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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남자의자격 청춘합창단 감동 더한 장애어린이 합창단장 손현주가 빛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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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은 지난달에 열렸던 더 하모니의 치열했던 예선 현장을 그렸습니다. 그동안 내가 아닌 가족과 자식을 위해 한평생 헌신하시다가, 뒤늦게 노래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똘똘 뭉치던 어르신들의 결실을 평가하는 첫번째 관문날이기도 하였습니다.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에는 꿀포츠 김성록처럼 전문 성악가로 사셨던 분도 계셨지만, 대부분은 처음으로 합창 무대에 서시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였습니다. 때문에 긴장감은 더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합창단의 총 책임을 맡고 있는 김태원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김태원은 우여곡절 끝에 난생 처음으로 지휘봉을 맡은 생초보 지휘자였습니다. 게다가 그가 지휘하는 합창단들은 김태원보다 연배가 많은 선배들이였기 때문에 더욱더 최선을 다해서 지휘를 해야겠다는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예선 전날에는 스트레스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대부분이 합창단 경험이 전무한 아마추어로 구성되어있지만, 무려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전문 성악가 못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던 어르신들만 엄선하여 선발한 최정예 부대였기 때문에 청춘합창단이 전하는 하모니의 깊이는 그분들이 살아온 인생의 무게만큼 깊고 묵직하였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음유시인 김태원이 직접 작사 작곡한 인생이 담겨있는 노래에 평균 60년동안 남부끄럽지 않게 거친 풍파 잘 헤쳐온 청춘들이 부르는 노래는 듣기만 해도 눈물이 절로  흘려내렸습니다. 마치 그분들이 지금껏 살아온 인생의 여정을 보는 듯한 기분이였습니다. 그 때문에 청춘합창단의 노래는 젊은이들, 혹은 지난해 남격합창단의 완벽하고 기운찬 하모니와는 또다른 말못하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눈물 짓게 하고 가슴 벅차게 한것은 어르신들의 열정으로 똘똘 뭉친 청춘합창단뿐만 아니였습니다. 청춘합창단이 초조하게 무대에 서는 시간을 기다리는 사이에, 단정한 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어린 학생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불연듯이 우리에게 너무나도 낯익은 한 인물이 심사위원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무대에 선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그는 장애를 앓고있는 어린 학생들로 구성된 '에반제리'를 이끄는 단장이고 2004년부터 무려 7년동안 이 합창단을 이끌어왔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이름은 수많은 인기 작품에 나와 굵직한 상도 여러번 수상했던 인기 탤런트 손현주. 너무 뜻밖의 인물이였습니다. 

 


손현주는 무대 위의 아이들을 소개하면서, 사실 예선에 통과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악보를 볼 줄 몰라 연습하는데 무려 6개월의 기간이 걸렸다고 고백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큰 무대에서 아이들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는 그였습니다. 또한 노래를 듣고 결과를 발표할 때는 아이들이 듣지 않도록 조그마한 소리로 발표해달라고 아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물씬 담긴 부탁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뒤 '에반제리' 합창단은 그동안 오랫동안 힘들게 갈고 닦아온 노래를 선보입니다. 맨 앞에 서있는 아이의 또렷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독창으로 시작된 노래는, 비록 함께 나온 합창단에 비해서 완벽한 하모니도, 역동적인 율동도 구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역력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몇몇 단원은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수화를 통해 자신들의 준비한 노력의 흔적들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픔 속에서도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아이들 때문에 심사위원석에 앉아있던 임태경은 물론 객석의 수많은 이들은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가히 심사가 불필요한 감동의 하모니였습니다. 

 


kbs더 하모니 서울 예선에 참가한 팀은 청춘합창단을 포함 무려 60팀이나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1차 예선에서 14개팀을 가려내었고, 그 중에서 4팀만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청춘합창단은 단순히 kbs 인기 예능 방송때문이 아니라 정정당당히 실력을 인정받고 무사히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남자의 자격에서 결성한 합창단이라는 이점 외에도, 다른 팀보다 깊이있고 꽉 차여진 하모니가 돋보인  청춘합창단이였습니다. 반면 손현주가 이끄는 '에반제리'는 손현주의 예상대로 본선진출에는 아쉽게도 실패하였습니다. 하지만 '에반젤리'가 더 하모니 예선에 참여한 것은 단순히 본선진출과 합창단 우승이라는 거창한 목표만을 위한 것은 결코 아니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이라는 이 땅은 장애를 가진 분들이 살아가기 너무나도 어려운 세상입니다. 단순히 장애우들에 대한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장애우들이 스스로 자립해서 살아가기까지 힘겨운 고비를 맞딱뜨려야합니다. 어쩌면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과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동기부여와 도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중요한 일을 유명한 배우인 손현주가 아무도 모르게 묵묵히 하고 있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마 손현주가 이끄는 합창단이 남격 합창단이 참여하는 더 하모니 예선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남격 제작진이 손현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면, 우리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손현주가 장애우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고 살 뻔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손현주는 자기가 애써 장애 아동들을 위한 합창단을 무려 7년동안 이끌어왔다는 것을 굳이 밝히지 않고 살아온 연예인이였습니다. 합창단장으로 아이들을 소개하면서도 인기 탤런트라는 본인의 위엄을 과시하기보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섰던 손현주였습니다. 이제야 뒤늦게 그의 선행이 밝혀진 지금, 손현주야말로 진정으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를 제대로 실천한 마음 따뜻한 배우인 것 같습니다.  

만약 진심으로 그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7년이란 기간 동안 장애어린이 합창단을 이끌어올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오직 아이들을 위해서 7년동안 합창단을 이끌어왔던 손현주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예전부터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명배우였지만, 이번 남격 방송을 계기로 연기자로서 대중으로 받았던 사랑을 다시 조용히 그 손길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베풀 줄 아는 멋진 인격을 가지고도 한없이 겸손하게 살아가는 손현주라는 사람이 더더욱 좋아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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