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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담이는 이도(송중기)에 의해서 가족과 좋아했던 똘복이 오빠를 잃었다. 이도의 장인인 심온 대감의 노비들이 몰살했을 때 혼자 살아남은 담이는 소헌왕후 손에 이끌려 이도와 마주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 담이는 이도가 아끼는 광평대군 나인 소이(신세경)가 되었다. 허나 시간이 지나도 담이는 이도(한석규)를 용서하려들지 않았다. 이도는 계속해서 그 때 밀지가 뒤바뀌었던 것 뿐이고, 과인은 결코 담이 가족과 똘복이를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하였으나, 이도를 향한 소이의 원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 때 마침 나라에 역병이 들었다. 만약에 백성들이 역병을 예방하라는 방만 제대로 읽었어도 속수무책 쓰려지는 참혹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허나 대부분의 백성들은 글을 읽지 못하는 까막눈이었다. 그들의 사정을 알지도 못하고 왜 천자도 제대로 읽지못하나고 백성의 먹살을 잡은 이도는 그제서야 자신과 같은 왕족이나 양반에게는 당연한 글 공부가 일반 백성들에게는 차마 엄두도 안나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성군이지만 임금이기 전에 하나의 인간에 불과했던 이도는 모든 백성들의 애환을 다 거두어줘야한다는 자신의 대의에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자기는 국가와 백성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세상과 백성들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소이라는 궁녀마저도 자신의 뜻대로 다루지 못한다. 이도의 이와같은 푸념에 어린 시절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소이는 그제서야 이도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전달한다. "아기라면 키워야지요"
소이의 한 마디에 정신을 차린 이도는 마음을 고쳐먹고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글자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 때부터 한 마음이 된 이도와 소이는 의기투합하여 글자를 만드는데 전념을 한다. 그 과정에서 소이는 진정으로 이도를 이해하게 되었고, 그에 대한 미움과 분노를 거둘 수 있었다.
소이는 이도를 도와 글자를 만드면서 어린 시절 자신에게 닥친 불행의 근원을 깨닫게된다. 아니 워낙 영특한 소이이기 때문에 그 전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종이 새로운 글자를 만든다고 했을 때 흔쾌히 동의했을 수도. 결국 자신이 글자를 몰라 자신의 가족, 함께 일하던 노비, 그리고 똘복오빠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소이는 또다른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글자 창제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글자 창제는 왕의 대의였지만 소이의 뜻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똘복이 강채윤(장혁)은 다시 궁에 돌아가려는 소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이 글자를 몰라서 자신들의 부모님이 억울하게 죽었다는 것에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설령 글자를 알았다고해도 왕을 포함한 지배층들은 자신들의 이해타산에 의해 똘복과 담이가 속한 노비, 천민들을 가차없이 베어버릴 것이다. 회의적인 똘복이에게 소이는 그래도 글자를 안다면 최소한의 억울한 일은 면할 수 있다고 호소하였다. 만약에 자신이 그 때 글자를 알았다면 생각시가 가져온 세종의 밀지가 중간에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심온 대감, 자신의 가족도 살리고 똘복이도 왕을 죽이겠다는 목표 아래 평생 칼을 갈면서 복수를 꿈꾸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똘복의 말이 정확하다. 제아무리 글자를 알고 책도 읽고 예전보다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되었지만 지배층의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횡포에 공공연히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이 글을 몰라서 당한 것도 아니다. 제아무리 글자를 알아도 더 정교해지고 교모해지는 '음모'에 힘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백성과 국민을 대변하는 강채윤의 한마디는 그야말로 속 시원하다.
하지만 소이는 세종은 성군이라고 하였다. 똘복이 자신의 아버지 복수에 눈이 멀어 이도를 죽이려고 하지만 이도는 똘복이 증오하는 보편적인 지배층과는 현저히 달랐다. 이도 또한 완벽한 인간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그는 나라의 아버지로서 자식인 백성들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이 있었다. 그들이 병마에 쓰려져도, 다 내 잘못이라면서 죄책감에 잠 못이루는 임금이 바로 이도이다. 글자를 만드게 된 것도 백성들이 글을 몰라 억울하게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개혁이었다. 만약에 이도가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전혀없이 형식적으로 민심탐방에 나섰더라면 백성들이 어떤 애환이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백성과 나라를 위해서 고뇌하는 왕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소이이기 때문에 그녀는 이도 곁을 떠날 수 없었다.
허나 소이처럼 백성과 나라를 위한 지도자를 알아보고 확신을 가진다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은 제아무리 성군이라고 할지라도 왕은 왕이라면서 불신부터 가지게 된다. 소이 역시 오랫동안 이도에 대한 반감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보다 이도의 뜻을 이해하고, 여전히 이도에 반기를 드는 똘복 오빠를 설득시키고자 한다.
만약에 이도가 자신만의 사리사욕만 채우려고 하는 탐욕스러운 지배층이었다면, 여전히 자신을 거부하는 소이에게 왕이라는 권력을 이용하여 무력으로 진압했다면 소이가 이도를 진심으로 존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종은 지극히 백성과 나라를 위한 옳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고 기다리고 설득하고자 하였다. 그런 인내심이 있었기에 소이는 그 누구보다도 이도를 존경하고 따르는 지지자가 될 수 있었고, 백성들 중에서도 이도를 가장 미워하는 강채윤도 이도와 자신의 대의에 함께 참여하길 권유하게 된다.
지금 똘복은 이 모든 것은 다 자신과 같은 백성들을 위한 임금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세종이 어렵게 만든 글자가 자신들의 후손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는지까지 알 턱이 없다. 허나 그도 조만간 이도의 진심을 이해할 것이다. 이도는 원래 자신의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고, 지금 또한 수많은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문자를 만들고 있고, 선비들만이 주요 관직을 차지하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정기준보다는 백성이 뿌리가 되어야한다는 이도가 자신과 같은 백성들에게는 더 어질고 좋은 임금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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