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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사랑과 전쟁 꿈에 나올까 두려운 올가미 시어머니 넝쿨당 엄청애는 애교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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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를 꼽으라면 단연 KBS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지요. 대가족을 중심으로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드라마이지만, 아무래도 대다수인 주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오는 고부 간의 갈등과 차윤희(김남주 분) 부부가 지혜롭게 풀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호응을 얻지 않았나 싶네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미스로서, 처음에 <넝쿨당>을 보고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무엇이었나면, 방귀남(유준상 분)이 오래 전에 잃어버린 자신의 친아들이라는 것을 알자, 바로 며느리 윤희를 향해 시어머니 노릇을 톡톡히 하려고 하는 엄청애(윤여정 분)입니다. 아주 어릴 적에 작은 어머니 장양실(나영희 분)의 음모로 길을 잃어버리고 미국에 입양간 귀남은 친어머니 엄청애와의 부모로서의 정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어찌되었든 어릴 적에 잃어버린 아들이 돌아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거기에다가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의사'가 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돌아온 아들은 너무너무 감사한데, 아들 옆에 있는 며느리는 참으로 못 마땅한가 봅니다. 만약 제가 엄청애 입장이라면 그동안 생사여부조차 알 수 없었던 아들. 의사로서 잘 자라주고 결혼까지 한 것만으로도 감사할텐데, 정작 복에 겨운(?) 엄청애님은 그게 잘 되지 않는가봐요. 


그렇다고 그동안 아들이 돌아오기만으로도 간절히 바라다가 그토록 원하던 잃어버린 아들이 돌아오자 바로 시어머니 본성을 드러내는 엄청애님이 본질적으로 욕심많고 나쁜 여자인가. 그것도 아니에요. 조금 오지랖 넓고 깐깐한 성격의 소유자이긴 하지만 3대가 어울려사는 대가족에서 시부모님 잘 봉양하고, 내조 잘하고 동서들 잘 챙기는 요근래 보기 드문 헌신적인 성향을 가진 아주머니였죠. 


하지만 이웃에 사는 젊은 의사가 자신의 아들로 밝혀지자 , 바로 며느리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시어머니' 존재로 돌변하는 엄청애를 보고 드라마 전개상 당연한 스토리였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놀랐습니다. 아 아들과의 정이 거의 없는 시어머니도 저 정도인데 과연 잘난 아드님을 두신 시어머니들은 어느 수준으로 시집 살이를 시킬까 하는 별의별 생각도 들더군요. 


그런데 <넝쿨당>은 오랜만에 아들과 재회해서 낳아준 정만 있을 뿐, 키운 정이 없는 특수한 상황에서의 '시집 살이'가 시청자들의 심기를 거스릴 뿐이지, 아직까지도 '시댁'의 '시'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는 며느리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악독한 '시월드'의 평균일 뿐이라는 것이 더 충격입니다. 엄청애도 시어머니 전체를 놓고 비교한다면 극성스럽고 며느리 달달 볶아 먹어 안달이난 시어머니에, 요란스러운 시누이가 3명이나 포진되어있지만  그래도 차윤희에게는 항상 아내 편이 되어주는 사랑스러운 방귀남이 있잖아요. 


그러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 올가미 시어머니 편을 보니 <넝쿨당>의 엄청애+3명의 시누이들은 이 극악무도한 단어로도 도저히 표현되지 않는 시어머니와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입니다. 결혼 이후에도 아들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올가미 시어머니 때문에 며느리 김미숙은 미처버릴 지경입니다. 





하다 못해 <넝쿨당> 윤희처럼 남편이라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면 천만다행인데, 아들 앞에서는 언제 그랬나는듯이 천사로 돌변하는 시어머니에게 속은 남편이라는 것은 영문도 모른채 "우리 엄마에게 왜 그래." 하면서 아내를 다그칠 뿐입니다. 


원래 <사랑과 전쟁>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고 하나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가 다 그랬듯이 상당한 왜곡과 과장이 섞어있긴 하지만 시대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구 시대의 악습인 '시집살이'로 고통을 호소하는 며느리들이 줄을 잇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사람 일이라는 것은 한 쪽 말만 들어보지 말고 양쪽 이야기 모두를 들어봐야합니다. 허나 아직까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횡횡하는 '시집살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부모의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여 지나치게 집착하고 자식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왔던 삶을 자식으로서 보상받으려는 그릇된 인식 탓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독립을 하기보다 경제적은 물론, 정신적으로 여전히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 머물려 의존하려는 몇몇 자식들의 마마보이, 걸 근성도 시대가 지날 수록 꺼질지 모르는 '시월드' 횡행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자식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하기보다 평생 자신의 품안의 보물로 끔찍히 여긴 나머지,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린 이후에도 자식을 다른 이의 배우자와 부모로 인정하지 못하고 되레 며느리를 아들과 자신과의 관계의 걸림돌로 간주하고 구박하는 악순환의 굴레가 멈추지 않는 한 며느리들의 '시월드 공포증'은 수백년이 지나도 만성질병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로 수많은 이들을 괴롭힐 것입니다.


좀 막장스럽게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아들 앞에서는 한없이 천사같은 헌신적인 어머니에서 아들만 사라지면 바로 사이코 올가미로 돌변하는 시어머니가 더욱 무섭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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