우에 맞게 구슬프고도 애절한 감성곡으로 불렀던터라 그 역시나 장혜진의 미스터 못지 않은 파격적인 편곡이였습니다. 워낙 유명한 곡이기 때문에 자칫 원곡과 너무 다르다는 괴리감이 크게 다가올 위험천만한 선곡이였습니다. 역시 5위에 만족해야했으나 그동안 폭발적인 고음과 파격적인 노래만 좋아한다는 볼멘 평가를 받은 '나는가수다' 청중단에서 그들이 가장 좋아할법한 노래를 부른 옥주현, 장혜진을 제치고 조관우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해야겠다는 것은 상당히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역시나 1위는 예상했던대로 김조한입니다. 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R&B 장르를 물만만 제비처럼 완벽히 소화해내어 가요계를 뒤집어놓은 솔리드의 보컬 김조한이 아니였나요. 물론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미교포의 이점이 있긴 하지만 그 당시 한국인들은 부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R&B와 완벽한 영어발음은 그야말로 부러움의 대상이였습니다. 김조한 데뷔 이후 R&B 장르가 어느정도 대중화되고 그 노래를 부르는 후배 가수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김조한은 대한민국에서 R&B를 제대로 소화해내는 몇 안되는 가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교뿐만 아니라 탄탄한 가창력에 애절한 호소력. 그야말로 박정현과 더불어 종합선물세트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과연 김조한의 정통 R&B를  청중단이 얼마나 이해할 것인지가 관건이였죠.  그렇기 때문에 김조한 또한 현재 나가수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형석의 작곡으로 유명한 신승훈의 'I belive'를 김형석의 도움을 받아 원곡보다 경쾌하고 빠른 R&B 스타일로 재편곡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래서 차분한 원곡과는 달리 루즈하지 않으면서도 청중단이 듣고 신날 수 있고 동시에 김조한이 오랫동안 쌓아온 내공을 보여줄 수 있게 하였죠. 

결과는 대 성공이였습니다. 지나치게 원곡의 의도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신나는 음악과 김조한 특유의 R&B 창법의 만남은 기가막히게 청중단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김조한의 1위 소감처럼 관객들과 음악으로 소통이 이루어져서 맺은 뜻깊은 결실이였습니다. 

 


그동안 나는가수다는 기존의 차분한 발라드 곡을 경쾌하고 파격적인 고음을 선보이면 청중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내적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는 시원시원하고 분위기를 띄워주는 가수가 더 큰 반응을 얻게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가수다 출연 가수들은 조용한 노래보다 자신들을 투표하는 관객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움직임이 잦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는 한명씩 떨어져야하는 구조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기존의 다양한 음악의 매력을 느끼게하는 원래 의도에 충실하기보다 점점 편향되어가는 천편일률적 움직임에 우려를 제기한 시청자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조관우는 '고음만이 내 세상'인 '나는가수다'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모습을 지키면서 특유의 미성과 전조처리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씨엔블루의 '외톨이야'를 화려한 발재간이 돋보이는 탑댄스를 추면서도 알차게 소화한 김범수와 평소 나는가수다 무대와 다르게 진지한 열창일 선보인 윤도현의 빗속에서도 인상적이였습니다. 아무리 파격, 신선한 시도가 대중들의 눈은 쉽게 사로잡을 수 있다하더라도 역시 자신이 가장 잘 소화해낼 수 있고, 듣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노래를 불러야한다는 새삼스런 진리를 일깨워준 나는가수다 무대였습니다. 고음이 돋보이는 가수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창법과 장르를 구사하는 가수들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순위였습니다. 그래야 '나는가수다'에 보다 많은 실력파 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으며 대중들에게 식상함을 주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장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뭐니해도 어제 '나는가수다' 중에서 제일 안타까웠던 무대는 장혜진이였습니다. 그녀가 평소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여가수로 불리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가수인데, 이번 파격을 넘어선 도발적인 '미스터' 때문에 되레 그녀가 음악 하나만으로 힘들게 쌓아온 공자탑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련지 여러모로 아쉬움이 큰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3주전 '슬픈 인연'으로 그녀의 평소 창법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주었던 장혜진이였기에 다음에는 이번 주 무대를 만회하는 최고의 무대를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평소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보여준 모습대로 진지하고 감동적인 노래를 선보였으면 어제보다는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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