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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유령 유강미와 이연희는 동병상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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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상반기 화제작 <싸인> 김은희 작가와 소지섭의 만남. 그리고 최다니엘의 열연이 인상적인 <유령>은 기대했던 대로 역시 '대박'이었습니다. 아니 혀를 찌르는 반전과 폭풍 전개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스릴감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1시간 내내 단점만 찾으려고 해도 도저히 흠잡을데 없는 소지섭(<무한도전> 김태호PD)과는 달리 2회가 방송된 지금도 계속 터져나오는 여주인공 이연희 연기력 논란은 미드 빰친다는 <유령>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습니다. 레전드로 기억되는 <에덴의 동쪽> 때보다는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하나, 여전히 미흡한 이연희 연기력. 차라리 소지섭과 최다니엘이 페이스 오프하는 것이 아니라, 이연희와 다른 여배우를 페이스 오프하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올 정도로 현재 드라마 <유령>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별개로 이연희의 연기는 도마 위에 올라있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드라마 <유령>의 완성도가 높고, 여배우의 어설픈 연기는 신경쓸 틈없이 촘촘한 대본과 전개, 그리고 소지섭, 최다니엘, 곽도원 등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주는 임팩트가 강렬해서 그나마 이연희가 묻혀갈 수 있다는 것은, 그녀로서는 행운인지도 모르죠. 어쩌면 <유령> 제작 발표회에서 연기가 아니라 드라마 자체에 몰입하면 괜찮다는 뉘앙스로 들린 그녀의 발언이 영 헛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 자체에 몰입하다보니 그녀의 연기력에 일일이 태클 걸 시간이 없긴 하더군요. 


그러고보니 이연희가 <유령>에서 맡고 있는 유강미 캐릭터와 현재 배우 이연희가 처해있는 입장이 같다는 것은 한번쯤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극중 유강미는 나름 경찰대를 졸업한 수재이고, 나름 머리도 잘 돌아가는 편이나 빼어난 미모 때문에 그녀의 경찰로서 업무 능력이 과소 평가된 기구한 여인(?)으로 설정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엄연히 말하면 예쁜 얼굴 때문에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 임관 초기에 저지른 엄청난 대형 사고로 동료들이 그녀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측면이 강할 뿐입니다. 마치 이연희가 거대 아이돌 기획사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에 연기력을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져드는 예쁜 얼굴이라서 그녀의 연기도 보지 않고 무조건 저평가받은게 아닌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누구는 그녀를 얼굴이 예쁘니 모든게 다 용서된다는 '얼짱'이라고 부르며 얼굴만 숭배하는 반면 권혁주(곽도원 분) 형사같은 사람은 유강미를 '새만금개또라이' 라고 부릅니다. 마치 현실에서 대중들이 이연희를 두고 "비주얼은 좋지만 연기력은....." 이런 평과 마찬가지로요. 


얼짱 경찰이던, 새만금 개또라이로 불리던 어찌되었든 경찰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자신의 위치 때문에 유강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 2회까지 유강미가 보여준 경찰로서 자질을 놓고 본다면 여전히 경찰로서 미흡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특히나 경찰청에 몰래 잠입한 박기영(최다니엘 분) 앞에서 허술하게 대치하다가 눈 앞에서 놓쳐버린 것은 왜 권혁주 형사가 유강미를 "새만금 개또라이'로 부르는지 심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죠.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경찰청 경위라고 보기에는 허술한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고, 심지어 느릿느릿한 말투와 어설픈 발음 때문에 맹해보이기까지 하는 유강미 캐릭터가 아이러니하게 현재 대중들에게 보여지고 있는 이연희 이미지와 너무나도 쏙 빼닮았다는 것이지요. 충분히 탑클래스로 갈 수 있는 외적 조건은 충분히 갖추었으나 정작 경찰 혹은 배우로서 능력 결여로 되레 조직에 민폐 걸림돌이 되어버리는 현주소가 이연희와 유강미와 혼연일체가 되어 더욱 캐릭터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그런데 <유령> 속 유강미는 경찰로서 미흡한 점도 있으나, 김우현 대신 살아난 박기영을 김우현으로 둔갑하는데 큰 도움을 줄 정도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경위고, 향후 유강미 때문에 박기영의 수사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박기영을 도와주면서 마지막회에 가면 심지어 그녀를 '개또라이'라고 부르던 권혁주 형사도 끝내 그녀를 경찰로 인정할 정도로 유능하고 완벽한 경찰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그냥 이대로 무능하고 연약하기만 유강미로 끝날 인물이 아니라는 이야기이죠. 





하지만 매 회 성숙해지는 유강미와 달리, 정작 유강미의 옷을 입은 배우 이연희가 유강미의 거듭 이어지는 성장을 소화하지 못하고 계속 이연희 현 상태로 정체되어있다면, 아마 그녀는 지금보다 더 큰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게되고, 아직까지는 높은 극의 몰입도로 순탄히 흘려가는 <유령> 또한 그 덫에 피하긴 어려울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유강미와 함께 배우로서 높은 성장기를 보일 이연희를 기대해야죠. 캐스팅을 물릴 수도 없고, 빼도박도 못하는 현 상황에서 그게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가장 최선이니까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유강미처럼 SM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생명 연장한다고 평가받는 인형이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안심하고 보는" 배우 이연희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해당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고,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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