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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찌라시:위험한 소문. 한 남자의 순정이 밝혀낸 엄청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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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오디션에서 미진(고원희 분)을 발탁한 열혈 매니저 우곤(김강우 분)은 미진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하지만 미진은 증권가 찌라시 속 대형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고, 스캔들에 힘들어하던 미진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 찌라시 때문에 모든 것을 잃게된 우곤은 직접 찌라시의 유포자를 찾아 나선다. 





2월 20일 개봉하는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이하 <찌라시>)은 이름만 들어도 귀가 쏠깃하는 '찌라시'를 소재로 한 영화다. '찌라시'가 주요 내용인만큼 증권가 찌라시의 제작과 유통 과정, 그 속의 리얼한 비하인드를 담아내는데 주력한다. 그러나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미진의 명예 회복을 위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한 '찌라시' 유포자들을 응징하는 과정이다. 


'찌라시'를 통해 한국 상류층의 부도덕한 비리를 파치는 전개는 2011년 개봉한 영화 <모비딕>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찌라시>의 핵심 포인트는 벼랑 끝에 몰린 평범한 소시민이 자신에게 가해지는 위협에도 불구, 그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며 세상을 구원한다는 일종의 영웅담이다. 자신이 키우고 있는 여배우만 생각할 뿐, 사회 정의 구현과는 아무런 거리가 없었던 우곤이 오직 뚝심 하나로 도저히 난공불략이던 골리앗과 끝까지 맞서 싸운다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더 큰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우곤의 추격을 끈질기게 방해하는 대기업 쪽 해결사 차성주(박성웅 분)은 우곤과 만날 때마다 항상 우곤의 손가락을 뿌러트린다. 단순히 우곤의 추격을 막고자 하는  위협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으나, 손가락을 뿌러트리는 행동은 관객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손가락 하나 만으로 근거도, 실체도 없이 퍼져나가는 찌라시 때문에 애꿎은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바로 그것이다. 


진실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익을 의해 조작이 가해지는 순간, 그 정보는 진실이 아닌 '찌라시'가 된다. '찌라시'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우곤과 그를 도와주는 찌라시 유통업자 박사장(정진영 분)과 백문(고창석 분)은 '찌라시'의 유통과정을 역이용하여, '찌라시'를 의도적으로 유포한 무리들을 곤경에 처하게 한다. '찌라시' 때문에 흥한 자, '찌라시' 때문에 망할 수도 있다는 단적인 사례다. 





2010년 <내 깡패 같은 애인> 이후 4년만에 새로운 영화를 발표한 김광식 감독은 '찌라시'를 소재로 진실에 접근하고자 하는 소시민의 영웅담을 설득력있게 담아내며, 긴장감 넘치는 한 편의 흥미진진한 영화를 완성시킨다. 김강우, 정진영, 고창웅, 박성웅 4명의 배우들의 호흡도 인상적이다. 특히, <신세계>의 이중구에 이어 <찌라시>에서 극악무도한 악당의 끝판왕을 보여준 박성웅은 등장만으로도 보는 이의 오금을 저리게 한다. 2월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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