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긴 추석 연휴.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 추석 연휴에는 이렇다할 명절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간 주목할 만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배출 했던 MBC가 장기간 파업에 들어간 원인이 가장 크겠지만, 놀랍게도 MBC와 마찬가지로 파업에 들어간 KBS는 무려 8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고 있다. 




늘 그래왔듯이, 대부분의 파일럿 프로그램은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어?" 할 정도로 조용히 방영하다가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진다. 파일럿은 명절 기간 동안 수많은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고 호평 세례를 받아야 정규편성으로 시청자들과 정식으로 만날 수 있다. 


이번 명절에는 파업을 이유로 제작조차 하지 않았지만 MBC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처럼 명절을 위한 특급 이벤트가 아닌 이상, 상당수의 파일럿 프로그램은 명절 특집에 만족하지 않고, 정규 편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다. 지금도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일밤-복면가왕>,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한 때 신드롬 급 인기를 끌었던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모두 파일럿 당시 좋은 반응에 힘입어 정규편성까지 안착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하지만 MBC의 부재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추석 연휴에는 도무지 볼 만한 파일럿 프로그램이 없다. 지난 4일 "명절하면 파일럿? 글쎄, 이래선 정규편성 가능성 '제로'다"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게재한 정덕현 칼럼니스트는 대체적으로 먹방과 여행, 게임에만 집중되어 있는 이번 추석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양적으로는 풍성하지만, 질적으로 신선한 프로그램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지난 5일 방영한 KBS <1%의 우정>에 대한 평은 좋은 편에 속한다. 극과 극의 성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설민석과 김종민, 안정환과 배정남이 함께 하루를 보내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전혀 다른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통 분모를 찾아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28년 이상 엄격한 식단관리를 이어온 설민석 강사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주목받기도 했다.(결국 김종민에 의해 봉인해제 되며 인간적인 매력을 선사했지만...)




이미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인 <1%의 우정> 외에도 아직 공개는 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말 tvN을 통해 방영 예정인 <김무명을 찾아라> 또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다가올 전망이다. 특정 장소와 사람들 속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무명배우를 찾아내는 잠입추리 버라이어티쇼를 표방하는 <김무명을 찾아라>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력을 인정받은 정형돈, 이상민이 마이크를 잡고, 각종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난 슬리피, 정진운이 힘을 보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전망이다. 


그러나 <김무명을 찾아라>가 방영 이전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무명배우'라는 소재에 있다. 뛰어난 연기력을 가지고 있지만, 시청자들 앞에 나설 기회가 없었던 무명배우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조명되고 얼굴을 알린다면, 웃음과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파일럿 예능으로 기억될 것 같다. 물론 이 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는 배우들의 풀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정규편성의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배우들이 의외로 많은 만큼 더 많은 배우들이 출연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된다. 과연 이번주 토요일 첫 선을 보이는 <김무명을 찾아라>가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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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간만에 MBC <무한도전>을 보았다. 지난 2일 <무한도전> 예고에 등장한 유재석의 길거리 토크쇼 '잠깐만'이 흥미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재석의 '잠깐만'은 아주 잠깐 동안의 방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재미있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누구와 대화해도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국민MC 유재석이니까 가능한 기획이었다. 




하지만 <무한도전> 멤버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특집, '무도의 밤' 일환으로 진행된 '잠깐만'은 놀랍게도 유재석의 메인 아이템이 아니었다. 진짜는 따로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재석의 메인 아이템은 다음주에 볼 수 없다. 왜나하면 9월 4일부터 MBC 전체가 총파업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김태호PD가 이끄는 <무한도전>은 애초 파업 참여를 결정짓고, 총파업 전, 9월 2일 방영분만 정상 방송하기로 시청자들과 약속하였다. 지난 2012년 파업으로 인한 6개월의 공백도 참아낸 <무한도전> 시청자들인데, 파업 참여로 인한 결방 당연히 기다려줄 수 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부디, MBC 정상화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어내고 시청자들의 곁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5년 전과 달리 MBC를 둘러싼 주변 상황이 많이 좋아졌기에 당연히 MBC 또한 곧 정상으로 돌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문제는 여전히 버티고 있는 '공범자들'이다. 


지난 1일 방송의 날 기념행사 도중 체포영장이 발부 되었다는 소식에 부리나케 행사장 밖으로 도망간 김장겸 MBC 사장을 보고 있으니, 요즘 왜 그리도 영화, 드라마, 예능이 재미없게 느껴지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해 고심 끝에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보다 공영방송을 망친 사장님이 도망가는 현실이 더 재미있고 기가막힌데 웬만한 예능, 드라마, 영화가 눈에 들어오는게 쉽지 않다. 그래도 지난 2일 <무한도전> '유재석의 잠깐만'에 등장한 시민들은 보기만 해도 정겹고 즐거웠다. 공영방송을 망치고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뻔뻔하게 버티고 있다가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도망가기 바쁜 누구들과 달리, 자신이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시민들은 유재석과의 토크에 있어서도 머리를 굴리거나 재는 법이 없다. 사전 준비 없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무리수임을 잘 알면서도, 유재석이 거리에 나선 건, 어느정도 가이드라인이 있는 토크쇼에는 볼 수 없는 생경함에서 오는 순수한 재미를 보여주고자 함이 컸다. 


지난 1일 방송의날 행사 도중 부리나케 행사장을 떠난 김장겸의 도망도 각본없는 드라마 였다. 만일, 김장겸 사장이 자신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다는 소식을 알았으면, 그는 아예 행사장 자체에 오지 않았을 것이고 진작에 잠수를 탔을 것이다. (그러다가 김재철 전 MBC 사장처럼 호텔 로비에서 발견???)   하지만 김장겸 사장은 방송의날 기념행사 도중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알게 되었고, 급히 행사장을 빠져 나간다. 불과 몇 십 분전 행사장에 들어설 때만 해도, 사퇴를 요구하는 MBC 노조원들의 외침을 뒤로하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패기는 어디가고 뒤꽁무니 내뺀 채 도망가기 바쁜 김장겸 사장의 신세가 참으로 웃기면서도 허망하게 느껴진다.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 이후 MBC는 지난 1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를 언론 탄압으로 규정하며, 김 사장이 구속되더라도 방송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맞서겠다는 포부를 밝힌바있다. 한편 같은 날, 비슷한 시간  전주MBC 뉴스데스크에서는 9월 4일 있을 총파업을 알리며,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를 강조하는 앵커 멘트가 나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글쎄, 지금까지 공영방송 정상화와 방송의 독립을 외치는 임직원들을 탄압하고, 짓밟기를 밥먹듯이 해왔다는 정황만 해도 여러 건인 현재의 MBC가 언론 탄압, 방송의 독립을 운운할 자격이 있을까. '방송의 독립'이라는 단어는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MBC 안팎에서 싸우던 양심있는 언론인들에게 더 잘 어울린다.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무한도전>는 지난 2012년에 이어 다시 한번 무기한 결방을 택했다.  부디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된 MBC에서 유재석이 '무도의 밤'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메인 아이템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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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JTBC 예능 전성기를 이끌었던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가 방영한 지 2년 반여 만에 막을 내린다. 종편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늘 3~4%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할 정도로, 애청자가 많은 프로그램이라 종영이 아쉽긴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선택이라고. 




<님과 함께2>의 전성시대를 이끈 이들은 단연 윤정수-김숙이다. 이 두사람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님과 함께2>는 없다고 할 정도로, 프로그램에 기여한 윤정수, 김숙의 공로는 막강하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상 부부로 남아 <님과 함께2>의 마무리를 하고자하는 두 사람의 선택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님과 함께2> 출연 초기 부터 당당히 쇼윈도 (가상) 부부를 선언했던 윤정수와 김숙은 프로그램 끝까지 친밀한 쇼윈도 부부 였다. 가상 결혼 프로그램 특유의 오글거림, 가식이 아닌 진솔함과 예능적 재미로 승부한 윤정수와 김숙의 전략은 통했고,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두 사람 모두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되는 기쁨도 누렸다. 


하지만 윤정수와 김숙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는 탓에 다른 커플들의 인기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많았다. 그런데 다른 커플들이 특별히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윤정수, 김숙이 역대 예능에 등장한 가상 커플 중 역대급, 끝판왕이었을 뿐이다. 아마, 다른 가상 연애, 결혼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한들, 윤정수, 김숙을 뛰어 넘는 가상 커플이 나올 수 있을까. 김국진, 강수지처럼 진짜 커플이면 모를까. 가상 결혼 프로그램이 지고, 진짜 부부들이 나오는 예능이 눈에 띄는 요즘. 윤정수와 김숙은 진짜보다 진짜 같은 가상 커플로 예능사의 한 획을 그었다. 


요즘 들어 식상해진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평일 예능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편이라 <님과 함께2>의 종영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님과 함께2>는 박수칠 때 떠나는 행보를 택했고, 그래서 가상 부부로 남게된 윤정수와 김숙은 그 이후의 행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일단은 종영이 한달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마무리를 잘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워낙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윤정수-김숙인지라 헤어짐은 아쉽지만 그렇기 때문에 끝맺음을 잘 해야 한다. 그것이 윤정수-김숙을 사랑했던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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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