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전망대

뿌리깊은 나무 회당 수천만원 출연료가 아깝지않을 한석규와 윤제문의 명품 연기대결

반응형




<대장금>, <선덕여왕>에 빛나는 김영현 작가(뿌리깊은 나무), <제빵왕 김탁구>의 강은경 작가(영광의 재인),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도우 작가(나도, 꽃!). 시청률 50%가 넘었던 대히트작을 배출한 작가들끼리의 불꽃튀는 대결로 주목받는 시점에서 <뿌리깊은 나무>가 시청률 2위 <영광의 재인>을 큰 폭 차이로 이길 수 있는 것은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투톱에 빛나는 극본과 연출을 맡은 장태유PD의 섬세한 연출력의 공로도 크지만 단연 한석규, 장혁을 위시한 명품 배우들의 탄탄한 뒷받침 덕분이다. 

방영 전부터, <선덕여왕> 작가들이 <쩐의전쟁>, <바람의 화원> 연출자와 한석규, 장혁과 함께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군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을 논하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던 <뿌리깊은 나무>이긴 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무사 백동수>부터 거슬러 올라가 <계백>, <아테네 전쟁의 여신> 등등 화려한 라인업과 연출진에 비해 제대로 이름값 하지 못했던 작품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역시 김영현, 박상연 작가와 장태유PD는 달랐다. 요즘 사극의 역사 왜곡이 문제시되는 것에 반해, 아직까지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극의 몰입을 방해할 만한 치명적인 역사 왜곡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연출진이 고증을 철저히 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섬세하고 치밀하게 드라마를 만든다고해도, 드라마의 꽃 배우들의 연기가 제대로 피어오르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없다.

다행히도 <뿌리깊은 나무>의 주요 배우들은 연기를 참 잘한다. 그냥 참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배우판 <나는가수다>를 꾸려도 될 만한 라인업을 갖추었다. 우선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꽃 주연배우인 한석규, 장혁 투톱을 시작으로 윤제문, 이재용, 한상진, 조진웅, 혁권, 안석환, 우현, 조희봉, 송옥숙 등등등 나오는 작품마다 미친 존재감을 발휘한 베테랑 배우들이 총 출연하였다. 초반 적은 분량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신세경도 눈물연기를 통해 숨겨왔던 섬세한 감정선을 여실히 드러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는데 성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특별출연 격으로 잠깐 출연하였을 뿐인 백윤식, 송중기, 류승수는 아주 짧은 등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뿌리깊은 나무> 시청자들에게 아주 강인한 인상을 남기었다. 특히 1회부터 4회까지 한석규가 맡게된 세종 이도의 청년 시절을 맡은 송중기는 이 작품을 통해 '꽃미남 엄친아'에서 앞으로 연기행보가 더 기대되는 명품배우로서의 싹을 제대로 인정받았다. 그 이후에도 송중기는 종종 <뿌리깊은 나무>에 잠깐 등장하여 대선배인 한석규는 물론 백윤식과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은 존재감을 발휘, 큰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세종의 아역을 송중기가 너무나도 잘해줘서 바톤을 이어받아 성인 연기를 이어나가야하는 한석규로서는 큰 부담이다.실제로 몇몇 작품에서 아역들이 연기를 잘해놔서 성인연기자들 또한 우수의 연기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역이 구축해논 아우라를 제대로 잇지못해 애를 먹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석규는 송중기의 이도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조차 금세 한석규의 이도로 빠지게끔 자연스럽게 아역과 성인의 연결고리를 이어내는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근 16년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한석규가 선보이는 연기는 매회 방영 직후 시청자들에게서 큰 화제를 모을만큼 훌륭하다. 그러나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주연인 한석규 외에도 빛나는 존재들이 너무 많다. 만약에 한석규만 아니었어도 더 큰 찬사를 받을 수 있는 배우들이 한 두명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세종의 고기를 납품하고 해부에까지 관여하였던 백정 가리온에서 밀본의 3대 본원이자, 세종 최고의 라이벌로 급부상한 정기준 윤제문의 카이저소제급 반전 연기는 이제 막 산 중턱에 오른 <뿌리깊은 나무>에 새로운 긴장감과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가리온이 정기준일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몇몇 시청자들에게 돌고 있었다. 실제 <뿌리깊은 나무>는 여러차례 가리온이 정기준이라는 점을 암시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쳐들었을 뿐인데 표정과 말투가 180도로 변해면서 "내가 바로 정기준이요"라는 가리온의 반전에 심히 놀랄 수 있었던 것은, 극 중 정기준처럼 치밀하게 본래 모습을 숨겨왔던 가리온 윤제문의 비굴한 변장 덕분이었다.  정말 진심으로 세종에게 충성을 바치는 백정처럼 비춰졌던터라 시청자들 또한 제발 가리온이 정기준이 아니길 바라왔던 믿음에 뒷통수를 세게 때린 셈이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정기준과 가리온이라는 1인 2역을 맡게된(?) 윤제문은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배우이다. 2005년에 <남극일기>와 <너는 내운명>을 시작으로 충무로에서도 연기력을 인정받은 윤제문은 그 뒤 드라마에도 도전 올해 초 <마이더스>에서 강렬하고도 비열한 악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단단히 찍히게 된다. 이미 각계 작품을 통해 충무로와 드라마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로 입지를 굳혀온 윤제문이기 때문에 단순히 그가 <뿌리깊은 나무>에서 조연급으로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오고가곤 하였다. 실제 수많은 '나는배우다' 급들이 출연하는 <뿌리깊은 나무>에서도 세종 한석규와 대적할 만한 포스와 연기력, 인지도를 가진 배우는 윤제문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시 단순한 백정 가리온에서만 머물지 않았던 윤제문은 드라마 상에서 이도의 강력한 라이벌 정기준으로도 그려지는 만큼 강채윤 장혁 다음으로 세종 이도와 대적하는 씬이 많다.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답게 이들은 극 중 내에서 카멜레온같은 각개다양한 변신을 꽤한다. 윤제문이 비굴하기 짝이 없는 백정에서 잔인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비밀결사대 수장으로 두 가지 인물상을 동시에 그려낸다면, 한석규는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감정표현을 토해낸다. 평상시에는 자애롭고 인자한 군주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우라질' '빌어먹을' 같은 불같은 화를 내다가, 그러면서 다 내잘못이라고 울면서 한 나라를 이끄는 왕의 외로움과 고통을 21C를 살아가는 시청자들도 느낄 수 있는 큰 공감대를 자아내게한다. 

 


 한글 창제를 둘러싼 백성을 뿌리로 삼고자하는 왕과 사대부의 나라로 만드려고 하는 거장과의 대결은 각각을 연기하는 한석규와 윤제문을 통해 팽팽한 긴장감과 피할 수 없는 숙명을 완성시켰다. 한석규가 있었기에 존경도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 이도의 고민을 절절히 이해할 수 있었고, 이도를 무너뜨리기 위해 수십년을 백정으로 숨어지냈던 한 사대부의 와신상담 또한 윤제문을 통해 꼭 복수할 수 밖에 없었던 완벽한 설득력을 제공한다. 

이처럼 한석규, 윤제문 외에도 장혁, 조진웅, 한상진 등 유례없는 명품배우들의 향연에 출연료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회당 수천만원 출연료를 받는다고 알려진 <천일의 약속> 김래원과 달리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와 장혁의 출연료는 얼마인지 구체적인 액수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흥행 파워가 약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충무로 최고 배우로 손꼽히는 한석규의 16년만의 드라마 복귀이기 때문에 그의 출연료 또한 상당한 액수가 지급되었을 걸로 예상되어진다. 장혁 또한 <뿌리깊은 나무> 제작사가 본인의 오랜 소속사이기도한 싸이더스HQ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낮은 출연료를 받을 것같지만, 작년 KBS 연기대상에 빛나는 스타성과 연기력을 고루 갖춘 배우로 정평이 나있다. 

 


반면 윤제문은 여러 작품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작품을 빛내는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하나 스타성이 약하고 원톱 주연이 아니기 때문에 회당 수천만원 출연료에 빛나는 김래원은 고사하고 한석규, 장혁 수준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하지만 <뿌리깊은 나무>에서 펼치는 윤제문의 연기는 당초 <천일의 약속> 남주인공에 물망에 올라 회당 8천만원을 요구했다는 그 어떤 한류스타가 그동안 선보였던 연기의 몇 십배의 값어치와 감동을 선사한다. 

올 한해 어떻게 감히 최고의 실력파 뮤지션을 가창력으로 일렬로 평가할 수 있다는 모욕 논란도 이겨내고 <나는가수다>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은 거품이 잔뜩 낀 아이돌에 밀려 제대로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던 가수들이 화려한 재조명을 받을 수 있다는 순기능 덕분이다. 그 뒤 <나는가수다>에 출연해 신드롬을 일으킨 임재범과 박정현, 김범수(김범수는 <뿌리깊은나무> ost인 '말하지 않아도'를 불렀다) 는 데뷔 이래 최고의 관심을 받으며 막대한 인기와 부를 손에 거머쥐게 되었다. 그 뒤 너무나도 커져버린 그들의 위상과 엄청난 돈방석에 앉은 것에 대해 질투를 느끼는 이들이 점차 늘긴 하였지만, 이들이 누리게된 부와 인기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대중들은 거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수로서 배우로서 그들의 능력에 맞는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진짜 능력이 있는 사람이 그에 합당한 지위를 가지고 부를 축적하는 것이 아닌 빽과 연줄로 엄청난 이권과 분수에 맞지 않은 이익을 누리곤 하였다. 그 때문에 연기자임에도 매번 작품에서 터무니없는 출연료의 반의 반의 반값도 제대로 못하는 거품 배우들에 대한 과잉 개런티 또한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져 과연 그들이 드라마 한 회 출연했을 뿐인데 보통 서민들의 일년 연봉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려야하는가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은 해가 갈 수록 깊어졌다. 


물론 출연료만 많이 타가는 거품 한류 배우들과는 달리 제 아무리 <뿌리깊은 나무>에서 시청자들의 감탄을 절로 이끌어내는 이 시대 최고의 명품 연기를 보여주는 한석규, 윤제문이라고해도 , 뼈빠지게 일해도 일년에 수천만원를 손에 쥐지못하는 대다수 서민들에게 회당 수천만원 출연료는 지나친 거품이요, 과잉 지급으로 보여진다.



다만 한류스타라는 명목으로 제대로된 연기를 하지도 못하면서 수억의 출연료를 받는 염치없는 배우들이 아닌 한석규와 윤제문처럼 역할에 대한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끌게하고 작품 자체도 빛날 수 있는 배우들만이 회당 수천만원까지는 아니지만 그들의 연기에 대해서 제대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라면 그들의 고액 출연료에 이의를 제기하고 반발하는 상황도 조금은 수그러지지 않을까 싶다. 그 이전에 과대 포장된 자칭 배우님들이 아닌 한석규, 윤제문같은 연기 하나만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는 배우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고 각광받을 수 있는 자양분이 마련되어야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건 연예계뿐만이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야하는 변화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