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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오블리비언’, 톰 크루즈와 함께하는 SF영화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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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계인의 침공이 있었던 지구 최후의 날 이후 2077년.  모두가 떠나버린 지구의 마지막 정찰병인 '잭 하퍼'(톰 크루즈 분)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정체불명의 우주선을 발견한다. 그 곳에서 꿈에서 자주 본 것 같은 줄리아(올가 쿠릴렌코 분)를 구한 잭은 그 뒤 믿을 수 없는 충격적 진실과 맞닿게 된다. 





영원한 톰 아저씨. 톰 크루즈 주연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오블리비언>은 그간 상영되었던 SF 공상영화 어딘가에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 가득하다. 


지구가 멸망하기 60년 전 유능한 우주 비행사였던 잭은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에 의해 지구에서의 기억을 말살 당한다. 하지만 지구에서 있었던 흔적을 완전히 잃지 않았던 잭은 꿈과 아내 줄리아 와의 추억이 있는 장소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더듬어 나간다. 





과거의 기억을 잃은 잭은 90년대 SF 영화 역사를 다시 쓴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 <토탈리콜>을 연상시킨다. 인간으로서의 의지와 판단력을 상실한 채, 조직의 명령에만 충실히 이행하는 잭과 빅토리아(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분)은 영화 <아바타> 속 아바타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잭의 파트너이자, 연인이기도 한 빅토리아는 잭과 똑같은 아바타이면서, 동시에 <토탈리콜>에서 슈워제네거 감시 차원에서 악당이 보낸 샤론 스톤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량으로 똑같이 생산된 로봇처럼 조직이 보낸 복제 인간 정찰병 로서 살아온 잭에게서 진실의 눈을 뜨게 해준 조력자는 <토탈리콜>에서도 그랬듯이 과거 잭과 연인 사이었던 줄리아의 등장이다. (혹은 <아바타>에서 제이크에게 진실의 세계를 일깨워준 네이티리라고도 볼 수도 있겠다) 


비록 60년 동안 헤어져있었지만, 잭의 꿈에 항상 등장하던 줄리아는, 잭이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 속의 음모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열쇠다. 줄리아의 등장으로 비로소 현재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의 거짓과 진실을 알아차린 잭은 잠재되어있던 인간으로서의 자유 의지를 회복하고, 지구를 구하는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토탈리콜>, <아바타> 등 할리우드 대부분의 영웅 블록버스터가 그러하듯이, <오블리비언>의 잭은 그만이 유일하게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위대한 미국인이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톰 크루즈를 제외하곤 영화 자체가 안겨주는 극적 요소는 비교적 평범한 편이다. 잭을 위협하는 악당인 줄 알았던 지하조직 리더 말콤(모건 프리먼 분)이 선사하는 반전도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망각한 채,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면서 살아오다가 정체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잭의 변신은,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회의적인 시선을 갖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단연컨대 본인 스스로가 자신이 할 일을 결정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특권 중의 하나다. 외계인의 침공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톰 크루즈 보러갔다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되찾은 톰 아저씨 행복에 박수를 보내는 영화 <오블리비언>. 역시 톰 아저씨의 영화는 결코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다. <라이프 오브 파이>로 2013년 아카데미 촬영상에 빛나는 클라우디오 미란다가 촬영을 맡은 만큼, 꼭 IMAX로 봐야할 정도로 화면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한 줄 평: 톰 아저씨와 함께하는 SF 영화의 모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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