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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예능초보 존박을 대두라 놀리는 무례함도 라디오스타에서는 통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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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메인 요리 무릎팍도사의 디저트격인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무릎팍도사에서 김연아 급의 대형게스트가 나오면 꼴랑 5분만 나가는 일도 빈번하였습니다. 거기에다가 공중파 방송답지않게 게스트들을 대하는 태도가 왜그리 무례한지, 자칫 사람들의 지탄만 받을 오해의 소지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도 언제부턴가 이야기가 시작할 쯤하면 끝나버리는 일종의 감칠맛에 점점 입소문이 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라디오스타만을 단독 편성해달라는 요구가 빈번할 정도로 많은 마니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라디오스타입니다. 


라디오스타는 어떻게보면 공중파답지 않게 'B급'을 전폭적으로 지향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한 때 인터넷 라디오계를 주름잡았던 김구라를 주축으로 보통 토크쇼에서는 말하기 어려운 연예인들의 루머니, 뒷담화 그리고 다소 땀을 질질 흘리게하는 이야기로 자기네들끼리 신나게 난타질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게스트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사건, 사고로 얼룩진 연예인이 나타나면 대놓고 좋은 먹잇감이 왔다고 환호하는 무시무시한 하이에나들이 넘쳐나는 소굴입니다. 게다가 출연진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았을 때 나타나는 만화같은 CG는 왜이리도 강렬한지. 도대체 여기는 왜그리 사생활을 몰고가는 정재형의 반문에 가장 좋은게 사생활 캐묻기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자신감. 하긴 시청자들입장에서는 출연자의 뻔히 보이는 가식보다 차라리 라스에서 놀림을 받더라도,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고 다소 꾸밈없는 욱하는 모습을 보고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솔직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되기도 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짖궃으면서도, 재미있어질만하면 끝나버리는 이 여운의 방송이 어느덧 200회를 맞았습니다. 비와 같은 제법 대단한 게스트들도 왔었고, 200회에는 요즘 예능 대세라는 파리지앵 정재형과 mbc 예능 출연이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오는 존박이 그의 오랜 동료이자 소속사 선배인 이적과 함께 축하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재형의 출연도 반가웠지만, 아무래도 존박의 라디오스타를 통한 본격적인 mbc 예능 입성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존박은 라스 mc 윤종신이 심사위원을 맡은 '슈퍼스타k2' 준우승자입니다. 미국 출신으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20위권을 차지한 실력을 인정받았고, 슈퍼스타k에서도 예선부터 화제를 뿌리면서 시종일관 강력한 후보자로 지목되기도 하였죠. 게다가 수려한 외모에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 다니는 화려한 배경에 매너까지. 그야말로 당시 여심을 흔들기 충분한 엄친아 중의 엄친아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슈퍼스타k가 끝나고 근 1년만에 mbc의 예능에 출연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위대한탄생 준우승자 이태권에게 밀려버렸고(?????????) 존박의 남다른 얼굴 크기로 대놓고 놀림을 받았습니다. 아니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어보이는 존박이 연예인에게는 가장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얼큰이라는 점에 모두들 기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게다가 존박과 함께 나온 정재형과 이적은 왜들 하나같이 얼굴이 남달리 작은지 원근법이라는 과학적인 전문용어까지 동원되면서 존박의 첫 mbc 입성기는 그야말로 혹독한 분위기에서 치뤄졌습니다. 

 


그러나 라스를 몇 번 본 시청자라면, 그냥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라디오스타만의 게스트들의 대한 최고의 예우라는 사실을 말이죠. 제 아무리 게스트를 미화하고 훌륭하게 포장한다한들 다음날 인터넷 댓글에는 네티즌들의 솔직하다 못해 직설적인 소감이 쏟아지는 세상에 차라리 방송에서 적당한 수준에서 출연자를 갈구는 것이 해당 연예인에게는 더 나을 지도요. 

비록 존박이 라디오스타에서는 1년 전에는 유명했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머리큰 외쿡 남자, 혹은 일반 대학생같은 소리를 듣지만, 사실 공중파가 시종일관 의식하는 케이블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자가 mbc의 간판 예능에 나온다는 자체가 결코 쉽게 성사될만한 일은 아니였습니다. 게다가 라스가 방송되고 있는 곳은 지금 2주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면서 역시 서바이벌 오디션 본좌 극찬을 듣는 슈퍼스타k에 맞춰 다시 부라부라 위대한탄생 시즌2를 재빨리게 내놓는 mbc입니다. 일단 mbc 예능국에서 존박의 라스 출연을 허락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슈퍼스타k가 방영되고 그 뒤 위탄이 방영예정인 시기에 지난해 슈스케 준우승자인 존박이 mbc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나름 의미있는 성과라고 여겨집니다. 

 

분명 mbc의 존박 예능 입성기는 위대한탄생 때문에 슈스케 출신들의 자사 방송 출연을 막아왔으나 막상 오디션을 하다보니, 자기네들이 키운 가수들에게 부메랑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뒤늦게라도 슈스케 출신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일종의 꼼수이기도 합니다. 또한 소속사 선배 이적의 꼽사리로 나온 느낌이 없지 않으나, 어찌보면 그를 보는 눈이 곱지 않을 법한 mbc에서 그것도 케이블 못지 않게 지독하게 쎈 라스부터 예능 출연을 시작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 비록 존박은 사람의 약점을 꼭 찝어서 요목조목 따지기 좋아하는 라디오스타를 통해 그의 남다른 얼굴크기로 주목을 받았지만, 예능을 통틀어 가장 악랄하고 짖궃은 MC들과 편집덕분에 그의 남다른 순수성과 진지한 매력이 한 껏 돋보였으니까요. 이게 바로 일주일에 길어야 10여분을 방송하고, 대놓고 연예인을 날카롭게 몰아세워 게스트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만들법한 이 짜투리 프로그램에 이 시대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이 앞다투어 나오고자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라디오스타 말미에 나온 유희열처럼 원래 라디오스타는 아무리 짖궃은 이야기를 해도 그게 매력이고 재미있다고 박수치는 완소 프로그램이 된지 오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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