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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나는가수다2를 도살장으로 단숨에 격하시킨 전인권의 위대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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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전인권은 대한민국 록의 대들보이자 산실로 불릴 만한 굉장한 인물이었습니다. 아니 한 때 그가 속해있었고, 다시 재결합을 한다는 '들국화', 그리고 그가 남긴 음악만 들어보면 충분히 시대의 가수로 인정받할 만한 재능을 가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가수의 본분답게 노래로서 대중들의 사랑만 받기 이전에, 수많은 대중들에게 '전인권'이라는 이름은 연예계 최고 '트러블 메이커'로 강하게 뇌리 박혀 있을 뿐입니다. 굳이 그를 감옥에 자주 보내곤 했던 마약뿐만 아니라, 고 이은주를 두고 한 그의 부적절한 언행들은 과거 들국화의 노래에 큰 감동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안겨주기 충분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암울했던 80년대 우상 전인권이 덧없이 흘려가는 세월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원망과 안타까움도 컸구요. 


그렇게 '그것만이 내세상' '사노라면' '돌고 돌고 돌고' 등 시대가 지나도 주옥같은 명곡만 남긴 채 온갖 추문과 범죄로 서서히 대중들의 시야에서 잊혀질 것 같았던 전인권. 그가 다시 들국화로 컴백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직까지도 '들국화'의 노래만큼은 좋아하는 사람들로서는 더할나위없이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조용히 컴백을 선언하기보다 뭔가 하나 크게 터트리는 전인권의 직설적인 본능에 대한민국 인터넷 여론은 다시 들썩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전에 단 한번도 사과하지 않았던 대단하신 분이 들국화 컴백에 맞춰 그간 여러 사람들을 황당하게 만든 것에 대한 사과가 이뤄진 것도 보통 대중들로서는 반감을 가질 만한 또 하나의 황당한 '시츄에이션'이기도 합니다. 만약 전인권의 말을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인다면, 이건 그야말로 '컴백'을 위한 억지 사과와 다를 바가 뭐가 있습니까. 차라리 지금까지 살던대로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던지 어디까지나 내 인생이라면서 컴백도 '당당하게' 했으면 오히려 여전히 그를 잊지못하는 분들이라도 "참 전인권답다."는 이해를 받았을텐데, 한편으로는 전인권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역시나 전인권은 자신의 본성을 죽이며, 그냥 사과만 하고 대중 앞에 나서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방영하고 있는 <나는가수다2>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나는 질문에 "가수들을 향한 존경심을 없애 버리는 도살장."이라고 아주 아주  아주 솔직한 자신의 소신(?)을 밝혀버려 또다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을 벌이게 하였으니까요. 


<나가수>을 도살장이라 지칭한 전인권의 표현이 상당히 거칠기는 하지만, <나는가수다2>가 작년 <나는가수다>보다 재미가 없다는 전인권의 솔직한 평은 동감합니다. 특히나 아직까지 A조, B조로 나눠 그 중 상위권, 하위권을 나눠 각각 5월의 가수전, 고별 가수전을 치루게하는 이번 <나가수2> 룰은 가수들에게 너무나도 잔인한 방식이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들기도 합니다. 하긴 그렇게 따지면 이미 평가의 단계를 넘어버린 최고 가수들을 일렬로 줄을 세워, 1위부터 7위까지 순위를 매긴 뒤 그에 따라 최하위 순위를 받은 가수를 탈락시키는 <나가수> 자체가 나와서도 안되는 잘못된 방식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예선 성적에 따라, 어떤 가수는 영예로운 가수전, 어떤 가수는 탈락을 두려워하는 공포감은 물론, 5월의 가수전에 진출한 가수보다 뒤쳐진다는 편견을 자아낼 수 있는 고별 가수전에 나간다는 것이 지난 시즌보다 더 잔인하고 불편해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나가수2>가 짊어지고 가야하는 한계인 듯 합니다. 


하지만 작년 <나는가수다>는 임재범의 개성을 살려주었는데 <나는가수다2>는 가수들의 개성을 살려주기는 커녕 커트 6명으로 나눠 도살장같다는 전인권의 의견은 좀 의견이 엇갈릴 듯 합니다. 비록 <나가수2>가 생방송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나가수>에 비해서 재미도 긴장감도 떨어지고 오히려 불편하게 다가오긴 하지만, 지금까지 경연을 짚어보면 오히려 가수들의 개성을 살려주고 있는 것은 <나가수2>이거든요. 


물론 <나가수2>가 지난 시즌보다 더 가수들을 압박하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도 이전보다 더 자신의 음악적 스타일을 고수할 수 있는 것은 각 조 예선 순위에 따라 각각 다른 라운드로 진출하는 수준별 이동 경연이 아니라, 재택 평가단 도입 덕분이지요. 


때문에 과거 청중평가단만 있었던 시절에는 속수무책 떨어지곤 했던 가수들이 이 재택평가단 존재 덕분에 굳이 <나가수> 청중평가단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무리한 편곡과 과도한 고음 지르기 없이도 충분히 상위권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나가수2>가 지난 시즌보다 추구할 수 있는 음악적 다양성이 넓혀지는데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과거 <나가수>였다면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특징적인 클라이맥스없이 담백하게 노래부른 김건모가 가뿐히 5월의 가수전에 진출하는 일종의 '이변'을 연출했으니까요. 


전인권의 지적대로 각 조 예선에서 커트라인으로 각각 3인으로 나뉜 뒤 성적에 따른 다른 라운드를 치루게 하는 <나가수2>를 그가 표현한대로 도살장까지는 아니라도 다소 불편하게 다가오긴 하지만,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내세운다면 잘만 하면 <나가수2>가 지난 <나가수>보다 가수들의 개성을 살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나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화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전인권의 따끔한 지적대로 <나는가수다2>는 지난 시즌에 비해서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나가수2> 제작진 입장에서는 어느 선까지는 받아들여야하는 고민과 숙제가 아닐까 싶네요. 지금 네티즌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는 박명수의 진행부터, 고별 가수전 타이틀에서 비롯된 기대심리 저하 때문일까 오히려 전회보다 떨어진 시청률 등. 표면적인 시청률이 프로그램의 전부를 말할 수 없지만, 아직 <나가수2>가 과거 초창기 <나가수>의 감동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분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입니다. 


반면 '도살장' 같다는 전인권의 폄하 발언에도 불구하고, <나가수>는 현재 아이돌에 의해 장악된 가요계에서 밀린 실력파 뮤지션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순기능이 더 많은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전인권은 <나가수>, <탑밴드> 때문에 가수들에 대한 존경심이 떨어진다고 하나, 오히려 대중들은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기꺼이 평가받으면서까지 대중들과 친근해지고 하는 가수들에게 전인권이 바라는대로 존경까지는 모르겠고, 그들의 노래에 화답하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으니까요. 


사실 과연 전인권이 언급한대로 대중들이 연예인에 대해서 존경까지해야하는가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뒤로하더라도, 과거 주옥같은 명곡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하나 이제는 그 음악적 재능이 아까운 이름이 되어버린 분이 가수와 연예인들을 향한 '존경심'을 운운하니 다소 황당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아무쪼록 다시 음악인으로 컴백하신 만큼, 이번 활동 재개를 통해 앞으로는 그가 우리에게 선사한 멋진 음악만큼 그런 명곡을 남긴 이도 충분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뮤지션 전인권으로 각인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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