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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명수는 12살 웃음과 설렘 모두 잡은 대박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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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새로운 성장 아이템으로 콩트를 선택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이다. 그동안 여러 개그 프로그램 속에 항상 콩트가 있었음에도 불구, <무한도전>에서 간간히 선보이는 콩트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는 것은 단순히 <무한도전>이란 네임벨류만은 아니다. 다음주 방영 예정인 '무한상사'가 직장생활의 애환을 <무한도전> 멤버들의 얼굴로 리얼하게 담아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는다면, '명수는 12살'은 <무한도전> 멤버들 혹은 30~40대들의 어린시절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한다. 


거리에서 학교로 무대로 옮긴 '명수는 12살'은 제작년에 방영한 첫 회 못지 않게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종합선물세트이다. 제작년 첫 방영시, 80~90년대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실감나게 재연하여 호평을 얻은데 이어, 지난 20일 방영한 '명수는 12살'의 주요 세트무대는 1988년 올림픽이 열릴 당시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다. 





현재 금요일 늦은 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나혼자산다>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광규가 특별 출연, 교사로서의 본분보다 학생들 아버지 직업에 더 관심이 많은 수급 전문 담임으로 분한 설정은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한국교 5학년 2반 아이들에게 '아버지'에 대해서 줄기차게 물어본 김광규 선생님은 콩트가 끝날 때까지 일관성있는 "아버지 뭐하시노?"를 외치면서 그동안 숨겨왔던 예능감을 마음껏 방출한다. 올해 8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의 대표 예능 <무한도전>을 취재하기 위해 촬영장을 찾은 영국 지상파 채널 채널4 <지상 최대의 쇼> 진행자 데이지 도노반을 아예 콩트의 일부로 활용하고, 그녀가 그토록 숙원하던 월드스타 싸이와의 즉석 전화 통화 연결도 <무한도전>이니까 가능한 자연스러운 컨셉이다. 





1988년 당시 국민학교 모습을 깨알같이 그대로 가져온 설정도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도 <무한도전> 멤버들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무한국교 5학년 2반 아이들은, 그 당시 어느 학교에서나 있을 법한(물론 약간 과장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로 재구성된다. 12살이면서도 1년에 10kg이 증가하는 발육으로, 남다른 괴력을 자랑하는 진격의 준하는, 이번 '명수는 12살'이 만들어낸 최고의 캐릭터이다. 


하지만 '명수는 12살'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박명수 어린이이다. 평소 같은 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명수에게, 드디어 짝이 생겼다. 그것도 공주처럼 예쁜 여자친구다. 점심도시락을 싸오지 못해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어여쁜 유정에게 첫눈에 반한 명수는, 그 이후 그 예쁜 여학생이 자신을 짝으로 선택한 것에 감개무량한다. 





그래서 명수는 자신의 짝이 되어준 유정이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날린다. 그리고 하굣길 쏟아지는 장대비에 미처 우산을 가지 못한 유정에게 자신의 잠바를 우산 대용으로 하여, 마치 영화 <클래식>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시킨다. 비록 명수의 일장춘몽으로 끝났지만, 올 겨울 화제작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의 조인성, 송혜교 솜사탕 키스를 연상시키는 패러디와, 요즘 각광받는 아역스타 김유정의 비주얼만으로도 멜로 영화의 비주얼을 능가하는, 빗속을 걸어가는 씬은 이제 막 이성에 제대로 눈뜨기 시작한 12살의 순수한 감정으로 돌아가, 그 때 처음느꼈던 달콤한 설렘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애틋하면서도 달달한 로맨틱 분위기도 잠시. 박명수의 꿈에서 김유정과 솜사탕 키스를 하고 있는데, 불쑥 정준하가 둘 사이에 끼어든다거나, 박명수의 첫사랑 김유정이 명수에게 이를 옮아 결국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다는 설정은, 역시 웃음이 최우선인 예능 <무한도전> 다운 엄청난 반전을 선사한다. 박명수의 첫사랑이 아름답게만 끝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잔혹하면서도 배꼽을 쥐어짜게 새드엔딩으로 끝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래서 더더욱 여운있고, <무한도전> 스럽다. 


그동안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표방한 수많은 예능들이 우후죽순 사라진 시대, 리얼 버라이어티 원조격인 <무한도전>이 무려 8년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늘 익숙한 예상을 뒤틀어 버리는 스토리텔링과 항상 그 시대의 감성에 부응하는 발빠른 아이템 기획이 있었다. 


그동안 일곱 남자들의 기상천외 도전기 위주로 사랑받았던 <무한도전>은 여전히 일곱 남자의 도전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무한상사', '명수는 12살' 등 웬만한 시트콤, 개그 프로그램보다 훌륭한 콩트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무한상사', '명수는 12살'은 방영 예고만 하더라도, <무한도전> 팬들을 설레게하는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명수는 12살'에 이어 <무한도전> 8주년을 맞이하여 진행하는 '무한상사'의 2연속 홈런이 사뭇 기대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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